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오늘 방송을 못봤고 늦게 돌아와 여기 아크로분들 반응부터 접한 뒤 출마 선언부터 보고 현재 인터뷰 보고 있는데...

워낙 여러분의 호평(?)에 기대감이 커서인지 전 뭐 그냥 그렇습니다...만
간략히 정리하면,

1. 안철수는 원래 쎘다.
   이거 저도 얼마전 금태섭 회견때서야 깨달은 건데요. 그 회견, 뭐 이런 저런 말이 있습니다만 다른건 다 넘어가겠습니다. 제가 그때 깜짝 놀란건 안철수의 정치수가 보통을 넘는다, 권력의지도 강력하다 이거였습니다.
  우선 그때 타이밍이 죽였죠. 새누리당이 자신을 타겟으로 놓고있다는게 분명해진 시점에서, 문재인이 좀 뜰락 말락할 때 금태섭 인터뷰 한방에 존재감을 확인시켰죠. 결과는? 정누구던가요? 아무튼 금태섭 친구를 멘붕 상태로 빠트렸습니다.

  다음 그 인터뷰에서 제가 주목한건 '금태섭'입니다. 금태섭 입장에서 보면 그 인터뷰, 꼭 하고 싶은 인터뷰는 아니었을 수도 있어요. 한마디로 자기 손에 흙묻히는 겁니다. 나중에 안철수가 당선돼도 새누리에 미운털이 단단히 박히면 본인은 x되는 수도 있어요. 그런데 금태섭이 나섰죠? 그리고 대변인은 '금태섭 개인 행동'이라며 선을 쫙 그었습니다. 진짜로 금태섭이 캠프와 상의없이 나섰을까요? 전 그럴 가능성은 0.0001프로도 안될 거라고 봅니다. 심지어 금태섭 회견뒤 대변인 말까지 계획적으로 움직였겠죠.

이건 안철수 캠프의 승리 의지가 강력하다는 것과 아울러.... 나름대로 조직을 장악하고 있다는 겁니다. 즉 안철수를 위해 나름 몸바치는 각오가 돼있을 뿐더러 안철수 자신이 그런 각오를 끌어냈고 운영할 능력이 있다는 거죠.

  이건 다른 후보와 비교해보면 드러납니다. 박근혜 캠프엔 박근혜를 대신해서 흙 묻힐 사람이 있겠죠.(전 안 떠오르네요.) 문재인쪽은? 없습니다. 있을 수가 없어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문재인을 옹호한 형태기 때문에 손해볼 각오하고 나설 인간이 없죠. 노무현은 좀 있었죠. 아, 물론 유시민은 손해를 무릅쓰고 흙을 묻힌게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위해 노무현에게 손해를 입히며 흙을 '남에게' 묻혔죠.

말이 길어졌는데... 권력의지는 물론이거니와 운용 능력 자체가 뛰어나다는 걸 그때 직감했습니다. 그리고 이건 굉장히 큰 장점입니다. 대중은 굉장히 직관적이어서 이런 사소한 사건에서 한번에 많은 정보를 캐치합니다. 겉으론 이미지에 현혹되서 헐렐레 하는 것 같지만 대중은 자신의 리더가 선할 지라도 권력 운용 능력 자체가 없으면 나라가 혼란에 빠지거나 외세에 먹혀 자기만 x된다는 교훈을 유전적으로 뼈저리게 깨달은 존재입니다. 

2. 준비 많이 했네.
인터뷰 하는거 보니 이거 본인도 공부 많이 했고 연습도 꽤 한 것 같습니다. 예상 질문 다 파악하고 정확하게 받아치네요. 바둑책 50권 읽고 난 뒤 바둑 두기 시작했다는 말 듣고 피식했는데 ('또라이거나 뻥이거나') 진짜로 그런 성격인 것 같습니다.

3. 누군가 있다.
안철수 자신이 나름 뛰어난 인간이긴 하지만 혼자서 저 정도 준비했다고는 믿기 어렵습니다. 그 스탭 중에도 뛰어난 인간들 몇이 포진해있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안철수 자신이 스탭 구성이나 운영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것일 수도 있겠죠. 왜 이 이야기를 하느냐. 문재인 캠프와 비교가 돼서 그렇습니다. 문 캠프 쪽도 정치 쪽은(경선룰 유리하게 짜는거 보세요) 선수의 능력을 보여주지만 홍보나 스토리텔링은 그야말로 한심한 수준이더군요. 진짜 남자 문재인부터해서 최근엔 뭐냐...아무튼 북파된 특전사다(이거 대북관계를 책임져야할 대통령의 전력으로 내세울 말은 아닌데...) 거기에 홍보 동영상에선 '편하게 사실 수도 있었지만 우리를 위해 고난의 길로..'어쩌구하는 전형적인 3년상 치르는 노빠 스타일... 

말이 많아졌는데 아무튼 스탭들 능력도 뛰어난 것 같습니다 안철수가 연설을 잘하는 편인지는 모르겠는데 연설문은 참 잘 썼습니다. 간결하면서도 쉽게 귀에 들어오네요.

4. 전혀 정치인 같지 않은.
회견 말투...기존 정치인과 달라도 너무 다르네요. 이건 잘 판단이 안됩니다. 아무튼...여러분 말씀하신 것처럼 일단 참신합니다. 어...솔직히 말하면 저도 뭐랄까...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느껴진다랄까요?
그런데 그거보다 제 눈에 더 들어온건 무대 오른편을 차지하고 있는 수화 통역자입니다. 다른 정당 행사에서도 수화 통역자가 배치되었나요? 만약 그렇지 않다면 이건 뭐랄까...안철수 캠프가 얼마나 치밀한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글을 마치려다 문득 떠오른게 둘 있는데...이번 회견에서 안철수, 세구나 싶었던 가장 큰 장면은 바로 '정책 토론하는 자리를 내일이라도 만들자'했던 것. 문재인, 박근혜 상대로 프레임을 짜버리더군요. 이거 말은 쉽지만 속에 왠만한 배짱 갖고 있지 않으면 과감하게 치고 나가기 어렵습니다. 뭐 흔한 제안일 수도 있지만 과거 제 3후보의 경우 일단 남 비판 또는 비난 '여당은 뭘 잘못한 용서할 수 없는 집단이고 기존 야당은 지역구도에 함몰되어 어쩌구...저쩌구...그래서 제가 편하게 살 수 잇었음에도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어서 어쩌구 저쩌구' 뭐 이런 패턴이었다면 안철수는 '이러저러한 위기에서 어떤 기대를 하고 계신데 제가 그 능력이 있을지 고민이어서...그런데 이제 피하지 않을 텐데 저에게 보내는 기대를 보니'란 식이어서 괜히 저 말에 무게가 실리죠. 

아...그리고 유시민이 지지자들 보니 걱정스럽다 그러길래 뭐 무슨 폭풍 열광이라도 했나 했는데...지금보니 유시민 지지자들에 비하면 그야말로 새발의 피네요. 하여간 유시민은 참 이상해요. 자기가 들을 말을 남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