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은 성실하다'
제가 볼 때 이 말은 참으로 옳은 말입니다.
불법을 혹은 편법을 저질러 돈을 버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머리가 좋고 성실합니다.

최근 민영화 관련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많은데 사실 인천공항같은 경우는 민영화를 해야 할 필요성 조차 없어 보이지만 그 외의 다른 민자사업 예를 들어 우면산 터널이나 메트로9호선 같은 경우 아무리 MRG로 사업성을 보장해준다고 해도 그렇게 장사가 안 된다면서 왜 그 짓거릴 그렇게 하고 싶어 하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이유를 이제는 알겠습니다. 한마디로 적자가 나면 돈을 더 버는 구조로 되어 있는 겁니다.

아래 시사인 기사를 보시죠.(시사인 기사가 의외로 자세하고 재미있더군요.)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13037
조금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돈이 안 벌리고 그래서 돈이 필요하게 되면 그 사업을 진행한 회사들의 관계금융사에서 후순위채권을 발행합니다.
후순위라서 당연히 금리는 엄청 높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후순위라 해도 그 사업의 수익성과 지속성을 정부에서 보장해주므로 안정성 측면에선 선순위하고 별 다를 바가 없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후순위와 선순위는 예를 들어 기업을 청산할 때 남은 자산에서 채권을 보상받는 순위가 앞서냐 뒤냐의 차이일 뿐 청산을 안하고 사업을 지속하기만 한다면 후순위가 좋으면 좋았지 나쁠 게 없죠.

기사를 보시면 어떻게 후순위채를 발행하게 만드는가 그 방법도 나와 있습니다.
돈 생기면 대출금 먼저 갚아 버려서 돈이 없게 만들고 돈이 필요해지면 다시 대출약정을 만듭니다. 선순위채 금리는 6.5~7%(이것도 낮은 금리가 아닙니다. 일반 신용대출 금리와 비슷한 수준.) 후순위는 무려 15~17%. 이런 정도의 후순위채 금리라면 다른 데 투자할 이유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수익율입니다.
원래 존재했던 대출금 금리는 5.37~6.91%(5년 거치 10년 분할 상환. 조건이 좋은 편이군요.)였으니 대출조건은 거의 두 배 수준으로 악화된 겁니다.

MRG로 사업의 수익성은 정부가 다 보장해주고, 뒤로는 회사의 부실을 초래시켜 후순위채로 그 어떤 투자회사와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 수익을 얻고 있으니 땅 짚고 헤엄치기보다도 쉬울 지경이군요.
우면산터널의 경우 후순위채 금리는 무려 20%... 입이 떡 벌어집니다.

민자사업의 MRG는 그 나름대로 정당성이 있는 방식이긴 합니다. 그런데 정작 심각한 문제는 이 사업에서 기업의 자금조달 방식과 그 구조에 있었군요. 이제는 민자사업의 문제점을 조금은 이해할 듯 합니다. 그리고 인천공항도 민영화하고 어떤 식으로 망가뜨릴 것인지 저 개인적으로는 대충 예상이 됩니다. 너무 쉬워서 더욱 더 걱정이 되는군요.

참 큰 일입니다.

PS. 일반적으로 대출금리 1%를 줄일 수 있다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는 게 기업의 속성입니다. 저건 뭐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기업을 망가뜨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심각한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