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내가 인용한 은주시청합기(1667년)의 기록을 봅시다

自子至卯、無可往地、戍亥間行二日一夜有松島、又一日程有竹島 (송도까지는 이틀 반, 거기서 죽도까지는 하루...)
(여행한 후의 기록임)


일본에서 송도(독도) 그리고 죽도(울릉도)까지 여행을 했을 경우 독도에서 울릉도까지 하루가 걸린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거꾸로 울릉도에서 독도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요?


 

아래 그림은 대한민국 국립해양조사원이 작성한 울릉도와 독도 주변의 해류의 흐름도입니다. 이 흐름도를 보면 독도-->울릉도에서 올 때 걸리는 시간이 울릉도-->독도로 가는 시간보다 시간이 더 많이 걸릴 것이다...라는 것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지금처럼 동력선이 아니라 돛단배인 경우에는 해류의 방향이 배의 속도를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즉, 일본기록인 은주시청합기 기록을 기준으로 하면 울릉도에서 독도 가는 시간은 하루가 안걸릴 수도 있습니다.

울릉도-독도 해류.gif


결국, 걸리는 시간은 뱃길을 잘 아는 사람일수록 단축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사실은 안용복 관련 기록이나 은주시청합기의 기록에서 사용되었을 군함인 경우에도 마찬가지여서 결국 '배의 종류'보다는 '뱃길을 얼마나 아느냐'에 따라 걸리는 시간이 단축이 되겠죠.


사실 상세히 기록하려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니까 그 중 두가지만 간단히 기술하죠.


 

첫번째는 이미 설명드렸던 것처럼 울릉도 및 독도의 지리는 당시 군부대보다는 어부들이 더 잘 알았을 것이라는 점이죠. 문제는 당시 어부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문자로 기록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문자를 모르니까. 그러니 당시에는 꽤 비싸고 사기도 힘든 종이들을 구해 지도같은 것을 그리지도 않았을겁니다. 아니, 오히려 자신만이 아는게 '고기를 잡아 더 비싼값에 파는데 유리'하므로 자신이 아는 뱃길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죠. 고려청자 제작기법이 후대에 알려지지 않은 이유에 대한 주장들 중 하나와 비슷하죠.

 

그러나 제한적으로는 '구전'이 되었을겁니다. 그런 '구전'의 과정에서 일부는 부풀려지고 또한 일부는 잘못전달되고 그랬을겁니다.

그런데 지도들 대부분이 직접 답사가 아닌 자료들에 의하여 그려졌고 울릉도 같은 경우는 뱃사공들의 '경험'에 의하여 전달되어 그려졌을 가능성이 크죠.





두번째는 새로운 길을 갈 때입니다. 내가 읽은 기억에 의하면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사람이 새로운 길을 가다가 갈림길에 도착하고 왼쪽길, 오른쪽길 어느 쪽이나 미지의 길이라면 오른쪽을 택한다"


 

울릉도에서 독도를 갈 때, 뱃길을 아는 사람은 당연히 울릉도 남쪽으로 갔겠지만 뱃길을 모르는 경우 대풍헌에서 울릉도 위쪽(왼쪽길)과 울릉도 아래쪽(오른쪽길)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면 대부분 울릉도 아래쪽(오른쪽길)을 택할 것입니다. 결국, 죽도는 누군가 처음에 발견되었을지 모르지만 경로로 선택되는 빈도수가 적어지면서 구전 과정에서 존재가 사라졌을수도 있습니다. 박석창의 경우에도 다음과 같은 추론이 가능합니다.


 

1) 울릉도는 갠날이 일년 중 40여일 밖에 안된다(이미 제가 언급한 내용)

2) 비온 날에 선인봉 정상에서는 죽도가 보이지 않는다(제가 사진으로 거증한 내용)

3) 저동에 비석을 세운 박석창은 죽도를 보지 못했다. 왜? 저동에서는 죽도가 보이지 않으므로

4) 따라서 해장죽전에서 죽도는 안그려질 가능성이 크다.


 

반면에 독도는 그려넣었을 수 있습니다. 당시 지도제작의 기술을 판단한다면(지금 시점으로 해장죽전에서 축척이라는 개념은 거의 없습니다) 독도와의 거리는 지도제작자에게 크게 고려대상이 되지 못했을겁니다. 더우기 직접 울릉도를 답사한 박석창이 지도를 직접 그리지는 않았을 것이고 부하들 또는 지도제작에 능한 사람이 그렸을겁니다.

 

그 때 독도는 박석창이 직접 답사한 경험 또는 위에 언급한 구전에 의하여 그려넣어졌을 것이라는 점입니다.(아, 머리 나쁜 분들을 위해 이야기하자면 나는 어느 쪽도 '모르겠다'입니다. 단지, 주장된 것들 중에서 틀린 것만을 골라 주장들에서 제외하는 축자대입법이라고 하던가? 하여간 그런 것입니다. 그러니 이제는 신물이 넘어오기까지 하는 그 허수아비치기 오류는 그만~!)


 

문제는 돛단배에서 대풍감에서 죽도로 가는 시간과 독도로 가는 시간을 비교하면 죽도로 가는 시간이 더 걸렸을수도 있습니다. 특히, 박석창이 울릉도를 답사할 때는 군함으로 갔을 것이고 그렇다면 뱃길을 잘 아는 누군가가 같이 갔을 확률을 생각한다면 그런 경우 해장죽전에서 죽도가 빠지고 독도가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뭐, 이 것은 하나의 가능성인데 좀더 정밀하게 묘사한다면 제 글에서 언급한 것들의 사실구현 가능성보다는 높아지겠죠. 제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점은 딱 한가지입니다.


 

"독도 논쟁은 문화논쟁이지 역사논쟁이 아니다"


 

문구에 집착하여 본질을 놓치는 것은 한국 기독교(개신교+천주교) 근본주의자들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고문헌의 문구해석에 집착하는 것................ 뭐, 이건 기독교 근본주의자들 논쟁을 보는 것 같아 참 답답합니다. 뭐, 그래도 그런 '답답한 논쟁'을 지켜보면서 저도 배운 것과 느낀 것이 있으니 저의 답답함과는 관계없이 논쟁이 유의미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아래는 돛단배로 가면 죽도까지 가는데 독도보다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는 이유를 해도와 함께 간략하게 계산해 넣었습니다. 독도 논쟁이 '문화논쟁'이라는 저의 말을 이해하시는 분들이라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가능성이 있다'고 이해하실테니 상세 설명은 생략합니다.


 

지도 거리 계산.gif






추가 : 자료를 다시 검색해보니 해안선 길이 56.5km라고 되어 있네요. 해안선에 바짝 붙어서 배를 젓지는 않을 것이니까 제가 계산한 울릉도 둘레길이 62.8KM는 '타당성이 있다'라고 보여지고 진실이 어디에 있던 제가 계산한 것은 '맞다'고 보여집니다. 단, 3번항과 4번항의 길이 수치에 대하여 틀릴수도 있는데 (추측의 근거로서의)대세에는 영향이 없다..........가 제 판단입니다.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