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커뮤니케이션의 걸림돌, 자기중심성’

커뮤니케이션은 많은 리더들이 어려워하는 숙제 중 하나이다. 리더들은 흔히 좋은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서는 상냥하게 말하고 눈맞춤을 하며 경청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도 좋은 커뮤니케이션의 요건이긴 하나, 사실 그런 스킬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나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다. 자기중심적 커뮤니케이션의 유형과 이를 벗어나기 위한 방안들을 살펴본다. 


커뮤니케이션이 점점 중요해지는 시대이다. 부모와 자녀간의 친밀한 커뮤니케이션 수준이 자녀들의 성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어린 자녀와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정치인들은 유권자들과의 공식적/비공식적 커뮤니케이션 기회를 자주 가지면서 얼마나 많은 공감을 얻었느냐에 따라 지지율이 달라지기도 한다.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리더와 구성원들의 커뮤니케이션 수준은 기업 성과에 점점 더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업 구성원들이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지적 협력을 발휘하여 창의적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커뮤니케이션이 그리 쉽지만은 않은 듯 하다. 경영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는 ‘기업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약 60% 정도는 잘못된 커뮤니케이션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말했을 정도로 여전히 기업 내 커뮤니케이션 오류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많은 기업들이 커뮤니케이션 수준을 높이기 위해 자사 리더들에게 ‘경청’ 등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강조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많은 리더들이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한 가지 오해하고 있는 것이 있다. ‘좋은 커뮤니케이션이란 상냥하게 말하고, 항상 잘 듣고, 눈을 맞추고, 듣기 싫은 소리는 안하는 것’ 이라고 인식하는 것이다. 물론 항상 경청하고 매너 있게 말하는 것도 좋은 커뮤니케이션의 요건이다. 하지만 치열하게 경쟁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이러한 스킬을 매번 신경 쓰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더구나 부드러운 어조로 말하고 칭찬하는 것이 어색한 50대 이상의 리더들에게는 이러한 스킬이 오히려 커뮤니케이션을 더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그런데 잘 살펴보면 다소 거칠게 표현해도 구성원과 소통이 잘 되는 리더가 있는가 하면, 열심히 듣고 매너 있게 말해도 벽이 느껴지는 리더가 있다. 스킬도 중요하지만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은 다른 데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리더들이 커뮤니케이션에서 오류를 범하는 원인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커뮤니케이션에서 나타나는 문제의 원인을 찾아보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들을 살펴본다. 

커뮤니케이션 오류의 원인, ‘자기중심성’ 

커뮤니케이션의 어원인 ‘Communicare’는 라틴어로 ‘공유하다’, ‘함께 나누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즉, 커뮤니케이션에는 어떤 경험을 함께 나누어 공유하고 공감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따라서 일하는 과정 중에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는 의미는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이해하며 더 나아가 확산적 사고를 통해 더 나은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을 말한다. 그런데 여전히 많은 리더들이 구성원들의 생각을 나누고 공감하는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생각을 전달하거나 내 생각에 맞추도록 하는 데 급급한 듯 하다. 최근 취업포탈 인크루트가 직장인을 대상으로 회의 방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 이상(53.9%)이 ‘회의 시 상사 의견만 전달되고 일방적으로 진행된다’고 응답하고 있어 여전히 기업 내 커뮤니케이션이 리더 중심의 일방적 전달에 그치는 듯 하다. 여기서 커뮤니케이션의 가장 큰 문제를 찾아볼 수 있다.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의 기준을 ‘나’에 두고 내 생각을 전달하거나 내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점이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자기중심성’이란 용어로 설명하고 있다. 

자기중심성이란? 

사람들은 저마다 세상을 해석하고 이해하는 틀을 가지고 있다. 이 틀은 태어나면서 갖게 된 유전적 특성에 더하여 성장하면서 얻게 되는 경험과 지식을 통해 형성된다. 그런데 유전적 특성 및 경험과 지식이 동일한 사람은 없기 때문에 이 틀은 사람마다 모두 다르다. 때문에 같은 정보를 입력 받아도 사람마다 서로 다르게 이해하고 해석하게 되는 것이다. 서울대 심리학과의 최인철 교수는 이를 ‘프레임(Frame)’이란 용어로 더 쉽게 설명하고 있다. 드넓은 풍경 앞에서 어떤 프레임(구도)으로 사진을 찍느냐에 따라 풍경의 느낌이 다르게 보이듯, 사람들도 자기만의 프레임을 기준으로 사물이나 상황을 인지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세계적인 협상 권위가 스튜어트 다이아몬드(Stuart Diamond) 교수에 따르면 이러한 인식의 차이가 커뮤니케이션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한다. 즉, 상대방이 자신과 생각의 틀이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지나치게 자기 틀에 사로잡혀 있으면 커뮤니케이션에 실패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지나치게 자기 생각의 틀 속에 갇혀 있는 상태를 ‘자기 중심성’이라고 한다. 자기중심성이 강한 사람은 타인도 나와 생각이 같다고 여기거나, 또는 타인이 나와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오로지 자기 입장에서만 사고하게 되어 다른 사람과의 소통에 갈등을 겪게 된다. 

자기중심적 커뮤니케이션의 유형 

사실 리더뿐만이 아니라 많은 구성원들도 자기중심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조직의 커뮤니케이션 수준이나 분위기는 주로 리더가 형성한다. 리더부터 자신의 커뮤니케이션 형태를 되돌아보고, 자기중심적 커뮤니케이션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할 필요가 있다. 리더가 흔히 보이는 자기중심적 커뮤니케이션의 유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유형 1 : 타인도 나와 같은 인식이라고 착각 
‘이렇게 쉬운 것도 몰라?’ 

자기중심적 커뮤니케이션의 첫번째 유형은 상대방도 나와 같은 틀 속에 있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즉, 상대방도 자신과 같은 방식으로 반응할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추우면 상대방도 춥고, 나에게 쉬운 것은 상대방에게도 쉽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일부 리더들은 ‘이렇게 충분히 쉽게 설명했는데 왜 못 알아듣지?’라며 답답해한다. 내가 간단한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전달했기 때문에 상대방도 나와 같은 수준으로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스탠퍼드 대학교 심리학과에서 시행된 유명한 실험 하나를 예로 들어보자. 모든 사람에게 잘 알려진 간단한 노래를 한가지 악기로 박자만 두드리도록 하고 노래 제목을 알아맞히는 게임을 해보았다. 이때 박자를 두드리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박자만 들어도 어떤 노래인지 금방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본인이 속으로 멜로디를 부르며 박자를 두드려보니 어떤 노래인지 너무 쉽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험 결과 의외로 많은 사람들은 그것이 매우 쉬운 노래였음에도 불구하고 무슨 노래인지 알아맞히지 못했다. 나의 생각의 틀 속에서는 명확하더라도 상대방 입장에서는 어렵거나 모호해서 잘 이해를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일부 리더들은 상대방의 수준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지금의 자기 수준과 같을 것이라고 착각하는 경우도 있다. 몇몇 리더들은 직급이 낮은 구성원들에게 ‘이렇게 간단한 것도 못해?’라며 혼내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그 일이 간단하다’는 것은 상대가 아니라 나를 기준으로 규정지은 것이다. 이는 마치 자녀들이 구구단을 틀리면 자녀 수준이 아니라 내 수준을 기준으로 ‘그렇게 쉬운 구구단을 틀려?’라고 혼내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렇게 자기와 타인의 틀이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다면 대화는 공감을 얻기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유형 2 : 자기 판단에 대한 과신 
‘그건 아니지, 상식적으로 말이 돼?’ 

자기의 판단이나 생각이 보편적이고 상식적으로 옳다고 여기는 경우도 커뮤니케이션을 방해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허위 합의 효과(False Consensus Effect)’라고 한다. 즉, 사람들은 자기 중심적인 틀로 인해 다른 사람들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또 그것이 사실이고 보편적이며 옳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기 기준에서 보편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쉽게 그것이 비상식적이고 비논리적이라고 판단한다. 예를 들어 부하 직원이 리더의 상식을 뒤집는 전혀 새로운 아이디어를 냈을 경우, ‘미처 생각해보지 못한 새로운 내용인데?’라며 호기심을 갖기보다, ‘말이 안되잖아,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라며 쉽게 그것이 틀렸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특히 리더들은 부하 직원들보다 자신의 전문성이 더 우수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이 정답이라는 과신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뇌의 거짓말’의 저자인 마이클 캐플런(Michael Kaplan)과 엘렌 캐플런(Ellen Kaplan)에 따르면 자신의 전문성에 지나치게 빠지면 오히려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리더가 ‘내 생각이 상식적이고 옳아’, ‘내 생각이 잘못되었을 리 없어’라고 생각하는 순간 자기중심적 커뮤니케이션의 덫에 빠지게 된다. 

유형 3 : 확고해진 자기 고정 관념 
‘치열함이 없어… 여자라서 못할꺼야…’ 

확고한 자기만의 고정 관념 또는 편견을 기반으로 판단을 하는 것도 자기중심적 커뮤니케이션의 한 유형으로 볼 수 있다. 성장하면서 형성된 가치나 경험 등을 기반으로 특정 정보에 대해 자신만의 결론을 내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매우 가난하고 어려운 환경에서 힘들게 공부하여 자수성가한 사람은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집에서 공부를 잘하고 성공한 사람의 노력을 잘 인정하지 않고 그저 ‘부모 잘 만나서 성공한거지’라고 단정짓는 경우를 들 수 있다.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 가득한 리더가 항상 야근하는 구성원에 대해 ‘일을 잘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나, 남성우월적 사고 방식을 가진 리더가 여성 부하 직원에 대해 능력 여부에 관계 없이 ‘공주같이 자라서 일도 못할꺼야’라는 선입견을 갖는 것도 비슷한 예이다. 이러한 생각들은 리더와 구성원간에 오해와 갈등을 야기하여 커뮤니케이션 단절로 이어지기 쉽다. 

유형 4 : 타인의 반응에 둔감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마지막으로, 상대방의 반응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조건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늘어놓는 것도 경영 현장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자기중심적 커뮤니케이션의 한 유형이다. 회의 시간이나 회식 자리에서 일방적으로 훈계만 하거나 잔소리를 늘어 놓는 리더, 일상적 대화에서도 많은 사람들에게 호응을 얻지 못하는 자기 고유의 화제나 자신이 잘 아는 내용만 말하는 리더들이 그 예이다. 특히 이런 리더들은 자신이 우월하다는 착각에 사로 잡혀 있어 ‘나는 선생이고 다른 사람들은 학생’이라는 식으로 관계를 규정 짓고 끊임없이 가르치려고 하거나, ‘나는 너희가 모르는 것을 이만큼 알고 있지’라며 자신의 지식을 과시하고자 하는 욕구에 사로잡혀 있는 경우들이 있다. 문제는 이런 사람들은 자신이 말하는 내용에 사로잡혀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잘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Egonomics(에고노믹스)’의 저자인 데이비드 마컴(David Marcum)과 스티븐 스미스(Steven Smith)에 따르면, 자기 과시에 몰두하는 사람들은 마지 못해 듣느라 초점이 흐려진 상대방의 눈빛조차도 자기 말에 몰두하고 경청하는 시선으로 해석한다고 한다. 오로지 내가 말하고 싶은 내용에 심취하여 어느새 독백을 하고 있는 상황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자기중심적 커뮤니케이션에서 벗어나려면… 

자기중심적 커뮤니케이션은 커뮤니케이션의 단절과 소외를 야기한다. 또한 지적 협력이 일어나지 않고, 편협된 시각 속에서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리게 한다. 이처럼 위험한 자기중심적 커뮤니케이션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다음의 방법들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사람마다 생각의 틀이 다름을 인지자기중심성을 벗어나는 첫 단계는 사람들마다 생각의 틀이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내 말에 분명한 일리가 있다고 여기는 만큼, 상대방도 그 자신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여기고 있음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A라는 리더는 ‘우리 회사는 여직원에 대한 차별이 없다’고 인식하고 있다. 능력을 인정 받은 여자 부장이 배출되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B라는 여자 직원은 ‘우리 회사는 여직원에 대한 차별이 여전히 많다’고 인식하고 있다. 부장 승진 심사에서 번번히 여자 직원들이 누락된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상대방 의견이 틀렸다고 섣불리 판단하기에 앞서 나와 다른 생각의 틀을 갖고 있음을 인지하는 것이 우선이다. 물이 반 정도 든 컵을 보며 ‘물이 반밖에 안 남았네’는 틀렸고, ‘물이 반이나 남았네’는 맞았다고 할 수 없지 않은가? 

나만의 단단한 틀을 깨고 나와야…두번째는 철옹성 같이 단단한 자신의 틀을 깨고 수많은 다른 생각을 마주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자기가 아는 것이 진리라고 생각했던 자기만의 세상에서 벗어나 다른 생각들이 있음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우선 ‘내가 항상 옳은 것이 아니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겸손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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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흔히 겸손을 자신감의 결여와 혼동한다. 그러나 에고노믹스의 저자인 데이비드 마컴과 스티븐 스미스에 따르면 겸손은 에고(ego)가 과잉된 ‘자기 과신의 상태’와 에고가 부족한 ‘자신감 결여 상태’의 균형점이라고 한다. 겸손은 자신감의 결여가 아니며, 오히려 겸손에는 자신감, 야망, 의지력을 모두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리더들이 꼭 갖추어야 할 덕목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리더가 겸손하지 못하고 자기 과신의 상태에 빠지면 더 이상의 학습이 일어나지 않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도 힘들며 심지어 결함 있는 아이디어도 떨치기 힘들어지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그림 참조). 피터 드러커도 ‘지적 거만은 무능을 조장하는 무지를 일으키기 십상이다’라고 말하면서 과신의 위험을 경고한 바 있다. ‘프레임’의 저자인 최인철 교수 역시 ‘자기 자신이 세상을 바라보는 소통의 창구가 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자기중심성이 만들어내는 한계 앞에서 철저히 겸허해져야 한다’며 겸손한 지혜를 갖춰야 함을 역설했다. 겸손은 항상 배우고자 하는 자세를 갖추게 하고,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나 아이디어에 호기심을 갖게 한다. 자연히 상대방의 말을 판단하기에 앞서 그 사람의 의견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진심으로 경청하게 만든다. 

따라서 리더들이 스스로 겸손한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사실 이는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그리 쉽지 않다. 겸손한 자세를 유지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객관적이고 즉각적인 피드백이다. 예를 들어 일기예보 전문가들은 전문성이 매우 높지만 매일매일 자신이 예보한 것과 실제 기상 상황의 일치 여부가 피드백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매번 신중하고 겸손한 자세를 갖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리더들도 자신의 언행에 대해 자주,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최근 국내에서도 많은 기업들이 리더십 전문 코치를 활용하여 객관적인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써 리더들로 하여금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있다. 

다른 사람의 틀에 맞추며 내 틀을 확장할 수 있는 태도틀을 깨고 나왔다면 주위를 떠도는 수많은 나와 다른 생각들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틀에 맞추는 능동적 교감을 이루기 위해서는 상대방 입장이 되어보고 상대방의 눈높이에 맞춰주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가 필요하다. 

즉, 신입사원과 얘기할 때는 신입사원의 눈높이에서, 상사와 이야기할 때는 상사의 눈높이에 맞추어서 상대방을 기준으로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모차를 탄 갓난 아기의 예를 들어보자. 유모차를 타고 있는 갓난 아기는 백화점에서 공포감을 느낀다고 한다. ‘백화점은 활기차고 구경할 곳이 많은 곳’이라고 인식하는 어른들로서는 ‘백화점과 공포’라는 관계를 전혀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무릎을 꿇고 아기의 눈높이로 내려가보면 그제서야 이해가 가능하다. 유모차에 탄 갓난 아기의 눈높이에서는 분주하게 움직이는 어른들의 다리만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시각과 청각이 아직 완벽하게 발달되지 않은 아기들에게는 웅웅 울리는 백화점 소음과 움직이는 다리들이 공포감으로 다가온다고 한다.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교수는 그의 저서 ‘어떻게 원하는것을 얻는가’에서 상대방과 인식이 달라 갈등이 생기면 ‘① 나는 어떻게 인식하는가?’, ‘② 상대방은 어떻게 인식하는가?’, ‘③ 둘 사이에 인식의 차이가 있는가?’, ‘④ 인식의 차이가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는 4가지 질문을 반드시 생각해보라고 한다. 이러한 질문을 통해 상대방 입장에 서 보고, 나와 상대방의 생각의 틀이 왜 다른지 이해하면 비로소 갈등이 풀리고 생각이 원활하게 교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의 기준을 상대방에 두고 그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태도, 리더들이 놓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이 여기에 있다. 

무엇보다 진정성이 우선되어야… 

마지막으로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나 타인에 대한 진정성 또는 진실함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상 대방을 진심으로 위하고 아끼는 진실함이 있다면 자연스레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저 사람이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데서 이미 시각이 나에서 타인으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사람을 내 마음대로 움직이려는 욕심에서 벗어나서 상대방을 그대로 인정하고 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자연스레 ‘역지사지’의 정신을 갖게 될 수 있을 것이다. ‘대화의 심리학’의 저자 더글러스 스톤(Douglas Stone)은 커뮤니케이션에서 경청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경청의 핵심 역시 상대방에 대한 진실성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진실성 없이 ‘질문을 하라, 상대방의 말을 바꾸어서 다시 말해주라, 시선을 맞추어라’ 등의 여러 가지 스킬들을 시도해보면 커뮤니케이션이 너무 가식적이고 기계적이 되어 오히려 역효과만 일어난다는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을 잘하고 싶다면 그 스킬을 어설프게 흉내내고 노력하기에 앞서, 구성원들의 관심이 무엇이며, 무엇을 원하는지 진심으로 이해해야 한다. 진실성이 통한다면 말하는 스킬이 다소 부족해도 얼마든지 훌륭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오로지 내 욕심인지, 아니면 상대방을 진심으로 위하는 것인지부터 다시 한번 생각하는 자세에서 비로소 커뮤니케이션의 변화가 시작된다.

[LG경제연구원 박지원 책임연구원]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