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 자유와 관해서 표현은 크게 의견개진(statement of opinion)과 사실주장(statement of facts)으로 나뉜다. 그 둘은 법적 평가를 달리 한다. 의견개진은 합헌성 추정을 받아서 원칙적으로 보호되고 틀린 의견도 보호받는다. 그러나 사실주장은 보호범위가 좁다. 사실주장의 경우 허위 및 오류의 전파의 경우는 법적으로 제한을 받는다. 

택시기사의 제보를 받아 쓴 한겨레의 기사는 의견개진이 아니라 사실주장이라고 봐야 한다. 사설이나 기타관련기사 및 관련기사와의 편집배치, 해당기사의 리드문과 전체적인 논지 등을 보면 사실주장이라고 하는 것이 타당하다. 즉 "정준길이 택시 안에서 안철수의 불출마를 강요하는 협박성 발언을 했다"를 주장하는 것이다. 그리고 정준길은 금태섭의 주장(한겨레의 보도)이 과장 내지 허위라고 항변하고 있는 것이고....

물론, 허위인 사실 주장이나 사실 주장의 오류인 경우에도 처벌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진실인지 아닌지 애매한 경우에 무조건 제제가 가해지면 심리적 압박 때문에 아예 표현을 할 수 없어지기 때문에. 그래서 허위사실주장이라도 일정한 요건하에서는 면책, 무죄가 되도록 해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데...

허위사실주장의 면책요건은 다음과 같다. 

1. 표현의 자유와 언급되는 대상의 기본권과의 법익 비교 형량. 언급되는 대상의 기본권이 심하게 침해되면 면책되지 않는다.
2. 표현하는 자는 그 사실이 진실이라 믿었고, 또 그렇게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면책이 된다.
3. 여기서 언론의 경우는 일반 개인이 주장하는 것보다 훨씬 엄격하게 주의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대신에 공익에 관련된 사항인 경우에 언론은 면책이 일반인의 경우보다 좀 더 쉽게 인정된다. 

한겨레 기사를 보자. 한겨레는 이번 기사에서 형식적으로는 정준길의 반론을 소개하고는 있지만 리드문과 전체의 논조. 그리고 관련기사들과의 편집배치를 통해서 정준길이 제보자인 택시기사의 택시안에서 협박을 했다고 기사를 쓰고 있다. 정준길은 한겨레의 보도가 허위보도라고, 협박한 적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그럼 한겨레는 어떻게 될까?

공보위원이기도 하니까 정준길의 기본권이 그다지 침해됐다고는 볼 수 없네. 1번 요건은 패스,
그럼 2번요건. 한겨레는 아마도 진실이라 믿었을 것이다. 그런데 한겨레는 정준길의 협박이 진실이라고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를 어디서 마련했을까?

지금까지 기사에서 나타나온 것을 바탕으로 한겨레가 정준길이 그 택시기사의 택시 안에서 금태섭에게 안철수 불출마 협박을 했다고 믿게된 이유를 추정해보면, 

1. 새누리당은 과거 한나라당 시절에 불법사찰을 한적이 있다. 안철수는 고매한 사람이고 금태섭은 고매한 사람을 위해서 일하는 사람이다. 
2. 금태섭이 "정준길은 불출마협박을 했다"고 주장했다. 택시기사도 정준길이 불출마협박을 하는 것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것 외에 또 있을까? 나로서는 찾을 수 없다..

1번은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될 수 없다. 예전에 불법을 했다고해서 지금도 불법을 했다고 보는 것은 근거 없는 비약이다. 고매한 사람의 말이라서 믿었다고 하는 것도 넌센스.

2번도 상당한 이유가 될 수 없다. 금태섭의 주장은 근거가 되는 사실 자료가 전혀 없는 allegation이기 때문이다. 정준길이 협박을 했는지 뭐를 했는지 판단할 자료가 없다. 금태섭은 대화내용을 메모지에 적어 놓은 것이 있다고 하는데 그것도 판단할 자료가 되지 못한다. 팩트가 전혀 없다.

택시기사의 주장도 마찬가지로 allegation이다. 택시 내의 블랙박스에 음성이 녹취된 것이 있으면 판단할 자료가 될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택시 내에 블랙박스에 음성녹취기능을 작동시키면 벌금3천만원 형에 처해지기 때문에 블랙박스에 대화내용이 녹취되어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결국 알 수 없다. 택시기사는 팩트가 전혀 없이 사실을 주장하고 있을 뿐이다.

혹자는 이런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무슨 증거가 있길래 정준길이 자가용으로 이동했다는 정준길의 주장을 믿을 것이며, 무슨 증거가 있길래 정준길이 그 택시기사의 택시를 타면서 금태섭에게 협박투로 말했다는 금태섭과 택시기사의 주장을 믿을 것이냐 이 말이다. 

이 문제는 이렇게 해결된다. 원래 유책을 주장하는 쪽에서 먼저 증거를 대야 한다. 그리고 사실에 기반해서 근거를 가지고 주장읗 해야하고... 근거는 직접적인 근거 사실을 제시해야한다. 그러나 직접적인 근거 사실이 없을 경우에는 간접적인 근거 사실을 여러개 모아서 그 축적된 간접 근거 사실을 바탕으로 직접적인 근거 사실로 쓴다.

정준길이 자기 자가용으로 이동했다는 주장에 대한 근거를 대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유책을 주장하고 있는 금태섭과 택시기사는 정이 협박을 했다는 주장에 대한 근거를 대야 한다. 금태섭 쪽에서 '정준길은 그 시간에 자가용을 타지 않았다'는 간접 사실, 근거들을 제시해야 한다는 말이다.

자. 이렇게 정준길이 협박을 했는지 안했는지를 판단할 근거가 되는 팩트가 없는데... 도대체 한겨레가 정준길이 협박을 했다는 것을 믿을만한 이유를 가지고 있었는지를 어떻게 확인할 수 있으며, 한겨레가 그 이유를 심도깊게 고민했다는 증거를 어디서 찾을까?

피디수첩사건 등에서 허위보도에 대해 면책하고 무죄판결을 낼린 이유는 언론사가 보도를 함에 있어서 나름대로 주의를 기울였고 팩트를 적시해가면서 보도를 했기 때문이다. 그 적시과정에서 과장이나 오류가 생긴 것인데 이는 앞서 말한 표현의 자유의 원리 때문에 면책이 되고 무죄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택시기사 제보 기사는 팩트가 아예 없다. 물론 다른 팩트는 있다. 택시기사가 자신의 택시 안에서 정준길이 금태섭에세 협박전화하는 것을 들었다고 제보했다는 팩트는 있다.

그런데 이건 정준길이 협박전화를 했다는 팩트는 아니다. 정준길이 협박전화를 했는지 안했는지 판단할 사실자료가 전혀 없다. 팩트가 없는데 도대체 한겨레는 이번 기사에서 사실확인을 위해 어떤 주의의무를 기울였으며 어떠한 이유를 들이댔을까? 

생각을 해보자. 공익에 관한 사항은 인정되는데 누가 주장만 하면 그 어떤 사실자료도 없는 상황에서 그의 사실주장을 보도해준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 언론은 엉망이 된다. 

택시기사의 사실주장을 보도한 이번 기사는 진실을 향한 단서로서 의미가 있다고 하는 이가 있는데. 그렇지 않다. 단서가 없다. 팩트가 없이 일방적으로 정준길의 협박이 사실인 것처럼 주장하고 있는데 그게 어떻게 단서가 되는가? 

안철수 진영논리를 고수하는 자들에게 진실을 파내기 위한 동기가 되어줄 수 있겠지만 단서가 되는 건 아니다. 진실을 향한 단서는 다른 제대로된 보도에서나 있을 수 있지. 그런 점에서 이번 사건을 더 지켜볼 여지가 있다고 말할 수는 있지만 이번의 택시기사 제보 보도건은 불법이다.


ps : 정-금 공방의 진실을 알기 위해서는 정-금 사이에 나왔던 대화가 객관적으로 인지할 수 있도록 존재해야 한다.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 이상 정-금 협박설 공방의 진실이 밝혀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혹시 금태섭이 '정준길이 협박을 했다'고 확실히 믿고 있다면, 일단 금태섭은 안철수측근에서 빠진 상태에서 혼자 믿든가... 진실이 밝혀질 가능성이 희박한 이 사안을 끌고 가면 안철수에게 피해가 심각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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