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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어쨌든 성범죄의 규모와 실태가 워낙 심각하기에, 효과라도 확실하다면 극렬 반대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성범죄의 원인이 성별 권력관계의 불균형 때문이지, 남성호르몬 과다로 인한 생리현상이 아니라는 점에 있다. ‘화학적 거세’는 진짜 문제로부터 주의를 분산시키는, 이 경우에는 질 나쁜 맥거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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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범죄와 마찬가지로 성범죄도 사회적 대책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완전한 근절은 불가능하다. 맞다. 하지만, 그러니까 우선 ‘화학적 거세’라도 하고 보자? 진실은 그 반대다. 해결 방법 중 하나라는 ‘화학적 거세’의 사고방식이 바로 문제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원인을 대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의혹은 또 있다. 성범죄자에 대한 가부장제 사회의 지나친 도덕적 낙인(변태, 괴물 등)과 ‘참지 못하는 그들’에 대한 경멸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거의 모든 통계조사에서 성범죄자에 대한 강력 처벌을 주장하는 입장은 여성보다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다.남성 문화는 왜 이토록 성범죄가 아니라 성범죄‘자’를 혐오할까. “나는 아니다”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아닐까. 성범죄의 원인은 일상의 성차별, 성역할 구조인데, 이를 수용하게 되면 모든 남성은 피곤해진다. 남성은 잠재적 피고인이 되지 않기 위해 기존의 여성관, 세계관 자체를 수정해야 한다.

그러나 소수 ‘변태’의 문제로 축소하면 성범죄는 남성 문화의 결과가 아니라 특수화, 엽기화된다. 그럴수록 여성들은 밤거리나 여행에서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등 스스로를 통제해야 한다. 반대로 국가와 사회를 통치하는 ‘안 걸린’ 남성들은 사회적 약자를 제대로 보호하지도 못하면서 보호자, 시혜자, 감시자의 지위를 획득하게 된다. 이것이 ‘화학적 거세’의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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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정희진의 주장의 핵심을 줄친부분으로 요약합니다.
-문제의 본질은 남녀권력의 불균형이 원인이라는것인데, 화학적거세는 이런 문제의 본질을 덮으려는 남성들의 치졸함, 혹은 무지에서 나온것이다-
라는거죠

뭐 남녀권력의 불균형이 성범죄의 여러원인중 하나일거라는 주장에 딱히 핏대를 세우고 반대할 생각은 없습니다.
본글에서는 근거가 빈약하긴하지만 그것은 지면의 한계때문이었을것이라고 보고, 
깊게 따져보지않아도 일면 그런부분이 있을거라고 생각이 들기는 하거든요

문제는 정희진이 '그것이 모든문제의 유일한 근원'인것처럼 주장하고
더나아가 화학적거세를 '남자들이 남녀권력의 불평등을 외면하기위해' 사용하는 전술인양 폄하하죠


그래서 언뜻드는 생각이 뭐냐면
노동자의 상황을 개선하기위해 어떤 노사정협의를 하려는 사람들보고
'자본주의자체가 문제'인데 그러한 자본주의자체의 문제를 외면하고 덮어두기위해 사용하는 전술 이라고 얘기하는것과 뭐가 다른가 하는거죠

그래서 도대체 어쩌자는거죠?
자본주의 뒤집기전까지 그런짓은 '본질을 덮고 자본주의의 생명만 연장시키는짓'이니 하지말아야하고
남녀평등이루기전까지 그런짓은 '본질을 덮고 남녀권력불평등의 생명만 연장시키는짓'이니 하지말아야할까요?

물론 정희진이 본문에서
"성범죄도 사회적 대책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완전한 근절은 불가능하다. 맞다."라고 이야기를 하고있긴합니다.
하지만 이건 "화학적거세주장은 남녀권력불평등을 숨기려는 남자들의 전술"이라고 주장하기위해 잠깐 밑밥용도로 쓰인수준입니다.
전체적으로는 "남녀권력불평등을 해결하지않고 이게 될거라고 생각해? 화학적거세? 무지하거나 게으른 남자놈들의 전술일 뿐이지! 모든건 남녀불평등에서 시작했고 그것에서 종결되야해!!"
이렇게밖에 안들리거든요


안식일에는 무너진벽에 깔린사람도 함부로 구하면 안된다는 그 답답한 제사장들이 생각나는건 왜일까요?
제사장들이야 민초들과 달리 안식일이 아니어도 일주일중에 쉬는날 많으니 딱히 안식일의 휴식이 절실하진 않았을겁니다.
고로 그들에게 안식일은 '휴식'이 아니라 '율법'의 의미가 더 클수밖에없죠

예수왈 '얌마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 있냐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있지'


저는 정희진의 글에서 '절실함'은 안보이고 '율법'만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