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치료제 개발 현황

우리나라도 신종플루로 고위험군이 아닌 사람들이 사망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얼마전에도 유명 연예인 아들이 불과 몇일만에 폐렴증세로 사망했죠. 사람들이 신종플루 백신의 공급이 늦어짐에 따라 타미플루를 포함한 치료제에 관심이 많아지고 있습니다만, 다들 아시다시피 타미플루나 리렌자의 경우 초기 48시간 이내에 복용을 해야 효과가 있는 관계로 이미 폐렴이나 폐혈증으로 진행이 되어버리면 따로 손을 쓸 방도가 제한적입니다. 더불어 시민들의 불안감도 커지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오늘은 현재 타미플루나 리렌자 이외에 개발이 완료되었거나 개발이 진행중인 신종플루 치료제를 좀 소개해 드려볼까 합니다.


(1) 퍼라미비어(Peramivir)

지난번 포스팅(미국 신종플루 국가비상사태 선포의 함의) 에서 잠시 언급을 했습니다만, 이번에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신종플루와 관련해서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했을 때 가장 큰 수혜를 입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신종플루 치료제입니다. 물론 아직은 비상사용허가(Emergency Use Authorization)라고 해서 타미플루나 리렌자를 쓸 수 없는 중증의 신종플루 환자에게만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가 나 있는 상태지만, 일반적이라면 아직 한참을 더 기다려야 허가가 났을 물건임을 생각해 보면 운이 좋기는 좋은 신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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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링크

조금 자세히 설명을 하자면 작용기작은 타미플루나 리렌자처럼 신종플루가 숙주에서 증식을 마치고 세포에서 분리되는 과정을 차단(neuraminidase inhibitor)함으로서 치료 효과를 보입니다. 거의 같은 계열의 치료제라고 보시면 될테지만, 큰 차이는 정맥주사를 통해 투여된다는 점이죠. 현재 타미플루나 리렌자로 치료할 수 없는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보시면 될 겁니다.

그런데 이 신종플루 치료제는 한가지 눈길을 끄는 점이 있습니다. 이 약을 만드는 회사가 바이오크리스트(BioCryst Pharmaceuticals)라는 회사인데, 이 회사 독자적으로 개발을 한 것이 아니라 일본의 시오노기 제약회사와 우리나라의 녹십자가 기술협력을 맺어 개발을 하고 있다는 거죠. 이미 국내에서 1천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3상을 7월에 마무리했죠 (출처). 동일한 신약을 미국은 비상사용허가를 내준 마당인데 정작 임상3상을 마친 우리나라에서 아직도 비상사용허가를 늦추고 있다는 점이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최소한 미국처럼 타미플루나 리렌자로 치료할 수 없는 중증의 신종플루 환자에게 제한적으로라도 사용허가가 나와야할 물건입니다.

참고로 퍼라미비어가 비상사용허가를 받은 날 바이오크리스트사의 주식은 대박이 났죠.


(2) 다스181 (DAS181)

이 신약은 지난주 11월 6일 발표된 건데 넥스바이오(NexBio Inc.)라는 회사가 미국 질병통제센터(CDC), 샌루이스 대학, 홍콩 대학과 함께 개발중인 물건입니다 (출처). 한가지 특이한 점은 타미플루, 리렌자 그리고 바로 위에서 소개해 드린 퍼라미비어와 달리 다스181은 작용범위가 훨씬 광범위합니다. 즉 이번 신종플루말고도 타미플루에 내성이 있는 다른 인플루엔저 바이러스들에게도 강력한 저해효능을 보인다고 합니다.

즉 아직까지는 극히 제한적으로만 관찰되는 타미플루 내성 신종플루가 어떤 계기로 크게 유행을 하더라도 다스181이 있으면 충분히 대응을 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죠. 물론 아직까지는 실험실 수준에서 효과가 입증된 것에 불과합니다. 퍼라미비어와 비교해 본다면 시장에 나오려면 아직 한참을 더 기다려야 될 물건입니다만... 효능면에서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최근에 발표된 다스181 관련 논문 2편을 소개해 드립니다.

1) 다스181, 치명적 조류독감 바이러스 감염으로부터 생쥐를 보호하다 (DAS181, a novel sialidase fusion protein, protects mice from lethal avian influenza H5N1 virus infection)
2) 다스181, 뉴라미니데이즈 저해제에 내성이 있는 인플루엔저 바이러스를 억제하다 (Inhibition of Neuraminidase Inhibitor-Resistant Influenza Virus by DAS181, a Novel Sialidase Fusion Protein)


(3) 항바이러스제/스테로이드 칵테일

원래 조류독감과 사스(SARS)가 한창이던 시절 스테로이드를 처방한 적이 있기는 있습니다만, 당시(2007)에는 WHO에서 스테로이드를 이용한 치료에 부정적이었죠 (출처). 그런데 최근 신종플루를 치료하는데 있어서 타미플루와 스테로이드 복합처방으로 좋은 효과를 봤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제 11월 9일 샌디에고에서 있었던 미국 흉부외과 연례회의 (Annual meeting of the American College of Chest Physicians)에서 타미플루와 콜티코스테로이드(Corticosteroid)를 같이 투여한 결과 신종플루로 손상된 폐와 기타 복합장기 손상이 빠른 회복을 보였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출처).


(4) 결론

신종플루가 전염성도 높고 또한 낮은 확률이긴 하지만 건강한 사람들에게도 치명적인 경우가 있어 많은 분들이 걱정이 많으신 걸 압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경우 백신 공급도 늦어지고 있어서 불만도 많으실테고요. 하지만 과학자들도 아주 손을 놓고 있는 건 아니어서 새로운 치료제나 치료 방법의 개발에 여념이 없습니다. 보시다시피 현실적으로 사용 가능한 방법들이나 신약들이 차츰 개발되어 시장이나 의사분들의 치료 방법으로 등장하고 있죠. 조만간 지금보다 조금은 더 개선된 치료법이 정착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다른 건 몰라도 정부에서 퍼라미비어의 비상사용허가 건은 충분히 고려해 볼만한 시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더불어 기존 항바이러스제와 스테로이드를 섞어서 투여하는 방법은 바로 현장에서 응용해 볼만한 가치가 있지 않나 싶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