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과학 게시판
얼마전 집에서 약간의 논쟁이 있었는데 주제는 한국식 반찬을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에 관한 것이였습니다.
오전에 어떤 맛집탐방가 블로그를 보니 제주도의 어떤 음식점 소개를 하고 있네요.
보기에는 좋은데, 설겆이를 하는 입장에서 볼 때 좀 그랬습니다. 반찬을 쭉 늘어놓는 것이
우리 전통문화도 아니고, 언제부터 이랬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프랑스 정찬을 흉내낸
한식 전문점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오래된 사진을 보면 우리 선조들은 큰 사발에 밥하나
국 하나가 다인 것 같았는데. 사또 잔치상에나 어울림직한 십여가지의 반찬을 1, 2명에게 제공하는 것은 낭비죠.
이게 일본이나 중국에서 들어온 선진 문화도 아닌 것 같고요. 한식전문점에서 깨알같은 접시에 담아서
뻔질나게 올리고 내리고 하는 것을 보면 짜증도 납니다. 정신이 없어요. 뭐랄까 교묘한 속물주의같기도 하고요.
한 독일 한식당에 가니 된장찌개 메뉴에만 다른 3종(!!!)이 있더군요. 경상도식, 전라도식, 경기식... 흐흐.. 그때의 기분이 듭니다.
차라리 우리집식, 할머니집식 이런 게 더 어울리죠. 뭔가 따라는 가야하고 내용이 없으니 우기는 모습이라고 보이죠.
저는 큰 접시에 밥이랑 작은 반찬을 한번에 담아서 한그릇에 먹자는 주의입니다.
그러니까 일종의 식판개념인데요, 아내는 그래도 음식은 음식답게 먹어야 한다고
반찬을 작은 종지에 담아냅니다. 김치 조금, 나물 , 멸치볶은 것, 그리고
장아찌류 한개. 보통 4개가 나옵니다. 그리고 각자 국그릇, 앞접시 1개(생선이라도
먹을라치면.) 간혹 쌈야채 접시 하나. 겨우 두사람 식사를 마치면 씻어야 할 그릇이
많이 나옵니다. 한번 세어 보께요. 밥그릇 2, 국 2그릇, 반찬 3개(평균), 기타 야채그 소쿠리
1개 정도. 그릇만 10개죠. 마치고 차 한잔하면 컵까지해서 12개입니죠. 게다가 뭔가 요리를
한다면 그 냄비 1개, 전기밥통 솥까지 해서 12-14개까지 물로 씻어 내야 합니다. 또 숟가락
젓가락도 안빠지죠. 수저 각 1벌이면 각각 씻어야 할 것은 6종이죠. 김치 자르는데 쓰는 칼과 도마.
(남자분들 설겆이 직접 한번 해보세요. 이게 얼마나 과잉된 형식인지 단박에 아실 수 있을 겁니다.
그렇다고 김치통이나 나물통 자체를 식탁에 올리는 것는 저도 반대입니다. 위생상으로도
그러하고 보기도 좋지 않습니다. 그렇게 먹어보니 무슨 노숙자 같았습니다.
냉장음식을 밖에 30분씩 내 놓는다는 것이 제일 문제죠. 젓가락 왔다갔다하는 것도 그렇고.
우리나라에서 물소비량이 어디에 많은지는 모르지만 확실한 것은 가정용 물소비가
어떤 나라보다 많을 겁니다. 한국인들이 빨래에 대한 강박관념은 아마 세계적일
겁니다. 그리고 아가씨들 매일 머리감는 일은 보기 드물지 않을까 합니다. (이건 잘
모르겠습니다. 보통 전세계적으로 아가씨들이 매일 머리를 감고 헹구는지..) 아가씨들 머리
감는 것에 충격을 받은 것은 영국 모 민박집에서 새벽에 여학생들이 머리감으려고
거의 20명이 줄을 쭉 서있는 것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흠...또 한국여자분들 유달리 오래감습니다.
이에 관해서는 독일 할매의 생생한 증언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식당에 반찬 줄줄이 내어오면 제가 안먹는 것은 돌려 보냅니다.
여기 어떤 집은 반찬 15가지 나오는 것을 자랑하는데.. 그것 다 씻으려면 물이 엄청들겁니다.
그래서 어떤 집은 재활용을 하죠. 보기에 멀청하게 보여도 자세히 보면 방금 담아낸 것이
아니라 냉장고에 보관된 것이라는 것을 금방알죠.
제 식대로 큰 오목접시에 국을 제외한 것은 조금씩 담아먹으면 나중에 그 그릇만 씻으면
되기때문에 시간도 절약되고 물은 엄청 절약됩니다. 1품요리... 이게 제일 좋습니다.
그릇을 치킨페이퍼로 싹 닥고 물로 한번만 씻으면 됩니다. 반찬 그릇이 10개쯤이면 정말 정신이 없습니다.
특히나 김치류는 고춧가루때문에 씻고 헹구기를 반복해야 합니다. 제가 실험을 해보니 제 방식(그릇하나)이
보통의 방식에 비해서 물 사용량을 1/5로 줄일 수 있었습니다. 한가지 문제라면 우리 음식
에를 들면 김치같은 것은 물기가 있어서 접시에 담으면 그 국물이 흘러나와 다른 것,
특히 밥과 섞이는 수가 있습니다. 향과 맛이 강한 우리네 음식은 이런 면에서 한 접시에
담기는 매우 불편합니다만, 그래도 잘만 조절하면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음식에 매우 관대한 중화권에서도 집에서 먹는 식사는 매우 단촐합니다.
거의 우동그릇 하나에 대부분 다 담아서 먹습니다.
MB가 물부족 국가이기때문에 4대강을 한다고 했는데, 그게 헛손질인게, 이렇게 소비형태를 개선하지 않고
생산량을 늘이는 것으로는 결코 해결책이 되지 못합니다. 사람이란 다 그래서 풍족하면 풍족한대로
써댑니다. 강제로 반찬을 줄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저는 지금보다 물값을 3배로 올리면
좋겠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양치칠때나 손 씻을 때 그냥 수도꼭지 틀어놓고 사용합니다.
그야말로 running water인 셈이죠. 물값이 3배 오르면 이렇게 할 수 있을까요 ? 이전에
말씀한대로 일정 이하 사용량에 대해서는 무료로 하고 그 이상은 지금 가격의 3배를 받아야 할 겁니다.
제가 꼭 하고싶은 문화적 개선
1. 우리집 식생활(특히 물에 관련)- 일인당 사용 그릇 2개 이하
2. 결혼관련 (나중에 우리 자식 결혼할 때, 우리 자식과 면식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절대
청첩장 안보낼 겁니다. 축하를 해주려해도 아이를 알아야 할 것 아닙니까
요즘 보면 정말 조금이라도 면식있는 "먼" 사람들이 제 자식 결혼한다고 청찹장 막 날리는데, 솔직히 부담스럽습니다.
부조금때문이라기보다, 그 귀한 시간에 차려입고 가서 후딱 부조금주고 돌아올때면 . 이게 머하는 짖거리인지.. 생각이 듭니다.
결혼전에 자기 자식들을 저에게 한번도 소개한 적도 없는 사람들이...원래 이런게 문화인지 모르지만 좀 그렇습니다.
무슨 고지서같은 느낌도 들고요. 그런 결혼식에 가서 당사자 신랑신부가 누군지 알아보지도 못합니다.
그 신랑신부 역시 제가 누군지도 모르고요. 내용은 완전히 사라지고 형식만 남은 그야말로 극악의 퇴행적 문화의 지꺼지죠...
물론 제 세대까지는 순순히 가서 부조내고 오겠지만,
우리 자식세대부터는 제가 끊겠습니다. return 바라지 않겠습니다.
이 문화전사의 가열찬 투쟁에 여러 회원분들 격려 부탁드립니다. ㅎㅎㅎ
상다리가 부러질 듯한 한정식상은 12첩상이었던 수라상이 조선왕조가 몰락하면서 기생, 상궁, 나인 등과 더불어
궁중 밖으로 나오면서 일종의 상술에 의해 뻥튀기 된거죠.
예전에 '양치질하는 일본 남성과 여성 동영상'을 각각 한편씩, 두번 보았는데 동영상을 소개한 목적과는 다른, 아주 놀라운 사실을 제가 발견했답니다. 그 것은 그 남성과 여성이 칫솔질을 할 때는 수도꼭지를 잠구었다가 입을 행굴 때만 수도꼭지를 틀어 물을 컵에 받아 입을 행구더라고요.
보통 양치질을 하면 이렇게 입을 행구는 회수가 3~5회인데 그 회수를 꼬박꼬박 수도꼭지를 잠구었다가 트는 동작을 '예외없이' 하더군요. 그걸 보고 놀랐어요. ㅋ... 나만 그런가? 저는 양치질할 때 컵에 물이 넘쳐나도 그냥 '치카치카'했는데.... 그 동영상을 보고는 이제는 저도 컵에 물이 차면 수도꼬지를 잠급니다. 아직 습관이 안되서... 바쁠 때는 '예전 버릇' 나오지만 말입니다.
전 아직 결혼은 해본 적이 없지만, 먄약 하게 된다면 제가 아는 친구들, 지인들에게는 축의금 대신에 편지봉투에 저와의 간단한 에피소드나 기억의 한 장면을 간단히 글로 써서 달라고 해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부모님 입장이야 수많은 결혼식에 참석하시면서 이미 뿌린 축의금 액수가 만만치 않겠지만...저는 우리 나라에 있을 때도 제법 친하게 지냈던 선후배들, 친구들 결혼식에 참석을 했던 것이 다섯 손가락으로 꼽히는 수준인지라...제가 나중에 그네들에게 나 결혼한다고 말을 꺼내기가 좀 염치 없는 일처럼 느껴질 것 같습니다. 돈으로 축하를 받는 것보다 내가 기억 못하는 나의 과거의 모습이 그 사람의 기억을 통해서 살아나게 된다면, 그것은 우선은 그 자체로도 의미 있는 일이고, 둘째로 그 사람과 나와의 관계를 위해서, 그리고 조금 멀게는 나와 내 아내의 관계를 위해서라도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모든 과정이 장래의 제 아내의 동의를 전제로 하는 일이겠지만. ㅋ
와 저하고 생각이 같네요
특히 최근 한식요리집과 양식 레스토랑을 가보면서 비교를 하니 한식집은 정말 고되다는 생각을 합니다
양식 만원 2만원해도 접시나 그릇이 네개정도이고 그나마 씻는것도 간단한데 한식은 6천원짜리도 최하 6-7개가 넘으니
우리집은 아이들이 크면서 각자 해결하는데 밥그릇 각각하나 김치나 상추 소쿠리 두부등 요리하나 이정도로 해결하고
그나마 저는 이렇게 먹습니다
아침은 영국 시리얼을 우유에 (영국 시리얼은 눌린 보리와 건과일 귀리등으로 달지않고 잡곡이 많음 맛은 없음)
타서 먹으면 끝입니다 ( 그릇 하나 설거지 물도 아주 소량)
겨울에는 고구마와 우유
점심은 현미 찰밥에 나라스끼나 단무지 상추쌈등
저녁은 김치나 밥한그릇
또는 감자몇개 바나나 한두개 또는 과일 한두개
이렇게 먹으니 먹는것에서 해방이 되더군요
먹는 시간도 덜걸리고 간단하고 자유롭고
하여간 배고프면 닥치는대로 아무거나 줏어먹으니 되더군요
1. 음식문화 바꿔서 물 아낍시다라는 주장에 격하게 공감.
2. 우선 막대한 비용이 들 수 밖에 없는 결혼 문화가 개선되지 않는 한, 아마도 청첩장은 해결 난망이지 싶어요;;
그냥 서양식 접시가 아니라, 몇군데 오목한 곳이 있는 식판같은 접시가 있으면 좋겠어요. 그럼, 거기다 덜어먹어도 국물이 흘러서 섞이지 않고.. 아이들 용 혹은 일회용 플라스틱 접시는 그런 걸 본 적이 있는데, 사기로 만든 좀 괜찮은 색깔과 재질로 된 그런 접시가 있다면 저도 사서 그런 식으로 서빙해서 먹으면 좋겠네요. 그러지 않고는, 그냥 접시에 모든 반찬의 국물이 섞이게 먹는 건, 정말 싫더군요, 저는.
그런데, 저는 그런 "한정식", 반찬이 한 10가지 나오는 그런 음식을 가장 좋아합니다. 엘에이에 한국 식당이 제일 많은데, 엘에이에 집에 있어서, 일년에 적어도 한두번은 가는데, 거기 가면, 챙겨 먹는 음식.. 한국 드라마 보면, 부자들, 높은 사람들이 만나는 식당이 그런 한식당이고, 반찬이 상 가득 나오더라구요. 그거 보면서, 나도 저런 식사 해보고 싶다...그래요.. 보스턴에서는 못먹는 식사. 여기도 한식당에 가면, "기본반찬" 이래서, 뭐 대여섯가지 나오는데, "한정식" 이런 제목하에 나오는 반찬하고는 완전히 격이 다르지요. 저는 그런 한정식, 한달에 한번은 먹고 싶은데... 못 먹습니다, 보스턴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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