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가을에 어머니와 함께 잠실야구장에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평소 소원삼아 말씀하시던 해태타이거즈의 경기를 보기 위해서였죠.

그날 해태가 이기면 한국시리즈 마지막 경기가 되는거라서 만사제치고 모시고 왔지요.

(그날 어머니와 저는 야구장이 난생 처음이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이후로도 가본 적이 없군요.)

 

경기는 해태가 이겼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했습니다.

그러나 관중석에서 환호나 함성은 없었던 것 같네요. 

누군가가 선창한 목포의 눈물을 모두가 나지막히 끊어질듯 말듯 처량한 곡조를 따라 부르는데

제 손을 꼭 잡은 어머니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저도 울컥하면서 울었네요.

 

빈손으로 서울 올라와 달동네를 전전하신지가 20년이고

집안을 일으키리라 믿었던 똘똘한 아들이 공장의 노동자가 되어 한심한 몰골로 미친놈처럼 돌아다니고...

맺힌게 많으셨을테고, 당신과 아들의 그런 고단한 삶이 호남차별때문이라는걸 몸으로 느끼고 알고 계셨을테죠.

그날 잠실경기장에 떠돌던 목포의 눈물과 떨리는 목소리들이 아직도 귀에 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