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의 이규태 코너를 수십년간 집필한 고 이규태 옹은 아군 적군 구별없이 이 땅에서 글쓰는 사람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았었다. 그 방증으로 조선일보의 대척점에 있던 한겨레에서조차 이규태옹의 별세 시에 적지 않은 지면을 할애하여 기사를 썼을 정도이니 말이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간혹 인터넷에 올라온 글들을 표절했다는 시비에 말리기도 했지만 그의 글은 '상식의 보고'이다. 이규태 코너의 글들에서 인용되는 상식들은 몰라도 인생을 사는데 전혀 지장이 없지만 알아두면 참으로 인생을 즐겁게 사는데 확실히 도움이 되는 '잡상식의 보고'이다. 물론, 그 상식이 과학 분야에서는 조금 밀리는 감이 있다는 아쉬움이 남지만 말이다.

 

 

 고 이규태 옹만큼  '글쓰는 사람'으로서 행복한 삶을 살아간 사람이 있을까? 많은 글쓰는 사람들이 자신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정치 바람에 휘말려 본의 아니게 글쓰는 작업을 중단하거나 중도하차하는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던 반면에 고 이규태 옹은 '이제 더 이상 글쓸 쓸 힘이 없다'며 스스로 물러나기까지에 한번도 정치바람을 탄 적이 없으니 말이다.


 

 고 이규태 옹이 이규태 코너를 그만두면서 신문 지면 상에 공개한 서재에는 그 넓은 서재가 부족하여서 서가마다 책이 그득한 것은 물론 서가 옆에 책을 쌓아놓었던, 그 서재의 사진을 보는 순간 정신이 아득하기까지 하였을 정도로 많은 책들이 있었었다.

 

 


만일, 내 기억이 맞다면, 나는 이규태 코너를 거의 한 회도 빼놓지 않고 읽은 사람들 중 하나일 것이다. 국립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는 조선일보철을, 어떤 날에는 이규태 코너만을 읽기 위하여 뒤적인 적이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왠 일인지, 며칠자의 신문의 철이 안되어 있기는 했으니 그 날자의 이규태 코너를 읽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상식의 보고 고 이규태옹의 이규태 코너.


 

 그러나 인터넷 시대가 도래하고 블로그 시대가 도래하면서 고 이규태 옹이 언급한 상식의 범위는 인터넷에서 블로거들이 언급하는 상식들의 범위에 비하여 엄청 적다. 고 이규태 옹을 폄훼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그만큼 인류의 지식이 무한정 넓다는 것을 말하고자 함이다.

 

 

 그 중 오늘 이야기하려는  '수우미양가'에 대한 논란. 이규태 코너에서도 언급을 한 적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그 특이성으로 인하여 이규태 코너에서 언급을 했다면 내가 기억을 못해낼리가 없다. 물론, 인간의 기억이라는 것이 참으로 불완전하기는 하지만) 일본 역사를 탐구하기 위해 일본어를 배웠고 나름대로는 일본 역사에 대하여 중요한 맥락은 파악했다...라고 판단하는 내 자신으로서도 수우미양가.....에 대한 논란은 생경하기까지 했다.

 


 수우미양가에 대한 논란은 일부 네티즌들이 노무현 정권 당시 지식경제부에 질문을 던지면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지식경제부에서도 공식으로 답변을 하였다니 확실한 근거가 있는 것이다.

 


아마,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 중에서도 이미 수우미양가.......에 대한 논란을 기사로 접하여 알고 계신 분들이 있을 것이다.

 

 

수우미양가....

 

 

빼어날 秀........... 넉넉할 優.......... 이름다울 美.......... 어질 良......... 가할 可.......가 아니라 일본 역사에서 무사들이 적군의 수급을 배어온 숫자에 따라 분류하여 포상을 하는 기준이었다고 한다.

 

 


 더우기 이런 제도가 시행된 것은 바로 임진왜란의 원흉인 '도요데미 히데요시'의 짓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면, 왜군들이 임진왜란 때 이 땅을 침략하여 남자들의 한쪽 귀를 베어간 이유가 이해가 된다. 머리를 자르기에는 머리가 너무 크니 상대적으로 부피가 작은 귀를 잘라간 것이 아닐까? 물론, 이 부분은 기록되어 있지 않은 나의 '짐작'이다. 왜냐하면 귀를 베어갔다...라고 기록된 역사 부분에서도 왜 베어갔는지에 대한 이유를 기술한 것을 읽은 기억이 없으니 말이다.

 


그런 대단한(?) 역사적 사실이 있는 수우미양가.......가 일정시대의 이 땅의 국민학교 학생들의 수업의 결과를 적는 것으로 활용되었다니 참, 잔인하다.........라는 이면에 '누가 이런 장난스러운, 그러나 결국 잔인한 짓을 할 생각을 했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당신은 사람 머리를 몇 개나 자르셨어요?"

 


그러니까 초등학교 시절에 '우' 몇 개 말고 성적표를 수로 도배한 한그루 같은 학생은 수로 도배된, 결국 우리 역사의 우리 조상들의 목을 많이 베면 받을 포상의 상징'인, 수로 도배된 성적표를 받아 들고 배에 힘 꽤나 주었으니 조상을 능멸한 죄의식 때문에 다시 하늘을 보지 않겠다며 삿갓을 쓰고 일평생을 유람한 비극의 주인공 김삿갓을 간접적이나마 욕뵌 것이다.

 

 

뭐, 나의 잘못이 있겠느냐마는, 또 일본 것이라고 무조건 배척하는 것이 우스운 일이긴 하지만 수우미양가......라는 참으로 괴기한 역사의 흔적이 우리나라 초등학생들의 성적을 가리는 기준이 되었다는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를 감안하더라도 너무 지나친 것이 아닐까?


 

"당신은 사람 머리를 몇 개나 자르셨어요?"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은 어린 시절의 추억도 반추할 겸, 자신의 초등학교 시절 사람 머리를 몇 개나 잘랐는지 회상해 보는 것도 나름 유의미할 것이다.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