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주제파악을 해야 한다.

 나를 포함해 근래 아크로에서 독도문제에 관한 한마디 이상 거든 사람들치고 이 문제에 관해 자기 나름의 견해와 논리에 자신감을 실어 확언을 할만큼 최소한의 기본소양을 갖춘 사람은 아무도 없었던 것 같다. 여기서 말하는 기본소양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ㄱ) 고전한문으로 씌여진 일차사료를 정확하게 읽어낼 수 있는 고전한문해독능력
  ㄴ) 그 해독능력을 바탕으로 관련사료를 망라까진 못하더라도 이 문제가 거론될 경우 거의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만큼 빈번하게 거론된 주요사료들을 직접 읽어본 경험
  ㄷ) 그리고 이 주요사료에 관해 지금까지 제기된 기존의 설들 중 중요한 설들은 빠짐없이 접해보았을 것.

 이 세 조건 중 단 하나라도 미비하다면, 그 사람은 문외한이며 독도문제, 이를테면 우산도-독도 동일성의 가부 등에 관해 확신에 찬 '단정'을 내리는 일은 삼가해야 할 일이다. 이는 너무나도 상식적인 지적이나, 이 상식을 정면에서 거부하는 무모한 용자들이 아크로에 있다는 것이 비극이라면 비극.

 이 말은 문외한으로서의 의견과 논리를 제기하지 말고 입 다물라는 얘기가 아니다.
 문외한으로서, 자신의 식견과 실력이 무어라 단정적인 확언을 내리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는 말일 뿐이다.




 2. 한국정부 및 관련학자들(및 매체들은)은 일반대중에게 독도영유권논쟁에서 한국측 논리의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지점들을 담백하게 밝혀야 한다.


  내 경험에 비추어 독도영유권논쟁이 매체를 통해 대중에게 알려지는 방식은 대체로 이렇다.

  <이번에 또 무언가 새로운 사료 XX가 발굴되었다. 이는 한국측 주장이 타당함을 증명하는 결정적 근거가 될 것이다.>

 사태가 그렇게 명쾌하게 갈려지면 좋겠지만, 실제로 그런 경우는 극히 드물 것이다. 최근에 새로 밝혀진 사료이건, 혹은 기존에 한국측 주장의 근거로 내세워졌던 사료이건 어느 쪽을 막론하고 일본측이 이에 관해 어떤 반론(혹은 꼬투리라고 해도 좋고)을 펼치고 있는지, 상대측의 논리에 관해 신문-방송을 비롯한 일반매체들은 중립적인 관점에서 상세히 알려줄 필요가 있다. 이는 그 계기가 무엇이건 간에 일본측 주장에 동조하거나 한국측 주장의 신뢰도를 크게 의심하게 된 '독도수정주의자'들이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자료들 몇 가지를 들고 와 (예컨대 고지도 짤방 등) 자료를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능력이 얼마간 떨어지는 순박한 대중들을 현혹시켜 왜뽕맞은 독도수정주의자들을 자가증식시키는 불상사를 방지하기위해서라도 필요한 일이다.

 

 
 3. 지도 및 고지도 몇 개 보고 충격먹은 나머지 왜뽕을 맞고 급기야 '독도수정주의자'가 되어버려, <과거 독도가 한국땅이 결코 아니었다>라는 명제를 일종의 절대적 진리로 간주하고 이후 접하게 되는 모든 추가자료들을 이 명제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비틀어 끼워 맞춰 해석한 뒤, 다시 그 자료들이 <과거 독도가 한국땅이 결코 아니었다>라는 명제를 입증하는 '추가자료'라고 착각하면서 자기확신과정을 되먹임하듯이 반복하며 재증폭시키고 있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최소한의 '회의적 정신'을 유지하라는 말이다.
 예를 들어 보자.
 tanity님이 제시한 문제의 1899년 대한제국 최초의 지리 교과서의 내용 (http://theacro.com/zbxe/?mid=free&search_target=user_id&search_keyword=tanity&document_srl=618540 )

 이런 짤방들 몇 개 보고 '충격'먹은 나머지 왜뽕맞아 독도수정주의자가 되어버리는 사람들, 제법 될게다.
 그러나 한국측 자료에 관해서도 그래야 하듯이 이런 일본측 주장에 유리한 자료를 접할 때에도 최소한의 신중함이 요구된다.

 만약 이 '대한지지'가 당시 경도/위도라는 개념도 아주 낯선 나머지 시간에 쫓겨 '근대적 교재'를 만든답시고 당시 일본측 자료들을 그대로 베끼다시피 한 자료라면 어쩔텐가?  일본위키백과에 이런 말이 있다. 韓国側では大韓地誌の経緯度表示は日本の地理書の内容をそのまま翻訳したからだと駁している。(한국측에선, 대한지지의 경위도 표시는 일본 지리서의 내용을 그대로 번역했기 때문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실제로 그렇다. 링크 참조 (http://gall.dcinside.com/list.php?id=dokdo&no=6953&page=3&bbs= )
 사정이 그와 같다면, 이 '근거'의 위력이 크게 반감됨은 불문가지.
 난 이 자료를 최초에 유포한 사람이 과연 이 사실을 모른채 유포했는지부터가 실로 의심스럽습다. 
 넷상에 떠도는 자료에, 그것이 한국측 자료이건 일본측에 유리한 자료이건 쉽게 낚이지 말라는 얘기다.
 내가 퍼온 디씨 독갤의 어느 글 제목처럼, '균형적 자세를 유지할 최소한의 진중함'이 필요하다.
 더더군다나, 우리같은 문외한들이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