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이 없는 사람도 가끔 기도하고 싶을 때가 있다. 누군가를 향해서. 그런 때 이 음악을 들으면 좋을 것 같다.

 나는 겨우 5분여에 이르는 첼로조곡 6번의 이 사라방드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 곡을 듣고 있노라면

마치 오선지 악보 위에 동경하는 피안의 세계가 형태를 가진 건축물로 그려지고 있는듯한 느낌을 받는다..

 또 이런 상상도 해봤다. 만약 어떤 귀밝은 영화감독이 있다면, 그리고 그가 예수 일대기를 다시 영화

로 만든다면 예수가 십자가를 매고 골고다로 향할 때 그 배경음악으로 바로 이 사라방드를 사용한다

면 제격일 것이라고. 탄식과 갈망이 적절하게 혼합된 것 같은 이 음율이 그 장면에 썩 어울리지 않을까.

 

 바흐 음악은 감성적 언어로 쉽게 설명되지 않으며 일정한 주제로 규정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바흐에

게 친근감을 갖기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앙드레 지드는 그 세계를  '동경' 이라고 표현했는데

이것은 피안과도 통하는 말이고 지드 자신의 소설적 주제이기도 하다.

 지드가 말하는 이 '동경'이라는 말과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이 바로 이 6번의 사라방드라고 나는 생각한다.

 

* 우리나라 관객에게도 낯이 익은 미샤 마이스키는 바로 이 첼로모음곡 연주가 크게 호평을 받아 이름

을 떨치게 된 사람이다. 초기에는 그도  이 곡 연주에서 방향을 못잡고 방황하다 결국 자기 길을 찾아냈다.

어느날 그는 길를 가다 전파점에서 들려주는 첼로 연주를 들었는데 그게 바로 자기가 재즈음악처럼 이 곡을 경박

하게 연주한 음반이었다. 크게 낙담한 마이스키는 이후 대오분발하여 이 곡의 명반으로 인정받는 새 연주음반을

그라모폰을 통해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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