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이 좀 무겁고 딱딱하지만 그냥 한담이라 생각하고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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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때때로 직감을 한다. 뭔가 자연스럽지 않은 일이 나타날 때 그 원인을 추정해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 직감이 대부분 맞아왔다. 


황우석 사건이 일어났을 때도 그랬다. 모 언론에서 황우석의 문제점을 거론했을 때 황우석의 행보에 이해가 안 되는 점이 많았다. 나는 황우석의 진정성보다는 조작에 더 많은 가능성을 뒀고 황우석보다는 그 언론의 편을 들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몇 달 후 황우석의 논문조작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또한 학생운동과 사회운동을 할 때 의심스런 점이 보이는 사람들을 종종 목격했었다. 소위 말해 프락치 말이다. 운동권이나 그 조직에 발을 들여놓게 된 계기가 모호하거나, 취중에 의심스런 발언을 한다든가, 평소 발언이나 행동에 일관성이 없고 이상한 점이 있는 조직원들이 프락치의 특징이다. 그들은 운동의 김을 빼려 할 때도 있고 과격하게 몰고 가려할 때도 있다. 자기의 정체성을 인정받으려고 과격한 점을 보이기도 하고, 자기의 위상을 높이려고 자기가 아는 사람들을 조직에 많이 가입시키기도 한다.


프락치는 아무리 의심스러워도 물증을 확보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본인이 양심선언을 하지 않는 한 알 수가 없다. 심증이 가도 조심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그러다 나중에 조직이 일망타진 되면 그들은 형을 면제받거나 다른 사람보다 짧은 형기를 받고 나온다.


실상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프락치들이 운동조직에서 암약하고 있다고 보인다. 그리고 수사기관에서 반정부 조직활동의 정보를 파악하는 수단이 대부분 프락치를 통해서라고 보인다. 그들이 아니라면 그들이 무슨 수로 정보를 얻겠는가?


프락치 중에는 하찮은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형사들이 심어 놓은 일회용 프락치에서부터 조직의 수괴노릇을 하는 정보부가 심어 놓은 중량급 장기용 프락치까지 다양할 것이다. 만약 한 조직의 최고 간부가 안기부 프락치라면 어떨지 상상해보자. 그런 프락치 한명이면 적절한 시점에 조직의 일망타진은 물론 안기부 입맛에 맞게 간첩단 기획사건까지도 가능해진다.


강철서신의 저자로 알려진 김영환이 중국에서 고문을 받았다고 주장하는데 정밀검사를 했는데도 고문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한다.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2/08/13/0200000000AKR20120813138400014.HTML?did=1179m)

고문을 받았고 안 받았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김영환의 행적에서 의심스런 점이 많다는 점이다. (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kmi&arcid=0006264855&cp=du)


그의 전향후의 행적도 그렇지만 그의 운동권 시절의 행적부터가 의심스럽다. 뜬금없이 주체사상을 들고 나온 것도 그렇고, 그로 인해 학생운동의 순수성을 훼손시킨 것도 그렇고, 갑자기 자청해 북으로 들어간 것도 그렇고, 또 갑자기 변절해 극에서 극으로 바뀐 것, 모두가 아주 자연스럽지 않은 행보다.


알기 쉽게 박노해와 비교해보면 이해가 쉽다. 박노해도 지하활동을 했지만 그의 모든 행적은 정체성에서 의심스럽지가 않다. 그는 여기저기 글을 발표했는데, 얼굴은 안 드러났어도 그의 실체에 대해서 의심스런 점이 없었다. 그가 사회주의 운동을 접은 후에도 운동권 출신으로서 충분히 이해가 가는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런데 김영환은 운동 초기부터 이상했다. 강철서신을 본인이 직접 썼다는 증거도 없고, 그 내용도 시대를 벗어나는 비약과 부자연스럼움이 있었고, 그가 운동권에서 부상하는 과정에도 의심스러운 점이 한 둘이 아니다. 특히 변절한 계기나 변절 후의 행보가 그 동안 알려진 김영환의 정체성과는 거리가 아주 멀다. 따라서 나는 그가 운동권에 침투된 안기부 프락치가 아니었나 하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


김영환뿐만 아니다. 운동권 변절자 중에는 한나라당, 뉴라이트 등 수구쪽으로 간 사람들이 많다. 특히 북한인권운동 조직은 운동권 변절자들의 집합소 또는 복지소 처럼 됐다. 그들을 먹고 살게 해줘야 하는데, 다른 데 써먹을 데는 없고, 가장 적당하다고 찾은 게 북한 인권운동조직이라는 것이다. 나는 그들 중 대부분은 변절자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그들은 운동권 변절자가 아니라 처음부터 운동권에 심어진 프락치였을 거라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의 변절의 정도와 과정이 내 상식으론 도저히 설명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