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이 엮인 아메리카노 논란이 재미있네요. 당대표면 비서가 사다줄 수 있는 것 아닌가요 ? 참 소아병적인 비난 같습니다. 그 사람이 말한 아메리카노란 커피의 정의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게 스타벅스에서 만든 이름 아닌가요 ? 외국 커피점에서도 아메리카노 한잔 이렇게 주문하나요 ? 제 기억에는 그냥 regular one으로 한 것 같은데. 제가 맛 본 국내 아메리카노는 죄다 엉터리 같았습니다. 일단 콩을 세게 볶은 것(강배전이라고 부릅니다.) 자체가 문제가 됩니다. 콩의 수준이 나쁠수록 쎄게 볶습니다. 스타벅스 맛이 그 전형인데요, 커피 고유의 프레쉬한 향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중 가장 나았다고 생각한 것은 대전역사 안에 있는 까페베네.. 그날만 그런지 모르지만 상당한 수준이었습니다. 콩도 제법 좋은 것을 사용한 것 같이 보입니다. 볶은 콩의 외부상태로만 봐도 그렇습니다. 아메리카노를 마시면 뭔가 댄디해보이고 차가운 도시적 삶으로 인식된다는 것이 나름 커피전문가로서 이해가 안됩니다. 마치 삼양라면을 즐겨먹으면 쿨한 도시인으로 보이는 것과 같다고 느껴집니다. 아메리카노는 정말 천하디 천한, 커피 가문으로 친다면, 족보가 없는 듣보잡 커피의 1종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커피는 "콩"이죠. 정말 댄디하다면 아메리카논 대신 "콜롬비아 더블샷"을 주문해서 마셔야죠. ㅎ

 

여유만 되면 생두를 사다가 직접 볶고 갈아서 먹는게, 그게 제일 맛있습니다. 붂는 기계는 작은 게 한 15만원 하는데 사두면 커피값은 빠집니다. 한번 볶으면 약 일주일은 두 사람이 느끈하게 마실 수 있습니다. 볶는 방법이 문제인데 이건 아무리 책에 있어도  경험이 제일입니다.  무슨 비기인것 같이 말하는 고수들이 있는데 그렇게 대단한 기술아닙니다.  재료는 생두하나 밖에 없고 결국 불하고 시간조절인데 뭐 대단한 기술이 그 안에 있겠습니까.  불고기나 김치찌개 보다 훨씬 단순합니다. 집에서 볶아 먹으면 문제가 있습니다. 국내 업체들의 수입생두의 품질이 균일하지 못해서 어떤 A라는 콩 볶은 방법을 기록해두어도 다음에 그 처리법을 써먹을 기회가 거의 없다는 것이죠. 그냥 눈으로 보면서 운7기3 하는 마음으로 볶습니다. 볶은 다음에는 하루 정도 실온에서 밀봉하여 재워둡니다. 갓볶은 커피의... 이런 말은 좀 엉터리입니다. 갓볶은 커피를 갈아보면 좀 썩은 냄새가 납니다. 볶은 과정에서 생두에 박힌 각종 잡냄새를 하루 정도 나오도록 해야 맛있는 커피가 됩니다. 볶은게 기술이지만 집에서 아마추어가 하기에는 한계가 있고요, 가장 쉬운 방법은 좀 쎄게 볶은 콩 1종, 연하게 볶은 콩 1종, 2개를 준비해서 그때 그때 섞어서 사용하는게 나름 방법입니다. 볶을 때 콩이 탁-탁하고 터지는데 1차 크랙, 2차 크랙이 있습니다. 어디까지 볶을지의 기준은 물리적 시간이 아니고 크랙소리와 콩 외부에 기름이 번져나오는 것 기준으로 해야 합니다. 생두를 말리는 방법에 따라서 수분함유가 다르기 때문에 그냥 10분, 15분 이렇게 잡으면 안됩니다. 볶으면서 눈이 빠지게 콩의 겉면을 봐야 합니다. 저는 기름이 살짝 배여나오기 직전까지만 볶습니다. 기름이 많이 나오면 가정에서 산폐되기도 쉬워 보관이 어렵습니다.

 

시중에 캔으로 파는 커피에 사용하는 콩의 최하 수준입죠. 인스탄트에 쓰는 커피는 제일 흔한 로부스타(베트남, 인도네시아에서 많이 생산) 계열이죠. 이런 것을 드립으로 마시지는 못합니다. 캠 커피의 맛을 잘 기억해두시면 그것 기준으로 싼 맛을 평가하면 됩니다. 시중에 파는 커피를 제가 마시지 않는 것은 그 착색된 맛도 맛이거니와, 단맛 때문입니다. 특히 여러 잔을 마셔야 할 경우에는 절대 설탕을 넣어서는 안됩니다. 밤에 그러면 속 다 버립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콩은 모카하라 롱베리.. 근데 제대로 된 콩을 구하기 어렵습니다. 좋은 콩은 북미/유럽으로 입도선매 당해보려서. 구한다해도 그때 그때 마다 품질의 수준이 다릅니다. 어떤 바리스타의 말로는 드립할 때 주전자로 물을 돌리는 방향에 따라서도 맛이 다르다고 하는데, 정말 그런지... 제 입에는 그건 다 뻥 같습니다. 어지간한 콩이면 대부분 제 맛 다 나옵니다. 물 부을때 보다 가는 것, 그라인딩이 더 중요합니다. 어떤 분은 쇠로 된 커피밀은 열 때문에 맛을 망친다고 하는데 그것도 뻥으로 보입니다. 손으로 일초에 10번을 돌리겠습니까 100번을 돌리겠습니까? 입자의 크기가 사실상 커피맛을 가장 좌우하는 요소입니다. 너무 곱게 갈면 시중에 파는 잡류 커피맛이 납니다. 양을 많이 뽑으려면 쎄게 볶아서 아주 곱게 갈면 됩니다. 주로 체인형 업체의 전략이죠. 이러면 온갓 잡스런 맛이 모조리 나와서 코피 고유의 향은 다 사라지죠. 특히 "타는 맛", 우리 동네말로 "화근내"라고 하는 맛이 주류를 이룹니다. 어떤 사람은 이 화근내를 진정한 커피맛으로 오해를 하십니다. 일종의 스타벅스 맛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제 기준으로는 "탄 맛"이 느껴지는 커피는 커피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맡았을 때 약간의 꽃향기나 쵸코렛 냄새가 살짝 나는게 아주 좋은 커피입니다. 아프리카 쪽 일부 생두에서는 흙냄새도 간혹 나는데 보통 말하는 earthy taste라고도 하죠. 저는 이 맛을 싫어합니다. 사람에 따란 신맛의 커피를 선호하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별로. 볶는 정도가 약하면 신맛이 많이 우러납니다. 처음 커피를 탐구하시려면 콜롬비아 계열(엑셀소 이상) 구해서 갈아 마시면 좋습니다. 그 다음에는 모카 계열. 고수가 되려면 각 종별로 하나씩 탐구를 해야 합니다만, 뭐 그럴 필요까지 있을까 싶네요.  커피는 마시는 것이지 "빠지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고 싶네요.

 

커피 마시려면 주위도 좀 조용해야하고 일단 근처에 잡스런 냄새가 없어야 합니다. 커피 사서 밖으로 들고 다니면서 마시는 것 좀 이해가 안됩니다. 시끄러운 커피집도 그렇고. 커피 가는 방, 내리는 방, 마시는 방이 따로 따로면 제대로의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번거로운 별로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입이 점점 고급으로 변하면 삶은 피곤해집니다. 간혹 귀하게 구한 커피라며 고양이 코피인 루왁이니 블루 마운틴, 하와이안 코나..이런 것 사오시는분 계신데, 관광지 가게에서 파는 것은 대부분 95%는 엉터리라고 보시면 됩니다. 열어보면 세월에 찌든 오래된 걸레 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갈아서 화분에 비료로 줍니다. 외국에 가시면 큰 백화점 지하에 커피 볶아서 파는 큰 가게가 있습니다. 그 가게에 가서 한잔 마셔보고 콩을 지정해서 구입하면 좋습니다. 포장된 볶은 콩을 사신다면 선택할 수 있는 종류가 많습니다. 치보, 라바짜, 야콥스니. 저는 그 중에서 <달마이어>를 권합니다. 제 경험으로 볼 때 원두도 제일 안정적이고 상태도 나름 오래갑니다.

 

에스프레소는 잘 모르겠습니다. 기계 사다가 만들어 보았는데 만드는 낭만도 없고, 일단 기압이 업소용 정도되어야 제대로 뽑히는 것 같습니다. 가정용 에스프레소는 비추. 캡술형이나 패드형도 비추. 그 맛은 진짜와 에스프레소와 너무 동떨어져 있습니다. 그런 인스탄트형은 커피기름(보통 크레마라고 불리는)을 억지로 만들어 넣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진짜 에스프레소에서 느껴지는 크레마의 진하고 고소한 맛이 안나오더라고요. 와인도 그렇지만 커피 배우는 제일 좋은 방법은 다른 종 두개를 다른 잔에 담아서 직접 비교해가면서 마셔보면 좋습니다. 커피 많이 알아서 좋은 점은 별로 없는데요, 제가 생두를 사서 볶아서 먹는 이유는 그게 싸기 때문입니다. 고급생두 500g에 15000원 정도합니다. 이 정도면 부부 2 사람이 한달은 충분히 마십니다. (기구가 있다고 가정하고). 특히 밖으로 나갈 때 그렇게 직접 내린 커피를 보온병에 담아가서 마시면 아주 그만입니다. 뚜껑을 열면 주위 사람들의 "킁 킁.. 이게 무슨 커피 ? "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우리나라가 좀 더 더워지면 커피나무도 심어볼까 합니다.  식구들은 커피나무까지 심으려면 차라리 집을 나가라고 그럽니다. 

요즘은 건강때문에 커피대신 맹맹한 감잎차로 버팁니다. 이런 이야기 하니까 ....아.. 커피 마시고 시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