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어떤 사람의 역사적사건이나 사회적이슈에 대한 발언 한마디로도 그 사람의 거의 전부를 파악할 수 있는 경우가 있죠. 가령 "김대중은 XX다" 혹은 "박정희는 XX다" 라는 발언 하나로도 그 사람의 평소 이념과 가치관에 대해서 대략적인 견적이 나오는 것이죠.

박근혜가 인혁당 살해사건에 대한 본인의 생각들을 쏟아내고 있는데, 견적이 나오네요. "그런 빨갱이들을 사형시킨 것은 정당한 조치일 수 있다" 뭐 그런거죠. 제 생각에는 본인이 대선에 출마한 이유가 그저 박정희의 복권이 아니라 스스로 '박정희2' 가 되고 싶어한다는 추론밖에는 나오지를 않습니다. 게다가 "100% 대한민국" 이라니. '100% 대한민국'이란 모든 사회적 약자까지 끌어안지 않는 이상 달성할 수 없는 목표이고, 박근혜가 그럴리가 없죠. 아가리 닥치게 하겠다라는 무시무시한 협박에 다름아닙니다. 

예상대로 보수우파들은 "인혁당은 조작된 것이 아니고, 죽여 마땅한 빨갱이들이 맞았다"는 논리로 박근혜를 지원사격하며 총공세를 개시했군요. 노태우도 아니고 전두환도 아니고 박정희2라니. 그래도 전두환때는 화염 병이라도 던질 수 있었는데.

얼마전에 제가 "박근혜라고해도 87년 체제를 무효화시키고 거스를 수는 없을 것이다"라고 했던 발언을 취소하겠습니다. 김종인을 영입하고 경제민주화 아젠다를 싹쓸이하는 모습에 '흑묘백묘'의 마음으로 개과천선을 기대하기도 했는데, 현신한 박정희2를 다시 구경하느니 차라리 이건희를 견디겠습니다.

그런데 박근혜를 피하려니 안철수나 문재인같은 똥덩어리들이 얼굴을 내미는 것이 대략 낭패. 박원순은 그래도 눈 질끈 감고 찍어줄 수 있었는데, 얘네들은 당체 그럴 수도 없을 것 같네요. 어느분처럼 홍세화씨가 대선에 나온다면 투표장가서 찍어주고, 아니면 아침일찍 얼음낚시나 가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