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 몇이서 차를 타고 가는데 대선 얘기가 나왔습니다. 성공회 신부께서 하는 말,


“유력한 소식통에 의하면 미국에서는 이미 안철수가 대통령이 될 거로 이미 믿고 있다던데.”


그 말을 들은 모 대학 교수의 대답,


“안철수는 출마할 거 같지 않고 이번에도 서울시장 선거처럼 누구 밀어줄 거 같은데요.” 


이 말을 들은 저의 의견,


“대선과 서울시장 선거는 다르죠. 누굴 민다고 되는 게 아니죠. 내 생각으론 안철수가 이미 대선출마를 결심한 것 같습니다. 발표만 남은 거 같아요.”


제가 안철수의 출마에 무게를 둔 이유는 안철수는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려고 했었다는 점이죠. 그건 안철수가 정치개혁을 위해서든 정치적 야심이 있어서든 현실정치에 참여하려는 의지가 있다는 뜻이죠. 그런 그가 정치의 가장 큰 빅 이벤트인 대선에서 박수만 치고 있지는 않을 거라는 판단 때문이었죠.


아니나 다를까 오늘 대선출마를 선언했습니다. 그 소식에 저는 상당히 고무되었습니다. 안철수가 내 마음에 딱 들게 국정을 운영할 거라고 믿어서가 아니라,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그나마 괜찮은 후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일부에서는 안철수가 단일화를 거부하고 3자 대결로 표만 분산시키는 거 아니냐는 우려를 갖고 있는데, 서울시장 출마를 양보한 거보면 당선이 불가능한데도 욕심내거나 어리석게 무리한 집착을 할 사람으론 안 보입니다. 가능성이 있으면 단일화든 3자 대결이든 하고 가능성이 없으면 양보할 거로 보입니다. 아무튼 지금으로선 가장 유력한 후보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오늘 뉴스(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552360.html)를 보니 문재인이 양자대결에서 박근혜를 추월했다는 여론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물론 이 결과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결과에 의한 반짝 효과일 수도 있지만 박근혜의 기선(head start) 효과가 쇠퇴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더나가 문재인과 안철수의 단일화 경합이 이번 대선의 사실상의 결승전이 될 거로 보입니다. 그 이유는 이명박은 일부 얼빠진 유권자들에게 경제를 살릴 거라는 망상이라도 심어줬는데 박근혜는 박정희 딸이라는 거 외에는 컨텐츠가 너무 빈약하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유권자가 아무리 수준이 떨어진다지만 그래도 생각을 하고 찍는 층이 50%는 되거든요. 물론 박근혜는 묻지마 고정표가 일정량 있기 때문에 3자대결에선 1위나 2위를 유지하겠지만 지지자가 한정돼있어 결선에서는 승리하기 힘들 겁니다.


또 하나의 나의 예측은 이명박을 끝으로 새누리당에선 앞으로 더 이상 대통령이 안 나올 거라는 판단입니다. 그 근거는 시대가 바뀌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부조리한 권위적 세뇌(기득권세력의 압박, 밥상머리교육 등)가 앞으로는 안통하고 IT의 확산으로 진실과, 합리성과 논리가 점점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 다는 겁니다. 새누리당의 구시대적 이데올로기나 분위기에선 더 이상 국민 다수의 호응을 얻는 후보가 나오기 힘들다는 얘깁니다. 특히 새누리당에 등을 돌리고 있는 젊은 세대들은 계속 유권자로 편입되는 반면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노인층은 세상을 떠나고 있는 것이 또 하나의 이유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새누리당은 국회의원 선거는 모르지만 대선에선 앞으로 점점 더 승리하기 힘듭니다.


새누리당이 총선에서 승리를 하는 원인은 총선과 대선은 선거공학적으로 차이가 크기 때문입니다. 새누리당은 3-40%의 지지율로도 다수당이 될 수 있었는데 그 원인은 선거구조가 새누리당에 유리하게 돼있기 때문입니다.


새누리당은 누가 뭐래도 경상도에 지지기반을 둔 지역정당입니다. 경상도는 우리나라에서 인구수가 제일 많은 지역입니다. (경상도에 산업이 집중되다보니 인구가 몰려든 게 원인 중의 하나죠). 인구가 많다보니 경상도 출신들이 주변지역인 강원도나 충청북도에 많이 이주해서 삽니다. 그래서 강원도나 충청북도도 경상도화 돼 선거성향도 경상도와 유사하게 나타납니다.    


국회의원선거에서는 득표율이 40%든 30%든 상관없이 최다 득표자 1등만 당선됩니다. 어떤 후보가 30%의 득표율로 당선 됐다면 나머지 70%는 사표가 됩니다. 경상도 지역에 산업지역이 많아 호남사람들이 이주를 많이 해왔더라도 토착민 영남인들보다는 적기 때문에 영남에선 새누리당 표가 유효표가 되고 민주당표는 사표가 됩니다. 따라서 호남사람들이 주로 사는 호남에서 95% 몰표는 외지 사람들이 많이 사는 영남의 65% 몰표의 위력을 따라 가지 못합니다. 또한 영남출신의 영향력이 강한 강원도, 충청북도, 서울 강남에서 새누리당이 50% 이하의 득표를 해도 표가 분산되면 같은 이유로 새누리당이 당선됩니다. 이처럼 새누리당은 3-40%의 득표율로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될 수 있는 겁니다.


하지만 대선에서는 얘기가 달라집니다. 대선에서는 영남이나 강원이나, 서울 강남에서의 비 새누리당 한 표는 지역에 상관없이 사표가 아니라 한 표의 유효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선에서 비새누리당표는 가장 유력한 반새누리당 후보에게 집중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50%의 득표를 못 하면 새누리당은 대선에서 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게다가 새로운 젊은 층이 유권자 풀로 들어오고 있고 기존의 노년층은 사라지기 때문에 앞으로 표의 분산이 새누리당에 유리하게 일어나지 않는다면 새누리당의 집권은 불가능하게 된다는 얘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