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ner님이 예상한 안철수의 BW 주가조작은 지난 대선 때의 이명박의 BBK정도의 찻잔 속의 태풍일 것이라는 예상에 저도 동의합니다. 일단, 봐야지요. TV조선에서 보도했고 곧 신문지상에서도 보도할테니까 그 이후의 여론조사를 보면 알겁니다. 한겨레 기사입니다.


 

[한겨레] 돌이켜보면 2007년 대선도 비슷했다. 이명박 후보에 대해 비비케이(BBK) 사건을 포함해 치명적 의혹이 제기되었을 때도 이명박 후보 지지율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국민들은 그의 도덕적 흠결을 알면서도 개의치 않고 지지하는 기현상이 일어났다. 최근 불거진 안철수 룸살롱 사건도 비슷하다. 안철수의 도덕적 자질에 대해 다양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지만 그 의혹의 진위와 무관하게 대중들은 별로 관심이 없는 듯하다. 2002년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의 아들 병역비리 의혹이 선거 판세에 큰 영향을 미쳤던 것과 다른 흐름이다. 2007년에 이어 ‘묻지마’ 민심이 2012년 대선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2007년 대선과 2012년 대선의 ‘묻지마 민심’은 어떤 점에서 비슷하며 또 다른가? ‘묻지마 민심’에는 그 시대 대중들의 강력한 요구와 욕망이 담겨 있다. 2007년 대선은 무능한 노무현 정부에 대한 반감과 성공, 부자에 대한 욕망이 이명박 지지로 나타났다. 그리고 2012년 대선은 생존을 위한 아우성 속에 최소한의 공정성과 공존이 보장되는 사회에 대한 열망이 안철수 현상을 형성하고 있다.



2007년 대선의 이명박에 대한 ‘묻지마 민심’이 개인의 이기적 욕망으로 견고한 성채를 형성했다면, 현재의 안철수에 대한 ‘묻지마 민심’은 가치지향적이고 사회를 향해 열려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때로는 사회적 가치를 지향하는 힘이 개인의 욕망보다 세다. 그 사회적 가치가 개인의 생존 문제와 연관되어 있을 때는 특히 그러하다.



2007년 ‘묻지마 민심’을 이끈 것은 주류 중산층이었다. 당시 역대 최저 투표율이 말해주듯 비주류는 대선에서 자의 반 타의 반 퇴장했다. 반면 2012년의 ‘묻지마 민심’에는 비주류의 분노가 강하게 투영되어 있다. 이들은 선거에 대한 관심도 높고, 요구도 절박하다. 비주류의 절박한 생존 욕망이 현재의 안철수 현상을 떠받치고 있기에 안철수에 대한 도덕적 공격에도 불구하고 ‘묻지마 지지’가 지속되고 있다.


역대 대선에서 정당에 기반하지 않는 제3후보들은 초반에 높은 인기를 얻다가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지지도 거품이 꺼졌다. 하지만 안철수 현상은 대선이 다가오면서 더 강력한 태풍이 되고 있다. 태풍이 수증기와 열에 의해 만들어지듯이 안철수 현상은 안철수 자신이 아니라 시대적 상황과 뜨거운 민심이 빚어낸 현상이다. 안철수 대통령이 탄생하든 그렇지 않든 안철수 현상으로 대변되는 비주류의 욕망과 에너지는 분출되어야만 한다.


정치학자 등 정치전문가의 상당수는 역사적 경험이나 외국의 사례를 들어 제3후보의 위험성을 역설하고 ‘안철수 불가론’을 편다. 선거에서 표출된 대중의 열망을 담아내려면 정당이라는 그릇이 중요하고 정당을 통해 책임을 물어야 하는데, 제3후보는 적합지 않다는 것이다. 차라리 5년 뒤를 내다보고 장렬히 패배할 준비를 하는 것이 한국 정치에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문제는 정치전문가들의 이런 통찰이 백번 옳다 하더라도 대중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대중들의 절박한 생존 욕망 앞에서, 당신들의 에너지가 그릇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비판하고 막을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민심이 무섭다. 안철수가 무서운 게 아니라 안철수 현상으로 드러난 분노한 민심이 무섭다. 2012년 대선은 인물이 시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시대가 인물을 만드는 선거다. 민심의 방향을 돌리거나 길들이려 해봐야 소용없을 것이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그 민심이 향후 통치의 에너지원이 되고 국정을 견제할 수 있도록 치밀히 준비하는 것이 오히려 대선을 100여일 앞둔 지금 필요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한귀영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 연구위원 hgy421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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