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례행사처럼 조선일보가 대박 한 건을 또 터뜨렸다. 엉뚱한 사람의 사진을 나주 어린이 성폭행범이라며 1면에 실었다. 비평가들은 오보라며 일제히 조선일보를 비난했는데, 이런 오보가 한두 번도 아니고 실수로 인한 사고라고 보기엔 뭔가 미심쩍다. 내 판단으론 이런 오보는 고의성이 짙은 사고다.


조선일보는 질은 찌라시 수준이지만 마케팅면에서는 최고의 신문이다. 황색언론 중에서는 최고를 달린다. 조선일보는 평균수준의 독자들이 어떤 신문을 원하는지 가장 잘 알고 있고 그걸 가장 잘 실천하는 신문이다. 지면은 깊이는 없지만 여러 독자층의 구미를 당기는 잡다하고 선정적인 기사들로 채워진다.


나주 어린이성폭행 사건도 신문 중에서 가장 선정적으로 보도했다. 피의자의 사진과 피해자의 집 사진과 항공지도까지 자세히 보도했다. 심각한 어린이 성폭행 사건을 헐리우드 영화처럼 흥미진진하게 상품화 한 것이다.


이번 오보사건으로 조선일보 구독을 해지하는 독자들이 생길까? 전혀 아니다. 조선일보를 구독하는 수준의 독자들이라면 오보라도 그런 선정적 기사를 보고 싶어 한다. 그리고 조선일보는 그런 독자들의 욕구를 너무나 잘 안다. 그래서 흥미진진한 범인의 사진을 생략하는 밋밋함 보다는 차라리 엉뚱한 사진이라도 싣는 선정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오보는 실수라기보다는 조선일보의 마케팅 전략에서 나오는 관행이며, 법적으로 말하면 미필적 고의의 사고가 되는 것이다.


이런 황색신문들은 필요하면 기사를 창작하기도 한다. 예전의 <썬서(선데이 서울)>처럼. 썬서의 기사들은 태반이 창작된 기사들이었다. 그래도 그걸 문제 삼는 썬서 독자들은 하나도 없었다. 썬서의 독자들에게는 그런 선정성을 맛보는 게 목적이지 기사의 사실여부는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조선일보는 아니지만 어제 그런 기사 하나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헤럴드경제라는 소위 ‘듣보잡’ 신문이 안철수 측근의 말이라며 안철수는 당적 없이 대선에 출마할 것이며 당선 후에도 당을 안 만들고 국정을 운영하기로 이미 결정했다는 기사였다. 그 기사가 나간 후 안철수 측에선 사실무근이라고 부정하였다. 그 헤럴드경제의 기사는 기자가 창작했거나, 안철수와 상당히 거리가 있는 사람을 기자가 측근으로 포장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것들이 황색언론의 수법인데, 독자들은 속으면서도 선정성을 즐기기 때문에 마케팅 면에서는 상당한 역할을 한다. 조선일보의 생존력도 이런 마케팅에서 나온다. 실상이 이렇기 때문에 황색언론은 즐기긴 해도 신뢰를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