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되었고 안철수가 내일 오후 3시에 대선출마여부를 밝히는 보고대회를 가질 것이라고 예보함으로써 대통령 선거전은 본격적인 3자 대결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결국은 안철수와 문재인의 단일화를 예상하고 본선은 박근혜 vs 야권 단일 후보의 2파전이 될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이러한 예상 속에서 향후 안철수의 행보가 어떻게 될 지 제 개인적인 의견을 적어 보겠습니다.


1. 안철수는 일단 출마 선언은 할 것이다

안철수는 보고대회 형식을 빌어 내일 출마여부에 대한 언급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각에서는 내일도 안철수는 출마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유보할 것이라고 하지만, 안철수는 더 이상 출마여부를 미룰 수 없습니다. 만약 안철수가 내일에도 출마여부에 대한 명확한 답을 주지 않으면 국민들 뿐아니라 안철수 지지자들도 인내의 한계를 느껴 그 피로감으로 인해 급격한 지지율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에, 이를 아는 안철수가 출마여부의 답을 내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내일 보고대회에서 출마 선언을 할 것인지, 문재인에게 양보하는 불출마 선언을 할 지 예상해 보지요. 현재의 여론은 박근혜와 야권 단일후보 양자 대결에서는 안철수와 문재인 둘 다 박근혜에게 뒤지기는 하지만 안철수가 문재인보다 우세한 것으로 나옵니다. 양자 대결에서는 안철수가 문재인보다 경쟁력이 있다는 뜻이죠. 이런 상황에서 안철수가 문재인에게 양보하는 불출마 선언은 안철수 지지자를 설득하기도 힘들고, 무엇보다도 안랩의 주식 폭락에 대한 안철수의 책임이 문제가 되어 안철수가 불출마 선언은 하기 힘들다고 봅니다. 적정주가는 2만원 정도로 보이는 안랩의 주가가 안철수로 인해 정치테마주로 인식되면서 현재 13만대이고, 안철수와 안랩의 임원들은 12만대 이상에서 이미 주식 처분을 했기 때문에 안랩 주가가 폭락할 경우 안랩과 안철수는 도덕적, 법적 책임에 휘말리게 됩니다. 그리고 내일 안철수의 불출마 선언은 야권의 단일화 관심도를 내일로 끝내게 됨으로써 대선까지의 야권 전략에 많은 차질을 주게 되어 민주당과 야권지지자들도 달가워 하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내일 안철수는 일단 대선 출마를 발표할 것으로 보입니다.


2. 안철수의 차별화 정책은?

대통령 출마 선언은 단순히 출마 선언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는 자리여야 합니다. 내일 보고대회에서 지지하는 원로들과 인사들이 배석한다고 하니 안철수식 정치를 보여줄 정책과 비전을 이야기할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박근혜가 이미 좌클릭하여 경제민주화나 복지문제는 선점한 상태이고 문재인도 정책과 비전을 제시한 상태라 안철수가 자기만의 특별하고 차별화된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 데 있습니다. 출마선언을 보고대회 형식으로 한다거나 스티브 잡스 식 PT 형식으로 하는 것은 신선할지 모르지만 컨텐츠는 아니기 때문에 무언가 안철수식의 정책을 보이지 않으면 안됩니다. <안철수의 생각>에서 보여준 것은 거의 원론적인 내용이라 정책이라고 내세울 수가 없습니다. 아마 출마 선언이 늦어진 이유도 타후보와 차별화된 정책을 찾는데 어려움이 있어 시간이 걸렸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제가 예상하는 내일 안철수가 들고 나올 차별화된 정책 혹은 공약은 1) 대통령 중임제 개헌과 본인 당선시 국회의원 임기와 맞춰 2016년 중도 퇴임 공약, 2) 2030년 원전 완전폐기와 친환경재생에너지로 전환 공약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1)은 이미 거론되어 신선도는 떨어지지만 대통령 4년 중임제에 대한 정치권과 국민들의 호응도가 높고 무엇보다도 임기 3년만에 퇴임하여 과도기 정권을 자임함으로써 안철수의 양보와 희생 이미지를 부각할 수 있고, 박근혜측이 받을 확률이 거의 없는 사안이라 공약 이슈에서 쟁점으로 부각되어 박근혜가 준비한 정책들을 빛을 보기 어렵게 할 수 있습니다.

2)는 우리 국민들이 친환경과 원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검증이나 이성적 판단보다는 근거없는 지지와 배제를 하는 경향이 매우 강함으로 이런 공약은 일시적 대선 공약으로 국민들을 유혹 혹은 호도하기 딱 맞는 아이템입니다. <안철수의 생각>에서도 원전에 대한 철학이 엿보이는데 안철수 자신이 원전에 매우 비우호적인 것으로 볼 때 정책으로 채택할 공산이 크며, 박근혜가 이에 반대하면 재계나 산업계의 이해를 반영하는 보수 기득권 옹호자로 몰아 붙일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일본 정부가 원전 페기 계획을 발표하자 일본 재계와 산업계가 즉각 반대의 입장을 표하는 것을 보면, 지진의 위험도 없으며, 발전설비예비율이 바닥인 한국의 현실에서 국내 산업계의 반발은 불을 보듯 뻔할 것입니다. 박근혜가 국내 에너지환경을 잘 아는 상황에서 원전폐기에 동의하기 어려울 것이고, 이는 대선이라는 단기 국면에서 박근혜를 보수기득권(산업계와 재계)의 대변자로 낙인찍기 좋은 소재가 될 것입니다.

대북문제에서 전향적인 방안은 통진당의 종북주의의 기억이 남아 있는 상태라 쉽게 제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며, 대외관계에서도 노무현의 동북아 중심 허브 정책이 중국의 동북공정을 불러온 경험도 있고 현재의 한,중,일의 경색된 관계에서 적절한 방안 제시가 힘들 것으로 보여 대내적 쟁점인 대통령 4년 중임제라는 정치 문제, 원전폐기라는 환경문제로 차별화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3. 안철수는 야권 단일 후보가 될 수 있는가

현재 여론조사를 보면, 박근혜, 안철수, 문재인 3자 구도에서는 안철수가 문재인보다 지지율이 2% 앞서는 정도이고 야권단일후보 지지도에서는 문재인이 거꾸로 안철수보다 10%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내일 안철수의 출마 선언으로 컨벤션 효과가 일시적으로 잇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안철수의 지지율이 더 이상 오르기 힘들고 대선에서 무소속의 불리함을 아는 야권 지지자들이 갈수록 문재인을 선호할 것으로 보여 단일화 경선에서 안철수가 유리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리고 단일화 방식이 담판이 되었든 경선이 되었든, 어떤 방식으로 하더라도 안철수는 단일후보가 될 수 없습니다.

문재인은 단일화를 담판으로 하자고 제안하고 있습니다만, 이것은 안철수 보고 양보하라는 이야기 밖에 안됩니다. 한달여의 민주당 경선을 통해 결선 투표를 거치지 않고 민주당 후보가 된 문재인이 담판에서 안철수에게 후보를 양보하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양보는 민주당과 민주당 지지자들이 용납하지 못할 것이고 자연인 문재인이 아니라 민주당 후보 문재인 입장에서는 절대 안철수에게 후보를 양보할 수가 없습니다. 민주당이 스스로 후보를 내지 못하는 불임 정당이 되는 것은 정당이길 포기하는 것이고, 150여억원에 이르는 대선 보조금도 포기해야하는 당의 경제적 타격도 현실적으로 무시할 수 없습니다. 담판의 형식으로 가면 결국 안철수가 “정권 교체를 위해 밀알이 되는 알흠다운 양보”라는 모양을 취하며 문재인의 손을 들어주는 것으로 끝이 난다고 보면 됩니다. 중간에서 다리를 놓는다는 조국이나 송호창, 백낙청의 역할은 그냥 형식에 불과하고 안철수의 퇴장에 모양새를 챙겨주는 수순으로 보면 될 것입니다.

경선으로 가면 안철수가 승산이 있을까요? 전혀 없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경선의 방식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민주당 경선 형식인 국민참여선거인단, 모바일 투표이거나 여론조사가 될텐데, 전자는 조직이 막강하고 친노 세력의 적극 지지를 받는 문재인이 절대적으로 유리하고, 후자는 그렇지 않아도 문재인이 앞서는데 박근혜 지지자들의 역선택을 감안하면 더욱 승산이 없습니다. 어떤 방식이든 안철수는 경선에서 문재인을 이길 수 없습니다. 물론 안철수가 기상천외한 경선 방식을 들고 나올 수 있지만 그것도 상식 수준이어야 하는데 상식선에서 나오는 경선방식으로는 안철수는 문재인을 이길 수 없지요.

담판이든, 경선이든 안철수는 문재인을 이길 수 없습니다.


4. 후보 단일화에 승산이 없는 안철수의 선택은?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안철수는 야권 단일 후보가 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독자 출마를 강행해서 3자 대결로 갈까요? 이건 더욱 생각하기 힘듭니다. 3자 구도에서는 박근혜 필승이라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기 때문에 이 때는 안철수는 정권교체 실패 책임을 모두 떠안야 합니다. 안랩의 주가는 폭락할 것이고 그에 따른 도덕적, 법적 책임 추궁이 드셀 것이며 누구도 안랩이나 안철수를 옹호해 주기 힘들 것입니다. 최악의 상황이 불을 보듯 뻔한데 차기를 위해 독자 출마를 한다는 것은 모험 중의 모험이라 안철수의 성격상 선택할 여지가 없다고 봅니다.

결국 안철수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정권교체를 위해 알흠다운 양보“를 함으로써 모양새를 잘 갖추고, 대선에서 정권 교체에 최선을 다했다는 이미지를 심어줌으로써 안랩 주가 하락에 대한 책임을 면하고 차기를 기약하는 쪽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5. 안철수의 양보 발표는 언제쯤?

안철수의 양보를 예측한다면 과연 그 시기는 언제쯤 될까요? 혹자는 야권 단일화 이슈를 대선 직전까지 끌고가 최대한 관심을 극대화시키는 쪽으로 문재인과 안철수가 생각하기 때문에 최대한 늦출 것으로 예상하더군요. 저는 조금 다르게 봅니다. 물론 최대한 늦추고 싶은 것은 문재인과 야권, 안철수 모두의 바램이겠지만, 안철수의 사정에 따라 달라질 것이고, 이를 새누리당이나 박근혜측에서 가만 내버려 두지 않을 것 같습니다.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어차피 단일화가 기정 사실이라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이루도록 하여 대선 이슈를 야권 단일화에서 박근혜 정책으로 유도하려 할 것입니다. 이렇게 해야 새누리당이나 박근혜의 페이스로 끌고 올 수 있고 구도를 단순화하여 한 곳에 집중하게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안철수의 퇴장을 조기에 끌어내려 할 것인데, 그 방법은 안철수의 검증의 강도를 한층 높여 안철수를 망가지게 함으로써 안철수 스스로 퇴장 선언을 하게 하는 것일 것입니다. 안철수 입장에서는 어차피 완주를 할 수도 없고, 할 필요도 없는 상황에서 본인의 실체가 까발려져 망신창이가 되는 것은 원치 않을 것임으로 조기에 문재인에게 양보하는 발표를 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그 시기가 10월말경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6. 안철수는 그냥 양보만 할까요? 
안철수는 알흠다운(?) 양보를 하면서 그냥 문재인의 손을 들어줄까요? 여기까지 온 것에 대한 본전 생각도 있을 것이고, 자기를 지지한 주변사람들에 대한 자리 챙기기도 필요할 것이며, 차기를 위한 자락을 깔 필요도 있기 때문에 무언가 요구 조건이 따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마 그 조건은 노골적이기 보다는 국민이나 정치개혁을 앞세운 내용이면서 자기의 입지를 강화하는 내용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겉으로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실질적 내용은 차기를 위한 본인의 행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들이겠지요.

앞서 안철수가 출마 선언시 공약으로 내세울만 한 것으로 대통령 4년 중임제를 들었는데, 안철수는 아마 문재인측에 양보하는 반대급부로 본인의 공약인 이 대통령 4년 중임제를 정치개혁의 명분으로 공약으로 걸어 줄 것을 요구할 수 있다고 봅니다. 안철수가 차기를 기약한다면 그 기간은 짧을수록 좋을 것이며, 5년이란 기간에 우리나라의 정치지형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며 민심이나 여론이 지금과 같이 안철수와 함께 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대선 도전의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문재인에게 과도 정권을 맡기고 차기 대선에서의 기회를 엿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차기에는 새누리당측에도 박근혜만큼의 경쟁력이 있는 후보도 없고 지금의 민주당 후보 정도의 수준이 고작일 것으로 보여 안철수도 승산이 있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변수를 최소화하여 자기의 영향력을 유지할 때 차기 대선이 치르지기를 원한다면 그 시기가 빠르면 빠를수록 좋을 것입니다.

이상은 심심풀이로 안철수의 대선 행보를 예측해 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