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리 큐브릭 감독, 커크 더글라스 주연의 1960년 영화 '스파르타커스'의 한 장면이지요.

반란은 실패로 끝나고 포로로 잡힌 노예들에게 로마군이 제안을 하지요. 살아있는 스파르타커스나 아니면 죽은 그의 시체라도 확인을 해준다면 살려주겠지만 거부하면 모두 십자가형에 처하겠다고요. 

이말은 들은 스파르카커스는 스스로 일어나 자신을 밝히려 하지요. 아무래도 죽을 거 자기 하나 희생을 시켜 다른 사람을 살릴 수 있다면 좋은 일이고, 또 자기가 하지 않아도 살고 싶은 다른 사람이 이를테니 차라리 일찍 일어나는 것은 좋은 것이었겠지요.

그러나 스파르커스가 일어나자 다른 노예들도 다 같이 일어나 "내가 스파르타커스다."라고 외치지요. 그리고 모두 다 십자가형에 처해지지요.


 

이 장면은 실은 메카시즘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장면입니다. 이 영화의 대본을 쓴 Dalton Trumbo는 메카시즘의 첫 희생자로 치는 소위 '헐리우드 10인'의 하나로 의회 비미활동위원회 청문회에서 현재 공산당원이거나 공산당원인 것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 1차 수정헌법이 보장한 표현과 집회, 결사의 자유에 근거하여 대답하기를 거부했고, 그 결과 의회모독죄로 기소되어 1년의 징역형을 살게 됩니다.

감옥에서 풀러나온 후에도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트럼보는  자기 이름을 내걸고는 어떤 출판이나 저술활동도 할 수 없게됩니다. 그러나 그의 재주를 아끼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는 익명이나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헐리우드 영화의 대본을 쓰면서 근근히 연명은 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렇게 익명으로라도 저술을 할 수 있었던 사람은 불랙리스트 당한 사람 중에서도 운 좋은 소수에 불과했지요.

그가 익명으로 대본을 쓴 '로마의 휴일'이  1953년 아카데미 대본상을 타지만 그 상은 아무도 찾아가지 않았지요.

영화 '스파르타커스'라 메카시즘의 역사에서 중요한 이유는 이 영화가 처음으로 블랙리스트 당한 사람을 고용했으며 그 사실을 크레딧에서 밝힌 첫 영화라는 점이지요. 브랙리스트 당한 달톤 트럼보가 이 영화의 극작가라는 것이 밝혀지자 우익단체들에서는 이 영화의 보이콧을 조직하지만 당시 대통령 당선자였던 케네디가 피켓라인을 뚫고 이 영화를 관람함으로써 메카시즘 시대가 종막을 내리는데 큰 기여를 하게 되지요. 커크 더글러스는 그 때를 회상하면서 달톤 트럼보에게 '스파르타커스'의 대본을 쓰게 하고 그의 이름을 밝힌 것이 그의 생애에 가장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했지요. 트럼보가 대본을 쓴 또 다른 영화로는 '빠삐용'이 있지요.

그러므로 노예들이 모두 "내가 스파르타커스다."라고 외치는 이 장면은 트럼보가 메카시즘 때의 비미활동위원회 청문회를 염두에 두고 그린 장면이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지요. 당시 더 이상 공산주의자가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과거 같이 활동했던 동료들의 이름을 댈 것을 강요했었고, 어떤 사람들은 그 압력에 굴복을 했고 어떤 사람들은 그것을 거부함으로써 엄청난 불이익을 감수해야만 했지요. 그 때 모든 사람들이 그 이름대기를 거부했었으면 하는 바람이 이 장면에 담겨있는 것이겠지요.

 

추신"뭐 사상검증을 위해 고문만 하지 않는다면 메카시즘이 아니라는 이야기까지 나오는군요. 메카시즘 때도 고문하지 않았습니다. 고문하지 않고도 사람 박살낼 방법은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고문이라도 하면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에서 소위 '고문 메모'를 쓴 한국계 미국인 법무성 관리였던 존 유의 선례에 따라 육체적 정신적으로 항구적 피해를 주지만 않으면 고문이 아니라고 하지 않을까 두렵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