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윌슨(Edward Osborne Wilson, 1929 출생)은 아주 유명한 생물학자다. 상도 엄청나게 많이 받았다.

 

http://en.wikipedia.org/wiki/E._O._Wilson#Awards_and_honors

 

그를 아주 싫어하는 사람도 개미 연구에서 그가 이룬 대단한 업적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그를 개미 연구의 일인자로 꼽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그는 학계에서 대단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사회생물학(또는 진화 심리학)을 둘러싼 소란스러웠던 논쟁에서 그는 주요 등장 인물 중 한 명이었다.

 

책도 많이 썼다.

 

http://en.wikipedia.org/wiki/E._O._Wilson#Main_works

 

그리고 한국에도 많이 번역 출간되었다.

 

『사회생물학(Sociobiology: The New Synthesis, 1975, 축약판)

『인간 본성에 대하여(On Human Nature, 1979)

『바이오필리아: 우리 유전자에는 생명 사랑의 본능이 새겨져 있다(Biophilia, 1984)

『프로메테우스의 불: 마음은 어떻게 발생하고 진화하는가?(Promethean fire: reflections on the origin of mind, 1983)

『생명의 다양성(The Diversity of Life, 1992)

『자연주의자(Naturalist, 1994)

『개미 세계 여행(Journey to the Ants: A Story of Scientific Exploration, 1994)

『우리는 지금도 야생을 산다: 인간 본성의 근원을 찾아서(In Search of Nature, 1996)

『통섭: 지식의 대통합(Consilience: The Unity of Knowledge, 1998)

『생명의 미래(The Future of Life, 2002)

『생명의 편지(The Creation: An Appeal to Save Life on Earth, 2006)

 

심지어 소설까지 썼으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한다.

 

Anthill: A Novel, April 2010

 

왜 이 소설책이 아직 번역 출간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나는 다음 네 권을 윌슨의 주저로 꼽고 싶다.

 

The Insect Societies, 1971

Sociobiology: The New Synthesis, 1975

The Ants, 1990

Consilience: The Unity of Knowledge, 1998

 

이 중에 『The Insect Societies』와 『The Ants』는 거의 모든 사람이 찬사를 보내는 것 같다. Sociobiology』는 생물학계에서 대체로 찬사를 받았지만 인간을 다룬 마지막 장을 매우 싫어하는 사람도 많다. 사회생물학이나 진화 심리학을 싫어하는 사람은 『Consilience』도 싫어한다. 곤충을 다룬 그의 책은 대단한 업적으로 인정 받지만 인간을 다룬 책에 대한 평가는 극단적으로 갈린다.

 

 

 

나는 윌슨의 책을 다섯 권 읽었다. 하지만 모두 한국어판으로 읽었으며 대부분 진화 심리학을 잘 모르는 던 시절에 본 것이라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The Ants』와 『Sociobiology』를 샀지만 조금 읽다가 포기했다. 윌슨은 『The Ants』 아니면 『Sociobiology』에 대해 3층에서 떨어뜨려서 사람을 맞히면 죽을 수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참 독특한 자랑 방식인데 진짜로 이 두 권을 펼쳐 놓으면 그 방대한 양에 기가 막혀 죽을 지경이다.

 

윌슨은 엄청난 노력파다. 독서량도 상상을 초월하는 것 같다. 진리를 알고자 하는 욕구가 누구보다도 강렬해 보인다. 그리고 누가 뭐라고 해도 꿋꿋하게 자기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야 만다. 존경하지 않을 수 없는 대학자다.

 

 

 

윌슨은 개미 연구로 일찍부터 학계의 거물로 통했다. 하지만 1975년에 출간한 『Sociobiology』 때문에 그는 대중 사이에서도 유명인이 되었다. 리처드 르원틴(Richard Lewontin)과 스티븐 제이 굴드(Stephen Jay Gould)를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이 그를 매우 공격적으로 비판했다. 심지어 인종주의자 또는 나찌라는 욕을 먹기도 했다. 윌슨이 미국 기준으로 볼 때 꽤나 진보적인 정치적 입장을 취했는데도 말이다.

 

여전히 학계는 사회생물학(또는 진화 심리학)과 관련하여 양쪽으로 갈려서 서로 지독하게 싸우고 있다. 1970년대는 그 싸움의 시작이었으며 그 때에는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와 윌슨이 주된 표적이었다.

 

나는 윌슨을 향한 마르크스주의자들, 여성주의자들, 문화 인류학자들, 사회학자들의 비판과 비난 중 대부분이 엉터리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매우 뻔뻔스럽게도(또는 멍청하게도) 윌슨의 글을 말도 안 되게 왜곡해서 인용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Ullica Segerstråle가 가장 잘 다룬 것 같다.

 

Defenders of the Truth: The Sociobiology Debate, Ullica Segerstråle, 2001

 

본문이 400쪽이 조금 넘는 책인데 글자 크기가 엄청나게 작아서 읽다가 지치는 책이다. 하지만 윌슨을 둘러싼 논쟁을 아주 상세히 파헤쳤다. 논쟁과 관련된 수많은 학자들을 직접 인터뷰했기 때문에 아주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나는 Segerstråle의 해석들 중 상당 부분에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논쟁 당사자들이 인터뷰나 출간된 글을 통해 한 이야기들을 생생하고 방대하게 들려준다는 점만 생각해도 그 가치가 아주 크다. 이 책을 통해 윌슨의 생각에 대해서도 꽤 상세히 알 수 있다.

 

 

 

윌슨은 사회생물학을 증오하며 백지론적 편향을 보이는 사람들과 주로 싸워왔다. 사회생물학자들이나 진화 심리학자들이 윌슨을 비판한 적은 많지만 서로 가까운 동료라고 생각하는 분위기였던 것 같다. 하지만 <Nature>에 윌슨의 논문이 한 편 출간되면서 분위기가 상당히 많이 바뀐 것 같다.

 

The evolution of eusociality

Martin A. Nowak, Corina E. Tarnita & Edward O. Wilson

Nature 466, 1057–1062 (26 August 2010) doi:10.1038/nature09205

http://faculty.washington.edu/beecher/Nowak%20etal%20-%20evolution%20of%20eusociality%20-%20Nature%202010.pdf

http://www.nature.com/nature/journal/v466/n7310/full/nature09205.html

 

Inclusive fitness theory and eusociality

Patrick Abbot

Nature 471, E1–E4 (24 March 2011) doi:10.1038/nature09831

http://www.socialgenes.org/publications/Pub_Nature.pdf

http://www.nature.com/nature/journal/v471/n7339/full/nature09831.html

 

윌슨의 논문을 정면으로 비판한 「Inclusive fitness theory and eusociality」의 공동 저자는 무려 130 명이 넘는다. 저명한 진화 생물학자들이 떼거리로 <Nature>에서 윌슨을 물 먹인 것이다.

 

이렇게 된 이유는 이전부터 집단 선택을 어느 정도 좋아했던 윌슨이 이번에는 포괄 적합도 이론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으며 집단 선택을 그 대안으로서 제시했기 때문이다. 포괄 적합도 이론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수 많은 진화 생물학자들과 진화 심리학자들이 애지중지하고 있었다.

 

 

 

윌슨은 이런 떼거리 비판에 별로 개의치 않고 이번에는 비슷한 주제로 아예 책을 썼다. 물론 이 책에서는 집단 선택 말고도 온갖 이야기들이 들어 있다.

 

The Social Conquest of Earth, 2012

 

이 책은 수십 년 동안 사회생물학을 싫어했던 리처드 레빈스(Richard Levins)뿐 아니라 진화 심리학자 폴 블룸(Paul Bloom)과 흔히 사회생물학자로 분류되었던 리처드 도킨스로부터도 혹평을 받았다.

 

Is human behavior controlled by our genes?

Richard Levins reviews ‘The Social Conquest of Earth’

http://climateandcapitalism.com/2012/08/01/is-human-behavior-controlled-by-our-genes-richard-levins-reviews-the-social-conquest-of-earth/

 

The Original Colonists

The Social Conquest of Earth,’ by Edward O. Wilson

By PAUL BLOOM

http://www.nytimes.com/2012/05/13/books/review/the-social-conquest-of-earth-by-edward-o-wilson.html?pagewanted=all

 

The descent of Edward Wilson

by Richard Dawkins / MAY 24, 2012 / 146 COMMENTS

http://www.prospectmagazine.co.uk/science/edward-wilson-social-conquest-earth-evolutionary-errors-origin-species/

 

 

 

윌슨은 수학에 약하다는 것과 그리 머리가 좋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했다. 그리고 그것은 사실인 듯하다. 상대성 이론이나 양자 역학에 필요한 수학만큼 대단히 어렵지는 않지만 포괄 적합도 이론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수학에 어느 정도 능통해야 한다. 도킨스는 윌슨이 포괄 적합도 이론을 제대로 이해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나 역시 윌슨이 진화 심리학을 둘러싼 모델이나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인상을 여러 번 받았다.

 

그렇게 평생을 열심히 공부했는데 머리가 딸려서 핵심 쟁점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상당히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뒤집어 보면 천재와는 거리가 먼 윌슨이 그만큼 대단한 업적을 남겼다는 사실은 그가 얼마나 대단한 노력파인지 보여주는 일이기 때문에 머리를 숙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더더욱 윌슨을 존경한다.

 

 

 

처음으로 윌슨의 책을 세심하게 읽어보면서 나와 생각이 어떻게 다른지 정리해 볼 생각이다. 다행이 『The Social Conquest of Earth』는 『The Ants』나 『Sociobiology』처럼 사람을 질리게 하는 두꺼운 책이 아니다.

 

 

 

이덕하

2012-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