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사전이나 백과 사전 등에서 “소망적 사고”를 어떻게 정의하는지 살펴보자.

 

자신이 사실이었으면 하고 소망하는 것을 현실에 투영하는 것 또는 자신이 믿고 싶은 것을 빈약하게 정당화하는 것(the attribution of reality to what one wishes to be true or the tenuous justification of what one wants to believe)

http://www.merriam-webster.com/dictionary/wishful%20thinking

 

소망적 사고란 증거나 합리성에 호소하는 대신 어떤 것이 상상하기에 기분이 좋으냐에 따라 믿음을 형성하거나 결정을 내리는 것을 말한다(Wishful thinking is the formation of beliefs and making decisions according to what might be pleasing to imagine instead of by appealing to evidence or rationality).

http://en.wikipedia.org/wiki/Wishful_thinking

 

소망적 사고란 사실, 보고, 사건, 지각 등을 실제 증거에 따라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것에 따라 해석하는 것을 말한다(Wishful thinking is interpreting facts, reports, events, perceptions, etc., according to what one would like to be the case rather than according to the actual evidence).

http://www.skepdic.com/wishfulthinking.html

 

심리학에서 “소망적 사고”란 어떤 것이 사실이기를 바라는 욕망(“소망”) 때문에 그것을 믿는 것을 말한다(Psychologically, "wishful thinking" is believing something because of a desire—"wish"—that it be true).

http://www.fallacyfiles.org/wishthnk.html

 

 

 

소망적 사고란 일종의 사고 왜곡 또는 인지 편향 또는 자기 기만이다. 이 때 모든 사고 왜곡이 소망적 사고인 것은 아니다.

 

사고 왜곡이 자신의 소망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쾌락을 주는 방향으로, 안심하게 하는 방향으로 일어날 수도 있지만 자신의 소망에 반대되는 방향으로, 불쾌감이나 고통을 주는 방향으로, 불안이나 공포를 주는 방향으로 일어날 수도 있다. 후자의 방향으로 사고 왜곡이 일어나는 경우는 소망적 사고가 아니다.

 

그렇다면 전자의 방향으로 일어나는 사고 왜곡이 모두 소망적 사고인가? 내 생각에는 그렇지 않다. 그리고 위에서 인용한 정의를 살펴보아도 그렇지 않다. 소망 또는 쾌락 추구 경향 또는 불쾌 회피 경향이 사고 왜곡의 원인일 때만 소망적 사고라고 부를 수 있다.

 

fallacyfiles.org에서 인용한 정의에서는 “because of”가 명시적으로 들어 있다. 다른 정의에서는 “attribution”과 “according to”라는 표현이 쓰였지만 문맥으로 볼 때 “때문에(because of)”로 해석해야 할 것 같다.

 

 

 

물론 누군가 “소망적 사고”를 “소망 때문에 사고 왜곡이 일어난 경우와 사고 왜곡이 일어났는데 하필이면 우연히 그것이 소망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일어난 경우를 모두 포괄하는 것”으로 정의해서 쓰겠다고 우긴다면 그것이 틀렸다고 할 수는 없다. 개념은 정의하기 나름이니까. 하지만 위의 인용문들이 보여주듯이 그런 정의는 학자들이 널리 쓰는 정의가 아니다.

 

만약 “소망적 사고”를 그런 식으로 정의하겠다면, “반소망적 사고”라는 개념을 만들어서 “소망에 반대되는 방향으로 일어나는 사고 왜곡”으로 정의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그리하여 사고 왜곡을 “소망적 사고”와 “반소망적 사고”로 구분할 수도 있겠다. 원한다면 “소망 중립적 사고 왜곡” 개념도 하나 만들 수 있겠다.

 

나는 이런 개념들이 무슨 쓸모가 있는지 모르겠다. 이것은 우표 수집을 하면서 “1987년 전에 나온 우표” 개념과 “1987년에 나온 우표” 개념과 “1987년 후에 나온 우표” 개념을 만들어서 분류하는 것만큼이나 쓸모가 없어 보인다.

 

 

 

소망적 사고 개념이 심리학에서 유용한 개념으로 쓰이기 위해서는 인과론 즉 “소망 또는 쾌락 추구 또는 불안 회피가 사고 왜곡을 일으키는 원인이다”라는 명제가 포함되어야 한다.

 

 

 

이덕하

2012-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