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자회견 전문은 많은 비판이 있었다. 일반 대중이 그람시를 아는가?부터, 낯선 개념들이 등장하는 문제들, 문체가 공식적인 기자회견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견들부터, 그리고 제안문 내에 담겨있는 관료화된 조직노동에 대한 비판에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들까지.... 그런데 하나, 의문이 든다.. 
배제된 노동은 실제 조직노동의 부정한 이면 자체가 아닌가? 그 부정적인 - 불안함을 그들이 끌어안지 못한다고 비난하는 것은, 상대방의 호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그것은 두려운 존재 형식이 아닌가? 

물론, 회견문에 담긴 내용에는 전적으로 동의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들 모두가 동의하지는 않을 것이다... 단지, 비정규직 노동 운동이 나아가야할 어떤 입장이 노동 운동의 형식에 더이상 단일한 대오 유지가 불가능하고, 이제는 각자의 독자성을 통해서 연대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이 했다는 점만.... 의의가 있다고 본다... 

....잘되야 될터인데... 


[기자회견문]
2012년 대선, 피할 수 없는 도전
사회연대를 위한 2012년 대선운동’을 제안한다


19세기 말에 태어나 20세기 파시즘 시대의 한복판을 가로지르다 감옥에서 숨진 이탈리아의 혁명가 안토니오 그람시를 우리는 안다. 그는 말했다. 진정한 위기는 낡은 것은 사라졌는데도 새로운 것은 생겨나지 못한다는 바로 그 사실에 있다고. 바로 그 위기가 파시즘을 불러내는 것이라고.

그러나 21세기 초 한국에 살고 있는 우리는 그람시의 그 말을 우울한 심정으로 다시 떠올리며 이렇게 비틀어 말할 수밖에 없다. 지금 한국사회는 낡은 것이 사라지지도 않았고 새로운 것은 생겨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고. 아니 이렇게 말해야 할 것 같다. 낡은 것은 사라지기는커녕 끈질기게 연명하면서 새로운 것의 숨통을 틀어막고 있다고. 

여기서 낡은 것은 보수주의와 자유주의 정치만이 아니다. 낡은 정치의 대안임을 자처해야 할 ‘진보정치’가 오히려 이들 낡은 정치세력들에 의해 사망을 선고받은 현실, 바로 이것이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역설이다. 2013년, 자본주의의 옹호자들조차 세계자본주의를 뒤흔들 세 개의 폭풍(퍼팩트 스톰이라 부르는)이 한꺼번에 불어 닥칠 것을 예고하는 현실 앞에서 진보정치의 주역임을 자처해온 사람들이 ‘아메리카노 커피’ 논쟁이나 연출하는 희비극적 현실. 우리는 이러한 진보정치 역시 사라져야 할 낡은 정치라고 선언한다.

오랫동안 진보운동은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진보정치의 목표로 삼아왔다. 그리고 ‘좋은 시절’이 있었다. 머지않아 ‘민중권력’이 도래할 것 같은 분위기에 젖어있던 그 시절, 정작 민중은 정리해고의 칼바람을 맞고 ‘비정규직’이라는 이름의 ‘배제당한 노동’으로 절반 이상이 전락해가던 현실을 뺀다면. 우리는 정직하게 고백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진보정치에 이들 버림받은 노동은 없었다고. 진보정치는 이들을 배제한 거대 조직노동의 이해를 대변하는 대리정치기구에 불과한 것이었다고. 이것이 진보정치의 한 세대의 귀결이라면, 우리는 선언해야 한다. 역사적 소임을 다한 이 진보정치 역시 새로운 주체형성을 위해 다른 낡은 정치와 함께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져야 한다고.

폭풍 전야. 2012년 12월 대선을 앞둔 이 시기를 이것보다 더 적실히 표현하는 말은 없을 것이다. 1997년 IMF 구조조정기를 맞은 그때와 달리 경제적 파국이 예견되는 현실에서 위기를 진단하는 경제지표상의 차가운 수치들은 등장해도 그 속에서 겪게 될 민중의 고통과 삶의 경계 바깥으로 내몰리는 ‘배제된 자들’의 신음은 고려되지 않는다.  
이들을 위무하는 것은 낡은 정치의 ‘거짓 약속’들이다. 어제(8. 20.)는 84퍼센트의 지지로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이 대통령후보가 되었다. 머지않아 자유주의 야당은 ‘완전국민경선제’로 자신의 후보를 선출할 것이고, 또 한 번 경선과정을 거쳐 ‘착한 CEO’ 안철수 교수와 ‘후보단일화’를 시도할 것이다. 그리고 이들 보수주의-자유주의 정치는 모두 브레이크 없는 고장 난 자본주의를 수리해 안전운행을 하겠다고 약속할 것이다. 

그렇다면 2012년 대선에서 진보정치는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설 것인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오늘 우리는 이 자리에 섰다. 우리 진보신당(창준위)은 지난 4월 총선에서 ‘남겨진 자’들로서 분투했음에도 불구하고 패배했을 뿐더러 우리 또한 낡은 진보정치의 관성을 지니고 있고, 오늘 ‘진보의 죽음’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고 먼저 고백한다. 하지만 감히 말하건대, 우리는 안다. 우리가 어디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지를.

우리는 지난 시기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겨냥한 진보정치가 버린 ‘배제된 노동’으로부터 다시 일어설 것이다. “노동자는 하나다”는 말을 거대 조직노동이 자신들이 버린 ‘배제된 노동’을 향해 외칠 때 그것은 허위이다. 노조가입조차 배제된 버림받은 노동이 조직노동자들을 향해 그렇게 말을 걸기 시작하는 것, 우리는 그것을 새로운 진보좌파운동의 시작이라 부를 것이다.

노동자들은 이미 하나가 아니다. 오늘 우리가 지켜보고 있는 진보정치의 파탄에 근원적 책임이 있는 관료화된 조직노동은 새로운 진보좌파운동을 주도하는 주체가 결코 될 수 없다. 시인 김수영이 노래했듯이, “바람은 예기치 않은 곳에서 불어올 것이다.” 새로운 바람은 ‘노동의 수직적 분업체계’의 가장 밑바닥으로부터 불기 시작해야 한다. 그 바람은 한국사회의 거리와 공장에 이미 불고 있었고, 작년 영도조선소를 향해 달려가던 바람이고, 지금 대한문 앞을 오가는 바람이다. 우리는 이 바람의 이름을 ‘사회적 연대운동’이라 부른다. 또한 그것은 울산의 자동차공장을 점거한 비정규노동자들과 어젯밤 전국 각지에서 밤을 지샌 시민들이 다시 만들어 낼 운동의 이름이다. 

2012년 대선이 지난 날 진보정치가 맞이했던 여느 대선들과 다른 것은 바로 여기에서 연유한다. 민중의 역풍! 경제적 파국이 머지않아 닥쳐올 폭풍 전야, 우리는 아래로부터의 ‘배제된 자들’의 사회연대를 위한 2012년 대선운동의 바람을 불러일으켜 낡은 정치의 망령들에 맞설 것이다.

이 2012년 대선운동은 ‘배제된 노동’이 정치적 주체가 되는 아래로부터의 사회연대운동이며 이 사회적 연대가 새로운 진보좌파정치를 재탄생시키리라는 희망, 우리는 이 희망 하나로 지금과는 다른 인간의 미래를 희구하는 모든 조직과 단체, 개인들의 참여를 호소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선 것이다.

1. 이번 2012년 대선은 흩어진 진보좌파세력들의 연대를 통해 새로운 좌파정당을 탄생시킬 마지막 기회이다. 우리 진보신당은 ‘사회연대를 위한 2012년 대선운동’을 형성하기 위해 정당으로서의 기득권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며, 우리가 지닌 정치적 자산과 경험을 이 ‘2012년 진보좌파 공동 대선운동’에 고스란히 복무시키는 의무만을 수행할 것임을 천명한다. 진보신당은 대선운동의 전 과정에서 진보좌파 공동 대선운동본부의 일원으로서 공동의 결정을 충실히 이행할 것 또한 아울러 약속한다.

2. 진보신당은 자체적으로 대선후보를 선출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다가올 대선에 나설 ‘사회연대후보’를 공동 대선운동기구가 조직하는 민중 선거인단 완전경선으로 선출하자고 제안한다. 아래로부터의 연대를 통한 진보좌파의 공동대응은 한국 진보정치사 초유의 일이며 그 자체로 ‘모험’이라 할 수 있다. 진보신당은 5만이 될지 10만이 될지 모를 민중 참여의 선거인단에 의한 경선의 결과를 전적으로 받아들일 것이며 당의 전력을 다 쏟아 부어 ‘사회연대후보’와 함께 공동 대선운동을 전개해갈 것이다.

3. 이를 위해 우리는 호소하고자 한다. 누구보다 먼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포함한 불안정 노동자들에게. 사회연대를 위한 2012년 대선운동의 주체는 바로 여러분들이라고. 분열된 노동계급의 연대를 위해, 새로운 진보좌파정치의 재탄생을 위해 당신들이 연대의 주체로 먼저 손을 내밀면 안 되는가? 당신들이 주체가 되어 절멸의 위기 앞에선 좌파정치를 재구축하면 안 되는가? 약속한다. 진보신당은 다양한 ‘배제된 자들’의 정치적 주체화 조건을 활짝 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4. 아래로부터의 사회연대를 통한 대선운동이 조직노동자들을 역으로 배제하는 것이라는 주장은 정치적 모함에 해당한다. ‘배제된 노동’은 조직노동자들의 연대의 손길을 언제나 기다려왔다. 2012년 대선운동은 진보정치와 노동운동 안에 존재했던 정파적 이해와 헤게모니 파쟁을 종식시키는 과정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는 다시 꿈꾸어야 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경계만이 아니라 ‘잃어버릴 사슬’조차 없는 이 땅의 가난한 자들 사이에 가로놓인 경계와 장벽을 허물고 이번 대선을 통해 다시 손을 맞잡는 꿈을. 이 꿈의 실현을 위해 민주노총 조합원 노동자들을 포함한 조직노동의 결단을 당부한다. 여러분의 참여가 현장노동의 울타리를 넘어 지식인과 문화예술인은 물론이고 입시와 입사경쟁의 중압에 시달리며 스스로를 ‘잉여’라 부르며 자신을 학대하는 청년학생들을 정치의 공간으로 불러내는 힘이 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5. 우리는 사회연대를 위한 2012년 공동 대선운동을 통해 ‘배제된 노동’은 물론이고 노동 자체를 민주주의 제도의 바깥에 위치 지우려는 협소한 민주주의의 틀을 확장하고 내용까지 변화시켜야 한다. 2008년 미국의 금융 붕괴에 대응하는 미국 양당 정치의 현실을 보면서도 이제 자본주의의 전면적 위기 앞에서 기존의 보수주의-자유주의 정당만이 아니라 과거의 좌파적 정치운동이 대안이 될 수 없음을 확인한 바 있다. 사회연대를 위한 공동 대선운동의 과정은 ‘어떤 민주주의인가?’를 다시 묻는 과정이어야 한다. 이른바 ‘대통령 직선제’를 골간으로 하는 이른바 ‘1987년 체제’로 출현한 허약한 민주주의에 대한 대안적 의제-‘사회진보플랜’을 제출하고 이의 강력한 실현을 촉구하는 ‘운동’이어야 한다.

6. 2012년 대선에서의 타 야당과의 ‘선거연대’는 바로 이같이 가난한 노동자-서민의 고통을 반영하고 이를 해결할 새로운 민주주의적 원칙과 과제의 실현이 그 기준이 될 뿐이다. ‘선거연합’을 전제로 한 ‘진보후보’는 물론이고, 앞으로는 독자적 ‘노동자후보’를 이야기하면서도 뒤로는 힘 있는 야당과의 정치적 교섭을 목적으로 하는 ‘무늬만 독자후보’를 우리는 거절한다. 우리는 녹색-좌파의 출현까지도 포함하여 우리가 연대해야 할 소중한 다른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진보신당은 공동 대선운동의 전 과정에서 ‘선거연대’를 결코 구걸하지 않을 것이다. 자유주의 야당과의 ‘연합정치’를 숙주 삼아 권력 주체의 일부분이 되거나 그것을 자신들의 정치적 생존의 원리로 삼으려 한  진보정치가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우리는 잊지 않을 것이다. 진보좌파정치의 다른 가능성을 몰수하고 새로운 주체형성을 질식시키는 것을 겨냥하여 대선을 권력게임으로 전락시키는 시도에 맞서 우리는 기필코 ‘사회연대를 위한 공동 대선운동’과 ‘사회연대후보’의 출현을 성사시킬 것이다. 

7. 사회연대를 위한 2012년 공동 대선운동이 시작된다면, 우리는 그것이 ‘축제’의 과정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화면 속에 갇힌, 화면 속을 따라다니는 ‘이미지 정치’, ‘대리정치’를 거슬러 오르는 새로운 선거운동을 펼쳐가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생각하면 가슴 설레지 않은가? ‘희망버스’가, 진보신당이 안간힘으로 지속하는 연대버스가, 또한 촛불이, 청소노동자 김순자 후보와 함께 낡은 정치를 쓸어버리겠다고 빗자루를 들고 거리에 나서던 기억이 우리의 가슴 깊이 남아 있는 한 민중의 이 거대한 뿌리로부터 새로운 진보좌파정치는 고개를 내밀게 되지 않겠는가?

길은 끝났다고 생각하는 데서 다시 시작되고, 다 지워졌다고 생각하는 때로부터 다시 보이기 시작한다. 우리는 미리 준비된 어떤 지도도 지니고 있지 않다. 경제적 파국에 대응하고 새로운 진보좌파정당을 탄생시키는 데 있어 마지막 기회가 될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무엇을 주저하고 무엇을 버리지 못하겠는가? 다시 한 번 호소한다. 여러분이 이 공동 대선운동의 주역이 되어주지 않겠느냐고. 이 역사적 모험을 같이 시작하자고.  


2012년 8월 21일
진보신당 창당준비위원회


[기자회견문]
2012년 대선, 피할 수 없는 도전
사회연대를 위한 2012년 대선운동’을 제안한다



19세기 말에 태어나 20세기 파시즘 시대의 한복판을 가로지르다 감옥에서 숨진 이탈리아의 혁명가 안토니오 그람시를 우리는 안다. 그는 말했다. 진정한 위기는 낡은 것은 사라졌는데도 새로운 것은 생겨나지 못한다는 바로 그 사실에 있다고. 바로 그 위기가 파시즘을 불러내는 것이라고.

그러나 21세기 초 한국에 살고 있는 우리는 그람시의 그 말을 우울한 심정으로 다시 떠올리며 이렇게 비틀어 말할 수밖에 없다. 지금 한국사회는 낡은 것이 사라지지도 않았고 새로운 것은 생겨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고. 아니 이렇게 말해야 할 것 같다. 낡은 것은 사라지기는커녕 끈질기게 연명하면서 새로운 것의 숨통을 틀어막고 있다고. 

여기서 낡은 것은 보수주의와 자유주의 정치만이 아니다. 낡은 정치의 대안임을 자처해야 할 ‘진보정치’가 오히려 이들 낡은 정치세력들에 의해 사망을 선고받은 현실, 바로 이것이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역설이다. 2013년, 자본주의의 옹호자들조차 세계자본주의를 뒤흔들 세 개의 폭풍(퍼팩트 스톰이라 부르는)이 한꺼번에 불어 닥칠 것을 예고하는 현실 앞에서 진보정치의 주역임을 자처해온 사람들이 ‘아메리카노 커피’ 논쟁이나 연출하는 희비극적 현실. 우리는 이러한 진보정치 역시 사라져야 할 낡은 정치라고 선언한다.

오랫동안 진보운동은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진보정치의 목표로 삼아왔다. 그리고 ‘좋은 시절’이 있었다. 머지않아 ‘민중권력’이 도래할 것 같은 분위기에 젖어있던 그 시절, 정작 민중은 정리해고의 칼바람을 맞고 ‘비정규직’이라는 이름의 ‘배제당한 노동’으로 절반 이상이 전락해가던 현실을 뺀다면. 우리는 정직하게 고백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진보정치에 이들 버림받은 노동은 없었다고. 진보정치는 이들을 배제한 거대 조직노동의 이해를 대변하는 대리정치기구에 불과한 것이었다고. 이것이 진보정치의 한 세대의 귀결이라면, 우리는 선언해야 한다. 역사적 소임을 다한 이 진보정치 역시 새로운 주체형성을 위해 다른 낡은 정치와 함께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져야 한다고.

폭풍 전야. 2012년 12월 대선을 앞둔 이 시기를 이것보다 더 적실히 표현하는 말은 없을 것이다. 1997년 IMF 구조조정기를 맞은 그때와 달리 경제적 파국이 예견되는 현실에서 위기를 진단하는 경제지표상의 차가운 수치들은 등장해도 그 속에서 겪게 될 민중의 고통과 삶의 경계 바깥으로 내몰리는 ‘배제된 자들’의 신음은 고려되지 않는다.  
이들을 위무하는 것은 낡은 정치의 ‘거짓 약속’들이다. 어제(8. 20.)는 84퍼센트의 지지로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이 대통령후보가 되었다. 머지않아 자유주의 야당은 ‘완전국민경선제’로 자신의 후보를 선출할 것이고, 또 한 번 경선과정을 거쳐 ‘착한 CEO’ 안철수 교수와 ‘후보단일화’를 시도할 것이다. 그리고 이들 보수주의-자유주의 정치는 모두 브레이크 없는 고장 난 자본주의를 수리해 안전운행을 하겠다고 약속할 것이다. 

그렇다면 2012년 대선에서 진보정치는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설 것인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오늘 우리는 이 자리에 섰다. 우리 진보신당(창준위)은 지난 4월 총선에서 ‘남겨진 자’들로서 분투했음에도 불구하고 패배했을 뿐더러 우리 또한 낡은 진보정치의 관성을 지니고 있고, 오늘 ‘진보의 죽음’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고 먼저 고백한다. 하지만 감히 말하건대, 우리는 안다. 우리가 어디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지를.

우리는 지난 시기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겨냥한 진보정치가 버린 ‘배제된 노동’으로부터 다시 일어설 것이다. “노동자는 하나다”는 말을 거대 조직노동이 자신들이 버린 ‘배제된 노동’을 향해 외칠 때 그것은 허위이다. 노조가입조차 배제된 버림받은 노동이 조직노동자들을 향해 그렇게 말을 걸기 시작하는 것, 우리는 그것을 새로운 진보좌파운동의 시작이라 부를 것이다.

노동자들은 이미 하나가 아니다. 오늘 우리가 지켜보고 있는 진보정치의 파탄에 근원적 책임이 있는 관료화된 조직노동은 새로운 진보좌파운동을 주도하는 주체가 결코 될 수 없다. 시인 김수영이 노래했듯이, “바람은 예기치 않은 곳에서 불어올 것이다.” 새로운 바람은 ‘노동의 수직적 분업체계’의 가장 밑바닥으로부터 불기 시작해야 한다. 그 바람은 한국사회의 거리와 공장에 이미 불고 있었고, 작년 영도조선소를 향해 달려가던 바람이고, 지금 대한문 앞을 오가는 바람이다. 우리는 이 바람의 이름을 ‘사회적 연대운동’이라 부른다. 또한 그것은 울산의 자동차공장을 점거한 비정규노동자들과 어젯밤 전국 각지에서 밤을 지샌 시민들이 다시 만들어 낼 운동의 이름이다. 

2012년 대선이 지난 날 진보정치가 맞이했던 여느 대선들과 다른 것은 바로 여기에서 연유한다. 민중의 역풍! 경제적 파국이 머지않아 닥쳐올 폭풍 전야, 우리는 아래로부터의 ‘배제된 자들’의 사회연대를 위한 2012년 대선운동의 바람을 불러일으켜 낡은 정치의 망령들에 맞설 것이다.

이 2012년 대선운동은 ‘배제된 노동’이 정치적 주체가 되는 아래로부터의 사회연대운동이며 이 사회적 연대가 새로운 진보좌파정치를 재탄생시키리라는 희망, 우리는 이 희망 하나로 지금과는 다른 인간의 미래를 희구하는 모든 조직과 단체, 개인들의 참여를 호소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선 것이다.

1. 이번 2012년 대선은 흩어진 진보좌파세력들의 연대를 통해 새로운 좌파정당을 탄생시킬 마지막 기회이다. 우리 진보신당은 ‘사회연대를 위한 2012년 대선운동’을 형성하기 위해 정당으로서의 기득권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며, 우리가 지닌 정치적 자산과 경험을 이 ‘2012년 진보좌파 공동 대선운동’에 고스란히 복무시키는 의무만을 수행할 것임을 천명한다. 진보신당은 대선운동의 전 과정에서 진보좌파 공동 대선운동본부의 일원으로서 공동의 결정을 충실히 이행할 것 또한 아울러 약속한다.

2. 진보신당은 자체적으로 대선후보를 선출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다가올 대선에 나설 ‘사회연대후보’를 공동 대선운동기구가 조직하는 민중 선거인단 완전경선으로 선출하자고 제안한다. 아래로부터의 연대를 통한 진보좌파의 공동대응은 한국 진보정치사 초유의 일이며 그 자체로 ‘모험’이라 할 수 있다. 진보신당은 5만이 될지 10만이 될지 모를 민중 참여의 선거인단에 의한 경선의 결과를 전적으로 받아들일 것이며 당의 전력을 다 쏟아 부어 ‘사회연대후보’와 함께 공동 대선운동을 전개해갈 것이다.

3. 이를 위해 우리는 호소하고자 한다. 누구보다 먼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포함한 불안정 노동자들에게. 사회연대를 위한 2012년 대선운동의 주체는 바로 여러분들이라고. 분열된 노동계급의 연대를 위해, 새로운 진보좌파정치의 재탄생을 위해 당신들이 연대의 주체로 먼저 손을 내밀면 안 되는가? 당신들이 주체가 되어 절멸의 위기 앞에선 좌파정치를 재구축하면 안 되는가? 약속한다. 진보신당은 다양한 ‘배제된 자들’의 정치적 주체화 조건을 활짝 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4. 아래로부터의 사회연대를 통한 대선운동이 조직노동자들을 역으로 배제하는 것이라는 주장은 정치적 모함에 해당한다. ‘배제된 노동’은 조직노동자들의 연대의 손길을 언제나 기다려왔다. 2012년 대선운동은 진보정치와 노동운동 안에 존재했던 정파적 이해와 헤게모니 파쟁을 종식시키는 과정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는 다시 꿈꾸어야 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경계만이 아니라 ‘잃어버릴 사슬’조차 없는 이 땅의 가난한 자들 사이에 가로놓인 경계와 장벽을 허물고 이번 대선을 통해 다시 손을 맞잡는 꿈을. 이 꿈의 실현을 위해 민주노총 조합원 노동자들을 포함한 조직노동의 결단을 당부한다. 여러분의 참여가 현장노동의 울타리를 넘어 지식인과 문화예술인은 물론이고 입시와 입사경쟁의 중압에 시달리며 스스로를 ‘잉여’라 부르며 자신을 학대하는 청년학생들을 정치의 공간으로 불러내는 힘이 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5. 우리는 사회연대를 위한 2012년 공동 대선운동을 통해 ‘배제된 노동’은 물론이고 노동 자체를 민주주의 제도의 바깥에 위치 지우려는 협소한 민주주의의 틀을 확장하고 내용까지 변화시켜야 한다. 2008년 미국의 금융 붕괴에 대응하는 미국 양당 정치의 현실을 보면서도 이제 자본주의의 전면적 위기 앞에서 기존의 보수주의-자유주의 정당만이 아니라 과거의 좌파적 정치운동이 대안이 될 수 없음을 확인한 바 있다. 사회연대를 위한 공동 대선운동의 과정은 ‘어떤 민주주의인가?’를 다시 묻는 과정이어야 한다. 이른바 ‘대통령 직선제’를 골간으로 하는 이른바 ‘1987년 체제’로 출현한 허약한 민주주의에 대한 대안적 의제-‘사회진보플랜’을 제출하고 이의 강력한 실현을 촉구하는 ‘운동’이어야 한다.

6. 2012년 대선에서의 타 야당과의 ‘선거연대’는 바로 이같이 가난한 노동자-서민의 고통을 반영하고 이를 해결할 새로운 민주주의적 원칙과 과제의 실현이 그 기준이 될 뿐이다. ‘선거연합’을 전제로 한 ‘진보후보’는 물론이고, 앞으로는 독자적 ‘노동자후보’를 이야기하면서도 뒤로는 힘 있는 야당과의 정치적 교섭을 목적으로 하는 ‘무늬만 독자후보’를 우리는 거절한다. 우리는 녹색-좌파의 출현까지도 포함하여 우리가 연대해야 할 소중한 다른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진보신당은 공동 대선운동의 전 과정에서 ‘선거연대’를 결코 구걸하지 않을 것이다. 자유주의 야당과의 ‘연합정치’를 숙주 삼아 권력 주체의 일부분이 되거나 그것을 자신들의 정치적 생존의 원리로 삼으려 한  진보정치가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우리는 잊지 않을 것이다. 진보좌파정치의 다른 가능성을 몰수하고 새로운 주체형성을 질식시키는 것을 겨냥하여 대선을 권력게임으로 전락시키는 시도에 맞서 우리는 기필코 ‘사회연대를 위한 공동 대선운동’과 ‘사회연대후보’의 출현을 성사시킬 것이다. 

7. 사회연대를 위한 2012년 공동 대선운동이 시작된다면, 우리는 그것이 ‘축제’의 과정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화면 속에 갇힌, 화면 속을 따라다니는 ‘이미지 정치’, ‘대리정치’를 거슬러 오르는 새로운 선거운동을 펼쳐가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생각하면 가슴 설레지 않은가? ‘희망버스’가, 진보신당이 안간힘으로 지속하는 연대버스가, 또한 촛불이, 청소노동자 김순자 후보와 함께 낡은 정치를 쓸어버리겠다고 빗자루를 들고 거리에 나서던 기억이 우리의 가슴 깊이 남아 있는 한 민중의 이 거대한 뿌리로부터 새로운 진보좌파정치는 고개를 내밀게 되지 않겠는가?

길은 끝났다고 생각하는 데서 다시 시작되고, 다 지워졌다고 생각하는 때로부터 다시 보이기 시작한다. 우리는 미리 준비된 어떤 지도도 지니고 있지 않다. 경제적 파국에 대응하고 새로운 진보좌파정당을 탄생시키는 데 있어 마지막 기회가 될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무엇을 주저하고 무엇을 버리지 못하겠는가? 다시 한 번 호소한다. 여러분이 이 공동 대선운동의 주역이 되어주지 않겠느냐고. 이 역사적 모험을 같이 시작하자고.  

2012년 8월 21일
진보신당 창당준비위원회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