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박준영의 발언이 이번 대표경선 당시 현장투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건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현장투표의 인구비례 보정이 표의 등가성 원칙에 심각히 위배되는 것이 사실이고 그것대로 문제이지만, 보정 공식이 "20분의 1"까지 차이가 나는건 불가능하겠죠.  그래서 뭔가 다른 문제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고, 결국은 당원대비 대의원 숫자 비율이 지역에 따라 과도하게 차이가 나고 결과적으로 "대의원대회에 반영되는 당원의 권리"가 지역에 따라 20분의 1까지 벌어지는게 사실인 것 같습니다.

참고로 민주당 당헌의 관련 조항들이 이렇습니다 .
http://www.minjoo.kr/intro/constitution.jsp

제 14조(지위와 구성)
①전국대의원대회는 전국의 당원을 대표하는 당의 최고대의기관이다.
②전국대의원대회는 다음 각 호에 따라 구성한다.
(중략)
18. 각 지역위원회가 선출하여 추천하는 대의원. 이 경우 선출대의원의 총 규모는 당무위원회의 의결로 정하고 다음과 같이 배분한다.
가. 총 규모의 100분의 80은 지역구국회의원 선거구 수에 균등하게 배분
나. 총 규모의 100분의 20은 지역구국회의원 선거구별 당원 수 및 최근 실시한 전국 규모 선거의 정당득표율에 비례하여 배분 하되, 그 비율은 당무위원회의 의결로 정한다.
다. 총 규모와 별도로 지역구국회의원 선거구별로 인구 100,000명을 기준으로 초과 10,000명당 1명씩 추가 배정

제15조(권한)  
①전국대의원대회는 다음 각 호의 권한을 갖는다.
1. 당헌의 제정 및 개정
2. 강령과 기본정책의 채택 및 변경
3. 당대표와 최고위원의 선출
4. 당의 합당과 해산에 관한 사항의 의결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문제점은, 당원 숫자와 대의원 숫자가 전혀 관련이 없다는 것입니다. 당원을 대표하는 대의기관이 당원의 숫자와는 거의 상관없이 국회의원 선거구에 따라 기계적으로 배분되고 있는거죠. 당원 따로 대의원 따로라는 말씀. 여기서 만약 박준영의 "호남당원 2~3만, 부산지역 당원 1,600명"이 사실이라면, 당원 대비 대의원 비율이 영호남간 20배까지 차이가 나는건 당연한 계산이죠. 부산의 대의원 정원이 대략 800명쯤 되는거 같은데, 그렇다면 당원 2명당 1명의 대의원이 있는겁니다.  

이걸 예를 들어 비교하면 이런거겠죠. 미국에 선거권을 가진 교포들이 살고 있는데, 국회의원 정수를 미국에 사는 교포숫자가 아니라 미국 전체 인구(3억)에 비례해서 기계적으로 배정하는 것과 하나도 다를게 없는거죠. 그게 어떻게 정상적인 대의기관일 수 있다는건지 한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백번 양보해서 지역별로 선출 가능한 정원을 인구비례로 배분하는 것은 한국적 정치현실을 감안하여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선출되는 대의원의 숫자는 해당 지역의 당원 숫자와 연동이 되어야하는건 기본 상식이겠죠. 해당 지역의 당원 숫자가 작으면 선출되는 대의원의 숫자도 비례해서 줄어야하고, 그래야만 해당 지역에서 당원을 확대하려는 노력을 하는 것도 가능하겠죠.

지금과 같은 시스템에서는 각 지역에서 당원을 늘리려는 모든 노력은 쓸데없는 짓이 되버립니다. 당연히 영남의 지지세를 확대하여 "민주당의 전국정당화"를 바라는  친노들의 충정(?)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결과가 나오는거죠. (물론, 열받은 호남지역의 당원들이 탈당하게 만들어서 결과적으로 '전국적으로 고른 지지'를 받는 정당을 만드는게 목표라면 아주 잘하고 있는 짓일 수도 있겠네요.)

참고로 빨개지는 아이님의 말씀이 이번 인구비례 보정을 바라보는 올바른 입장이 아닐까 싶습니다. 
http://theacro.com/zbxe/599471#comment_599761


추가로 스카이넷의 DHL14님과 오돌또기님의 댓글도 마찬가지이겠구요.
http://skynet.tistory.com/1807#comment9647236

저는 오돌또기님 말씀대로 어차피 지지자정당 체제로 돌아가는 한국적 현실을 감안해야 한다면,  대의원선출 지역안배나 당원투표 보정을 현재와 같은 기계적인 인구비례가 아니라, 직전의 대선 총선 지자체등 전국 단위 선거의 지역별 지지율을 반영하여 보정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대안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