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가끔 이런 글을 올라와 한겨레가 그나마 값을 한다고 봅니다.


지난해 11월 제2회 광주국제영화제에서 작은 소란이 일었다. 여성의 몸과 노동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레드 마리아> 상영회에 스스로를 ‘성노동자’라고 밝힌 성매매에 종사하는 여성이 토론자로 나온 날이었다. 앞줄에 앉은 여성단체 회원들이 성매매 업소의 해악과 단속에 대한 질문을 퍼부었다. 급기야 <레드 마리아> 경순 감독이 “당사자가 성노동자라고 하는데 그렇게 불러주는 게 예의 아니냐”고 질문자에게 따져물었다. 토론장에 싸늘한 냉기가 감돌았다. 토론회는 “성노동이 그렇게 좋다면 감독님 딸도 시키실 거냐”는 누군가의 막말과 함께 끝났다. 경순 감독은 그날을 이렇게 회고했다. “그들은 성노동자는 쳐다보지도 않고 내게만 질문했다. 성노동을 근절해야 한다는 이야기만 했다. 성노동자를 칭할 때는 ‘자신을 성노동자라고 말하는 사람’ 식으로 토론장에 없는 사람 취급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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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씨도 의견이 다르지 않다. “저는 오히려 바에서 일할 때 제 일이 싫었어요. 서비스 업종은 대부분 성노동 측면이 있는 것 같아요. 육체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만 성노동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아이돌도 노래만 만드는 게 아니라 섹슈얼리티를 전시하잖아요. 성적 대상화라든가 섹슈얼리티를 파는 것 아닐까요. 성노동도 노동임을 긍정하기 시작하자, 직업의 귀천을 가르는 게 자본이고 가부장적인 사회였구나 생각했죠.”

요컨대 이들은 성노동이 특별히 좋은 일이라고 주장하는 게 아니다. 그저 다른 임노동보다 특별히 더 나쁠 것도 없다는 자신들의 생각도 들어봐달라는 것이다. 의상 디자이너였던 혜리씨에겐 가끔 봉제일이 들어오는데 거절한단다. 당장 형편이 아쉬워도 디자이너로서 독창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기술을 생각 없이 이용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단다. 정작 하고 싶은 일은 하지 못하고 엉뚱한 분야에서‘하청업자’노릇을 하기는 싫다는 것이다. <레드 마리아>를 만든 경순 감독이 영화 제작비를 벌려고 신문 배달을 마다 하지 않으면서도 방송일은 정말 하기 싫다던 것과 크게 다를 게 없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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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반 다 좋은데 제발 '그러면 당신 딸 성매매 시킬거냐?'는 식의 유치한 반론은 안나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