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대학 총학생회 선거, 형식적으로 있을 건 다 있었습니다. 총학생회와 별도 기구로 중앙 선관위가 있고 단과대에서 선관위가 조직됩니다. 
중앙 선관위장은 대개 총학 잡은 정파에서 나옵니다. 물론 타 정파에서도 어느 정도 합의해줄 만한 인품(?)을 갖춘 사람이 맡는게 일반적입니다. 단과대도 비슷하게 선관위장이 선출(어쩌면 임명)됩니다. 그리고 그 선관위원들은 각 투표소를 관리할 인원들을 조직합니다. 후배에게 읍소하기도 하고 학생회 조직을 통해 차출하기도 합니다. 소수 정파도 선관위에 참여하고 투표소도 자원하면 대개 맡겨줍니다. 형식적으로라도 문제 발생 소지를 막으려는 것도 있지만....사실은 선거관리 업무를 맡고 싶어하는 인간이 거의 없다는 사정도.(생각해보세요. 재미도 없지, 시간만 뺐기지, 돈 나오는 것도 없는 투표소 관리 하고 싶은 인간이 있겠습니까?)

아무튼 선거 때면 각 정파는 선거운동 하느라 존내 바쁩니다. 소수파는 워낙 선거운동 하느라 x수가 딸려서리 선관위에도 별로 파견하지 못합니다. 그래도 대개는 서로 믿고 선거관리합니다. 법적으로든, 정치적으로든 문제의 소지가 있기에 선관위의 경우 최소한의 공정성은 유지합니다만,

다시 버뜨,

이게 투표소로 가면 사정이 약간 달라집니다. 물론 대놓고 노골적으로 투표소 관리하며 선거운동하는 사람은 없습니다만, 이런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관리인 - 여러분, 투표하세요. 어이 개똥이 빨리 와서 투표해.
개똥이 - 얌마, 나 빨리 수업 들어가야해. 누구 찍으면 되냐?
관리인 - 그건 내가 말할 수 없지.
개똥이 - 얌마, 뻔히 알면서 뺑끼는. 너네 조직에서 미는 사람 있잖아. 귀찮으니까 찍어주고 갈께. 빨리 말해.
관리인 - 글쎄 그건 투표소에 있는 내가 차마...(두리번 눈치를 살핌)
개똥이 - 어허. 그럼 나 그냥 간다. 짜식, 총학 투표 원투데이 하나.
관리인 - (투표소 용지를 건네며 손가락 하나를 슬쩍 올림) 알아서 투표 하라고.
개똥이 - 아, 1번. 어째 너처럼 촌스럽게 생겼다 했다. 알았어. 찍어줄께. 그럼 이따 보자. (휘리릭~~)

예. 정확하게 부정선거입니다. 문제는 저런 일이 정파를 막론하고 벌어졌다는 거...물론 소수파로선 좀 억울하긴 하지만 그러면 소수파는 안했냐. 이건 또 완전히 아니올시다입니다.

그러니까 관행적으로 서로 묵인했죠. 거기에 당락을 좌우할만큼 위의 사례들이 조직적으로 벌어진 경우는 매우 드무니까.

이번 통진당 비례 대표 선거도 비슷합니다. 정파를 막론하고 동일 아이피 벌어졌습니다. 유령 당원? 장담컨대 능력되지만 안한 후보는 한명도 없었을 겁니다. 참여당엔 능력되는 후보가 별로 없었지만 능력되는 오옥만은 종친회 끌어들여 수천명을 당원으로 가입시켰다죠?

그 다음 동일 아이피 문제, 아참 이 이야기 하기 전에 경기 동부 연합의 조직력은 어디서 나오느냐부터 이야기해야겠네요.

저희 사는 동네에 서울시에서 유명한 판자촌이 있습니다. 이 판자촌에서 집회하면 누가 제일 열심히 몸빵 뛰어주냐. 바로 경기 동부 연합이 잡고 있는 민노당 지구당입니다. 물론 그 판자촌 사람들이 모두 민노당을 지지하진 않습니다. 그렇지만 집회를 같이 준비하고 이런 저런 도움을 주고 받으면서 정(?)도 쌓이고 그렇게 되죠.

그런 상황에서 경기동부 소속 당직자가 와서 '에이 행님, 이번에 나 봐서 당원 가입 좀 해주쇼. 그리고 투표도 좀 하고' 이래보십시요. 거절할 사람 많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철거민 대책위 사무실에 앉아 오가는 철거민중 아는 사람에게 컴퓨터로 투표하라고 권유하면? 아크로에 로그인해 글쓰시는 분들은 해당없지만 철거민중 나이든 사람들 중에는 윈도우 창도 못여는 사람 수두룩합니다. 그런 사람들 투표를 도와주면?

뭐 이런 겁니다. 부정이라면 부정, 관행이라면 관행, 조직력이라면 조직력이죠. 또 PD나 참여계가 죽었다 깨나도 못따라가는 민노당 엔엘의 저력이기도 하고. (그래서 제가 잘못된 신념을 가진 성실성이 안타깝다고 하는 것이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