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퍼는 점성술이 반증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Astrology did not pass the test. Astrologers were greatly impressed, and misled, by what they believed to be confirming evidenceso much so that they were quite unimpressed by any unfavourable evidence. Moreover, by making their interpretations and prophecies sufficiently vague they were able to explain away anything that might have been a refutation of the theory had the theory and the prophecies been more precise. In order to escape falsification they destroyed the testability of their theory. It is a typical soothsayer’s trick to predict things so vaguely that the predictions can hardly fail: that they become irrefutable.

(Conjectures and Refutations, 48~49)

 

점성술은 시험에 통과하지 못했다. 점성가들은 자신이 입증 증거로 믿고 있는 것에 깊이 심취했으며 잘못 이끌렸다. 또 그에 못지않게 불리한 증거에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더욱이, 해석과 예언을 아주 모호하게 해서, 그 이론과 예언이 보다 정확했다면 논박되었을 그 어떠한 것도 설명해 넘길 수 있었다. 그들은 반증을 피하기 위해서 그 이론의 시험 가능성을 파기해 버렸다. 모호하게 예측함으로써 그 예측들이 거의 실패할 수 없도록, 따라서 논박될 수 없도록 하는 것은 점쟁이들의 전형적인 술책이다.

(『추측과 논박 1, 83)

 

 

 

잘 찾아보면 포퍼의 말대로 너무나 애매하게 예언해서 도무지 반증할 수 없도록 하는 점성술사를 찾아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대체로 점성술을 다룬 책들의 예언은 그렇게 애매하지 않다. 그리고 그런 예언들을 검증하려는 과학적 시도가 있었다.

 

The former astrologer, and scientist, Geoffrey Deans and psychologist Ivan Kelly conducted a large scale scientific test, involving more than one hundred cognitive, behavioral, physical and other variables, but found no support for astrology. Furthermore, a meta-analysis was conducted pooling 40 studies consisting of 700 astrologers and over 1000 birth charts. Ten of the tests, which had a total of 300 participants, involved subjects picking the correct chart interpretation out of a number of others which were not the astrologically correct chart interpretation (usually 3 to 5 others). When the date and other obvious clues were removed no significant results were found to suggest there was any preferred chart. A further test involved 45 confident astrologers, with an average of 10 years experience and 160 participants (out of an original sample size of 1198 participants) who strongly favoured certain characteristics in the Eysenck Personality Questionnaire to extremes. The astrologers performed much worse than merely basing decisions off the individuals age, and much worse than 45 control subjects who didn't use birth charts at all.

http://en.wikipedia.org/wiki/Astrology

 

 

 

제대로 된 과학적 연구에 따르면 점성술의 예언이 쓸모가 있다는 증거는 없다. 이 정도면 충분히 반증되었다고 봐도 될 것 같다.

 

물론 엄밀한 의미에서 반증된 것은 아니다. 어떤 점성술 책에 12궁도와 성격에 대한 명제들이 있다고 하자. 그 책에 나온 점성술을 검증하기 위해 1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통계학적으로 의미 있는 상관 관계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하자. 그래도 완벽하게 반증된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상관 관계가 매우 미약한데 그런 미약한 상관 관계를 밝힐 만큼 조사가 섬세하지 못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따지면 어떤 약이 어떤 병에 효과가 있다는 명제도 반증 불가능하다. 대규모 임상 실험을 해서 가짜약(placebo)과 그 약 사이에 의미 있는 효과 차이를 발견할 수 없었다 하더라도 그 약에 효과가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매우 미약한 효과를 포착할 만큼 그 연구가 섬세하지 못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과학자들은 이런 수학적 의미의 엄밀한 반증이 아니더라도 만족할 때가 많다.

 

 

 

점성술, 사주팔자, 혈액형 성격론, 점술 등이 사이비 과학인 이유는 그들의 명제가 너무나 애매하기 때문이 아니다. 주된 문제는 그런 것을 믿는 사람들이 통계학적으로 잘 설계되고, 암시 효과 등을 잘 차단한 방식으로 연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리고 잘 설계된 연구로 상당히 잘 반증되어도 개의치 않는다는 점이다. 즉 그들의 문제는 가설을 너무 애매하게 설정하는 점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개판으로 검증한다는 점에 있다.

 

 

 

이덕하

2012-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