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인 내가 이런 말을 하면 욕을 바가지로 먹을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래도 할 말은 해야겠다.

 

나는 세계지도에서 “동해”로 표기하는 것보다 “일본해”로 표기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한국 지도에서 “동해”, “서해”, “남해”라고 표기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한반도의 동쪽에 있는 바다를 “동해”라고 부를 때 한국 사람은 헷갈릴 일이 전혀 없다.

 

하지만 한국 사람이 아닌 사람은 “동해”라고 하면 도대체 무슨 뜻인지 알 길이 없다. 반면 “일본해”라고 하면 일본 근처에 있는 바다라고 금방 알 수 있다. 세계 지도는 한국 사람만 보라고 만드는 것이 아니다.

 

 

 

“일본해”라고 표기하면 그 바다가 일본 바다가 되나? 아니다. 그냥 일본 근처의 바다라는 뜻일 뿐이다.

 

멕시코만(Gulf of Mexico)이 다 멕시코 것인가? 아니다. 멕시코만 중에 멕시코 가까이 있는 바다는 멕시코 영해이며, 미국 근처에 있는 바다는 미국 영해이며, 해안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바다는 공해다.

 

인도양(Indian Ocean)이 다 인도 것인가? 아니다. 기니만(Gulf of Guinea)이 다 적도 기니 것인가? 아니다. 오만만(Gulf of Oman)이 다 오만 것인가? 아니다. 노르웨이해(Norwegian Sea)가 다 노르웨이 것인가? 아니다.

 

“일본해”라고 표기하든 말든 한국 근처의 바다는 한국 영해이며, 일본 근처의 바다는 일본 영해이며, 해안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바다는 공해다.

 

 

 

이탈리아 사람들이 지중해를 “남해”라고 부르자고 우기면 얼마나 우습겠는가? 미국 사람들이 대서양을 “동해”라고 부르자고 우기면 얼마나 우습겠는가? 파키스탄 사람들이 아라비아해를 “남해”라고 부르자고 우기면 얼마나 우습겠는가?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흑해를 “남해”라고 부르자고 우기면 얼마나 우습겠는가?

 

 

 

나는 한국 사람들이 “일본해” 표기에 왜 그렇게 열을 내면서 반대하는지 모르겠다. “일본해”라고 표기하면 독도가 일본 땅이 된다고 믿는 것일까?

 

나는 정부에서 “동해” 표기를 위해 쓰는 세금을 복지로 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 쓰잘데기 없는 일에 막대한 돈을 쓰나?

 

나는 “북해”가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아직도 헷갈린다. 그 바다 남쪽에 사는 사람들은 전혀 안 헷갈리겠지만 나는 헷갈린다. “동해”라고 표기하면 아마 한국 사람 빼고 전 세계 사람들이 “동해”의 위치가 헷갈릴 것이다. 그리고 내가 지금 “북해”라는 이름 때문에 짜증을 내듯이 전 세계 사람들이 “동해”라는 이름에 짜증을 낼 것이다. 이건 민폐다. 왜 우리만 좋자고 전세계에 민폐를 끼치려고 하나?

 

 

 

이덕하

2012-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