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래전의 일입니다. 

계열사 서너개를 거느린 어느 중견 기업의 사옥을 방문했다가 우연히 그 기업의 오너인 회장님과 엘리베이터에 동승한 적이 있었죠. 대부분의 기업들이 그렇듯이, 사옥안에서 오너의 위엄과 권위는 절대적입니다. 회장 일행이 탑승하자 일순간 엘리베이터안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는데... 근엄한 표정으로 좌중을 제압하던 그 분이 임원으로 보이는 옆 사람에게 한마디 툭 던지더라구요. (주1)

"뭐 땀시 근다냐. 신경꺼부러라"
(정확한 멘트는 기억이 나지 않고, 꽤 진한 호남사투리를 구사했다는 것만 기억납니다.)

회장이 하차하고나자, 조용하던 엘리베이터안 여기저기서 킥킥대는 웃음소리가 나더라구요. 회장이라는 지위와 호남사투리는 어울리지 않는다, 혹은 매우 웃기는 조합이라는 반응이겠죠. 

만약 그 회장님이 '우째 그라노. 신경쓰지 말그라" 했어도 그렇게 웃었을까 여전히 궁금합니다. 

80년 서울의 봄 당시 김대중의 인터뷰가 방송을 탔을 때도 주변의 반응이 비슷했던 기억이 납니다. 호남 사투리를 쓰는 회장님도 웃기는데, 대통령이라니 더 웃겼겠죠.

이용득이라는 어떤 미친 시키가 '호남당 이미지'를 나불댔다네요. 그 시키가 평소 '호남 사투리'를 얼마나 끔찍해할지 안봐도 비디오입니다.  오늘 정동영의 대선후보 불출마 소식에, 그 시키 입이 반쯤은 찢어졌겠군요.


주1) 그 기업이 궁금하신 분은, 노무현이 남북정상회담하고 귀환하는 길에 개성공단을 방문하는 모습이 전국에 생중계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노무현이 시찰했던 기업이 어디인지 검색해보시면 압니다. 사투리 쓰시던 그 회장님이 노구를 이끌고 직접 영접을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