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열우당이 시도했던 진성당원제의 문제점을 잘 짚어 인상 깊었던 박동천 교수가 비슷한 맥락에서 통진당 혁신파의 오류를 짚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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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보면, 황선과 조윤숙은 제명했으니까 이석기와 김재연의 제명 실패만이 문제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래서 김제남의 갈팡질팡 때문에 당이 위기에 처한 것처럼 보이지만, 나는 처음의 방침 자체가 문제였다고 본다.

위에서도 지적했듯이, 이석기와 김재연이 자진해서 사퇴하지 않을 때 그들을 어떻게 국회의원직에서 사퇴시킬지에 관해 전혀 대책이 없었기 때문이다. 형체불명의 여론, 따라서 아주 무책임할 수밖에 없는 여론에 의지해서 막연한 요행을 바라고 일을 추진한 탓이라는 진단을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애당초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직시하면서도 해법으로는 굉장히 다양한 가능성들이 있었다. 그 중에는 현실적으로 성공가능성도 매우 높았던 대안들도 많이 있었다......

이런 대안들이 당내에서 충분한 공감을 자아내려면 당권파와 혁신파 사이에 타협을 거쳐가야만 했을 것이다. 그리고 혁신파는 "경선과정의 총체적 부정"이라는 것을 워낙 잘못된 일로 봤기 때문에, 그런 일에는 타협이 절대로 있을 수 없다는 식으로 맘속에 배수진을 쳤기 때문에, 저런 대안을 완강하게 거부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바로거기에 착오가 있었다. 일의 성패를 주어진 여건의 맥락 안에서 도모하는 관점이 사유를 인도하지 못하고, 실패에 종종 뒤따르는 비장미를 추구하는 도착된 심미주의가 작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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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의 세력관계를 도외시한 기획이 실패했을 때 얼마나 참담한지는 내가 말하지 않아도 이미 느꼈을 것이다. 그런데 왜 이번의 기획이 좋은 뜻에서 출발했는데 실패했을까? 위에 적었지만 다시 적는다. 감정과 이치가 쉽사리, 대단히 편의주의적으로, 혼동되었기 때문이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어떤 일을 해결하는 과제와 어떤 사람을 혼내주는 과제가 혼동되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각도에서 보면, 목표가 무엇인지 자신들도 뚜렷하게 자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각도에서 보면, 하나의 빌미를 기화로 모든 일을 처리해 보겠다는 사행심 때문이었다.

뜻이 아무리 높고 아름다워도 성사시킬 만한 힘이 부족할 때에는 부분적인 성과에 일단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무슨 일이든 해치울 만큼 힘이 강할 때에는 자기들이 하고자 하는 일이 과연 높고 아름다운 일인지를 끝없이 자문해야 한다. 특히 그 일은 높고 아름답더라도 그 일을 추진하는 방식이 본래의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지를 자문할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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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통진당 내부에 숨어있는 제 정보원들(?)로부터 들은 소식. (이래 적고보니 거창한데 통진당 열성 당원 친구와 점심 같이 먹었다는 이야깁니다. ^^)

실제 탈당할 수 있는 세력은 유시민의 참여계 뿐이다. 딸랑 당원 600명 데리고 온 노,심,조는 나가면 나가는 순간 죽는다.(그걸 알기에 안나간다.) 인천연합도 마찬가지다. 말 나온 김에 이야기지만 노심조와 인천연합 모두 유시민에 대한 불신이 많다. 그런데 나가서 당 만들면 - 지금은 경기 동부와 참여계 사이의 알력 관계를 이용이라도 하지만 - 유시민이 좌지우지하는 당에 얹혀 살아야 하는데 그게 노심조나 인천연합 입장에서 좋을게 있냐? 

결국 노심조 입장에선 다음 총선때 다시 의석 얻으려면 차라리 지금 민노당 세력에 얹히든지, 아니면 나와서 민주당 들어가든지다. 유시민과 함께 해봐야 어차피 당선시킬 세력이나 조직력은 안되고 이미지 관리에도 좋을 게 없다. 그런데 노심조 입장에서 민주당 입당은 통진당 탈퇴를 넘어 또다른 문제다. 쉽지 않을거다. 인천연합은 나가는 순간 정체성이 사라지고 조직도 장담 못한다. 결론적으로 유시민만 벙 떠버렸다. 골치 아플 거다.(지못미 유시민. ㅠㅠ)

그리고... 강기갑도 그리 믿을 인간 못된다. 자세히 밝힐 순 없지만 강기갑도 돈 관련해서 좀 치사했다. 민노당 역사상 돈 문제에 관한한 가장 깨끗했던 사람은 이정희다. 

뭐 이런 이야기나 들었습니다.

이제 몇달 뒤 엑스 소프트 재판 결과가 나오겠지요. 뭐 그때 되면 많은게 명확해질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이만 이번 글을 끝으로 '아무도 관심없는' 시리즈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