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상 그 친구를 'P' 라 하겠습니다
 고등학교 동창인 P는 학창시절 그리 친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워낙에 사교적인 타입이라 1반부터 13반을 훑고 지나가면
 '돌핀아! 오늘 점심때 뭐하냐?' 와 비슷한 류의 질문이 13번 그이상이었지만 P의 인간관계는 좁지만 깊음의 그것이었습니다

 졸업후 전 재수하게되었고 의대진학이 가능한 점수까지 상승하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때까지만해도 물리학과 진학이 목표였고 P 또한, 그 사실을 알고있었죠
 수능이 다가오기 3달전쯤 저희는 문자메세지를 통해 근황을 주고받았고 그때그날 그주고받음이 P와 저간 갈등의 싹이었습니다



 P : '돌핀아! 점수 잘나온다며? 그래도 물리학과 진학이지?'
 돌핀 : '아니? 의대진학!'

 여기까지는 괜찮았죠 근데,

 P : '야! 고등학교때는 너, 물리학과 진학이 목표였잖아. 고등학교때 너랑 그리 친하진 않았지만 너는 항상 애가 일관성이 없었어!'
 돌핀 : ... ... (뭐지?)

 의아해하실지 모르겠지만 저당시, '일관성' 의 속뜻이 뭔지 몰랐고 그저 그렇게 흐지부지 이야기는 끝났습니다



 수능후 각자 대학에 진학했고 저는 지방대 의대를 포기하고 서울소재 공과대학에 입학했습니다
 그렇게 P는 제기억속에 잊혀져가는데 멀쩡히 대학잘다니던 1학년 2학기 어느날, P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P : '돌핀아! 잘지내냐?'
 돌핀 : '응! 너는?'

 P가 '일관성' 운운할때 연락을 끊었어야 했는데 ... ...

 갑자기 정치, 도덕, 윤리 등의 사회현상에 대한 발화를 시작하더니 제 의견/의사를 물어대며 그분야에 관심도 없던 제가,
 이리저리 사교차원에서 둘러대듯 가볍게 말하면 역시나 무겁게, '그건 논리적 일관성이 결여되' 라며 뜬금포 훈수를 둡니다

 안그래도 멀쩡히 잘살고 있는데 꼭 저런식으로 뜬금포 훈수 두는게 지루하게 반복되다보니 짜증나서
 불만있으면 만나서 남자답게 맞짱 뜨자고 얘기했습니다 그래 그렇게 말하면,

 P : '대학생이 소통할줄도 모르냐? 역시나 일관성이 없구나'



 저때 깨달은건데 짜증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여 극한에 치달으면 어느새, '호기심' 이 되더랍니다
 이새키가 어떤새킨지 연구해야겠다고 결심했고(사실, 살면서 단한번도 P와같은 인간형을 만나본적 없었습니다)

 근 6년동안 겉으론 웃으면서 속으론 칼갈며 P에대해 몇가지 알게된 정보사항이 있습니다
 
 1. P는 진실로 제논리의 일관성에 맞추어 산다
 2. 밖에나가서 쳐맞고 들어와도 평소, 자신의 소신인 '역지사지' 를 가해자에게도 고려해준다
 3. 사실은 속으로 존나게 빡치면서도 제논리의 일관성이 최우선의 기준이자 유일한 삶의지표다
 4. 그래서 결국, '나는 대인배니까 내가 참아야지!' 라는 정신승리로 오늘도 밖에나가서 쳐맞고 들어와도 쿨가이 행세에 여념없다
 5. 과거의 돌핀처럼 논리적 일관성이 무슨 뜻인지도 모르는 사람들만을 찾아다니며 뜬금포 훈수둠을 통해 제 패배감을 씻어낸다
 6. 최적화된 인생의 방법론을 옆에서 제시해줘도 논리적 일관성에 부합하지 않으면 '그건 논리적이지 않다' 는 둥의 논리 프레임으로 반격

 7. 굳이, 논리적 일관성없이도 최적화된 인생 멀쩡히 잘살아가는 돌핀 붙잡고 비판/비난할땐 언제고,
     힘들거나 외로울때 연락하여 자신의 비루함을 호소하고 부탁한다
 8. 혹시나해서 논리적 일관성에 부합하나 덜최적화된 인생의 방법론 얘기해주면 다른 경우의 수를 예들어, 실천하나없이 생각만 줄창한다
 9. 제시해줘봤자 소용없다 결국, 제논리의 일관성에 맞추어 살고있다 '실천' 하나없이.



 덕분에 앞으로 최적화된 인생의 방법론을 외면하고 논리적 일관성으로만 인생살려는 P와같은 인간형에게
 상처받을 일은 두번다시 없을겁니다
 
 과거 조선시대 선비들이 얼마나 아Q스러웠는지 P를통해 목격했고 타인의 논리를 비판/비난할때 '일관성' 붙잡고 늘어지는게
 얼마나 병신같은건지도 반면교사 격으로 알게되었으니까요

 논리를 통해 얻고자 하는게 '일관성' 이 아니라 '최적화' 라면 또모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