피노키오님이 안철수 현상의 뒷면에는 사민주의에 대한 열망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글쎄요. 전 사민주의를 이렇게 정의합니다. ' 국가가 니들 잘 챙겨줄테니까 세금 더 낼래? '여기에 좋다고 할 사람 한국에 몇이나 있을지 의문입니다. 개인적으로 피노키오님의 국민들의 삶의 질을 증진시킬 수 있는 최고의 방안은 사민주의다라는 말씀 일정부분 동의합니다. 하지만 국민들이 그렇게 생각하니라는 보장은 없죠. 자신들의 삶의 질을 가장 높이는 방법이 세금 안 걷고 내버려두는 거다라고 말하는 자유지상주의자부터 혁명해야 한다는 구시대적 맑스 주의자까지 얼마나 스펙트럼이 넓습니까? 물론 야권 지지자들 중에서라도 한정지으시긴 했지만 무상급식으로 그나마 사민주의에 근접했던 민주당이 깨져도 아쉬워 하는 야권 지지층 얼마나 있습니까? 경제문제 해결을 원하는 국민들의 열망이 큰 건 맞습니다. 하지만 이 걸 사민주의를 원한다라고 말씀하시면 갸웃 거릴 수 밖에 없죠. 

서론이 길었고 왜 안철수가 이렇게 오랫동안 지지세를 유지했고 지금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정책이 뛰어나서? 안철수는 서울시장 출마 떡밥을 던지면서 정치에 기웃거린 후부터 지금까지 구체적인 정책 방향을 내세운 적이 없습니다. 그냥 진보겠다 정도죠. 안철수의 저서 '안철수의 생각' 역시 구체적인 정책이 제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사람들이 정치인들이 내세우는 정책 그렇게 신용하지 않죠. 그래서 기각

성인군자 기믹? 안철수가 성인군자 코스프레한 건 맞습니다. 하지만 이게 지지율의 원천이었다고 한다면 조금만 기스나도 지지율이 바닥쳐야 했어요. 뭐 극렬빠들이야 남들이 뭐라 해도 믿지 않지만 안철수가 최태원 구명같은 팩트부터 목동녀같은 헛소문까지 쭉 퍼뜨려도 지지율이 크게 변동하지 않았죠. 그냥 안철수를 지지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존의 정치인보다 나으면 어지간하면 지지할 것 같습니다. 솔직히 사람들이 바보도 아니고 안철수가 뭐 보통 사람들보다 착실하게 살았다고 생각하지 신선급이라도 생각하겠습니까? 그래서 기각

이길 것 같아서? 문재인은 너무 허접하고 비토가 많고 안철수면 박근혜 이길 것 같다라는 이야기죠. 개인적으로 수긍이 가는 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것 치고는 문재인이 경선 때 너무 잘나갔어요. 문재인이 너무 허접하다는 여론이 크다면 김두관, 손학규에 대한 지지세도 어느 정도 있어야 하는데 너무 맥없이 져버렸죠. 모바일 경선이 열광적이고 목표의식 뚜렷한 소수들이 집결하면 큰 득표력을 얻긴 하지만 모바일 경선 자체가 민주당 경선 후보 지지율과 그렇게 동떨어지지도 않았죠. 이것만으로 부족하다고 생각함

결론을 말하자면 전 안철수가 내세운 증오를 종식하는 정치, 통합의 가치를 내세운 게 지금의 안철수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뭐 술자리 가서 친구들 혹은 어르신들하고 이야기하면 이런 말씀 하시죠 "국회의원들 저것들은 세금만 쳐먹고 천날만날 쌈박질만 한다." 이게 대부분의 사람들이 갖는 정치에 대한 생각일겁니다. 물론 이것을 구체적으로 말한건 대선출마선언 때지만 그전에도 나는 좌우가 아닌 상식파니부터해서 안철수는 증오를 종식시킬 정치인이라고 말한 강준만까지 꾸준한 떡밥을 던지고 있었죠. 안철수가 등장하면서 부동층이 움직였다는 기사가 나오죠? 여기서 부동층 10%, 문재인을 지지하긴 하지만 안철수를 더 좋아하는 사람들 + 이길 것 같아서 편승한 사람들이 지금의 안철수를 만들어낸 거죠. 

뭐 단일화 안철수로 이루어내고 뭐 어쩌고 저쩌고하면 이길지도 모르겠죠. 하지만 안철수가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안철수가 이길 것 같아서 지지한 사람들은 소원성취 후에 바라는 것이 바뀝니다. 가장 큰 문제는 경제문제겠죠. 하지만 지금 안철수가 내세우는 공략의 중심은 공정거래, 대기업 중심의 경제개선인데 이게 안철수 임기 내에 된다는 것도 의문이거니와 만약 성공한다고 해봐야 지금의 양극화 해결과는 거리가 멉니다. 대기업하고 문제 있는 거라면 IMF 이전 경제는 대기업중심임에도 양극화랑은 거리가 멀었죠. 그리고 안철수 현상의 열광의 한 축 증오의 종식을 원하는 것 역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지금 엠팍같은 커뮤니티봐도 알잖아요. 안철수니 문재인이니 은밀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는 것을, 가장 가까울지도 모르는 두 집단도 이렇게 투닥거리는데... 그리고 안철수 자신이 원한다 해도 밑의 측근들은 요? 김민전 교수가  민주당 친노패권주의 비판했죠? 거기에 나오는 반응들... 전 정치에는 필연적으로 증오가 발생하고 흐른다고 생각합니다. 자연스러운 현상인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