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여의 이 짧은 곡으로 끌로드 드뷔시의 인상주의 음악을 이해한다는 것은 무리겠지만 후각이 발달된 사람은 이 선율에서

아마 냄새를 맡을 수 있을 것이고 시각이 예민한 사람은 아마빛 머리의 몽롱한 유혹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쇼팽이나 스크리아빈에게 24곡의 전주곡이 있듯 드뷔시도 각 12곡으로 된 2집의 전주곡이 있는데 유독 드뷔시 전주곡에만

각 곡마다 고유의 명칭이 붙어 있다. 이 곡은 전주곡 1집에 속한 것으로 같은 시기 시인 르 꽁뜨 드 릴의 시에서 표제와 소재를

빌려왔다.

  인상주의 음악의 개척자로 통하는 드뷔시의 이 전주곡은 매우 퍄격적인 음악문법에도 불구하고 근대 피아노 음악의 뛰어난

걸작으로 평가된다. 표제들은 매우 구체성을 띠고 있지만 그것은 상징이나 암시의 의미 밖에는 없다. 작곡가의 관심은 대상의

구체적 묘사에 있지 않고 대상을 통해 상기되는 기분이나 느낌을 향하고 있다.

 드뷔시 음악은 정묘한 사실화 보다 모네, 마네, 르느와르 등으로 대표되는 인상주의 화가들의 그림에 가깝다. 인상주의 화가

들이 빛을 색채로 나타내려고 했듯이 드뷔시는 색채를 음악으로 표현하려고 한 셈이다.

 

  이 곡은 첼로와 바이올린으로도 자주 연주되는 인기곡에 속한다. 드뷔시 음악은 자주 등장하는 안어울림음, 비주기적 리듬

등으로 낯선 느낌을 주기도 하나 적극적으로 감정을 개입시키지 않고 들으면 도리어 편한 음악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

의 음악을 보다 깊게 들으려면 아무래도 <바다> 라든가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 등을 들어봐야 할 것이다.

*연주는 높이 평가받는 아루뚜르 미펠란젤리의 것이 있으나 요란한 광고 때문에 사양하고 무난한 (연주자 미상)걸 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