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이 저러는 게 마녀사냥이 아닙니다. 이제 막 정치에 관심을 가진 뉴비도 아니시면서 몇몇분들이 자꾸 자신의 논지를 강화하기 위해 뻔한 사실들을 외면하는 얘기들만 하시는 것 같아 솔직히 많이 의아하네요..

시민논객의 질문에 대답을 회피한 게 이상규가 마녀사냥을 당했고, 그의 말마따나 양심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부득불" 그 대답을 회피한 게 아니예요. 이상규 개인에게 그 질문이 향하기 이전, 곧 민주노동당 창당 이후로 그 질문들은 공당인 민주노동당을 향해 대내외적으로 이미 끊임없이 쏟아졌던 질문입니다. 북한인권과 관련해서는, 북한의 인권탄압 사례가 보도되거나 탈북자 사건이 있을 때 마다 국제사회의 비난여론이 들끓었고, 그것과 보조를 맞춰 대한민국의 유력 정당 모두가 대변인 성명을 발표했죠. 하지만 민주노동당만큼은 북한감싸기에 바빴습니다. 단한번도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비판과 당차원의 명시적인 유감표시를 한적이 없어요.

북핵문제도 마찬가지였죠. 북한이 1차 핵실험을 했던 06년, 대한민국의 모든 정당이 세계평화와 한반도의 안보를 위협하는 북한의 핵실험을 우려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었는데, 민주노동당 만큼은 불분명한 입장표명속에서 북한핵실험을 미국 탓으로 돌리는 엇박자의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나중에는 그 조차도 못마땅하게 여긴 당내 자주파 중앙위원들의 과반수 찬성으로, "유감표명 조차 못하겠다"라는 수정안이 통과되었고, 그게 06년 이후로 민주노동당이 북핵문제에 대해 보여준 공식적인 입장이었습니다.

이번 김정일 사후 3대세습 문제가 쟁점이 되었을 때 이정희가 비판하는 것 보셨나요? 아예 입도 뻥긋 못했죠. 근까 이분들이 (양심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말을 안하는 게 아니라 걍 못하는 겁니다. 전국민이 그거 다 지켜봤습니다. 더 무슨 말이 필요합니까? 이상규가 아닌 다른 누구를 그 자리에 앉혀놔도 NL출신이면 그 시민논객의 질문에 대답을 안했을 겁니다. 아니 못했겠죠. 그게 민노당 10년 동안 못했던 말이고, 역사를 거슬르면 그분들이 NL의 세뇌교육을 받기시작했던 그때 부터 못했던 말일 건데..이것을 자꾸 마녀사냥이나, 양심의 자유 얘기로 몰아가시면 어쩌자는 것인지..ㅡ.ㅡ;;

그리고 몰아세우는 것도 다 이유가 있는 겁니다. 과거를 돌아보세요. 07년 대선정국의 민노당 상황에 대해 대충 아시지 않습니까? 참여정부가 하도 말아먹어서 그때는 범여권이 분열해 있었고 덕분에 비지론의 압박도 없었죠. 정치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맘편하게 진보정당에 한표를 줄 수 있는 호기였고, 그때 노회찬이나 심상정이 민노당의 대선후보로 선출되었다면 진보정당의 역사가 지금과는 또 많이 달라졌겠죠. 근데 당내 경선을 통해 결국 권영길이 뽑혔습니다. 왜였습니까? NL의 조직표를 얻기 위해 권영길이 통일문제와 북한에 대한 입장에 있어 유화적인 태도를 취했는데, 그게 NL이 권영길을 민 직접적인 이유가 되었죠. 그리고는 정상적인 방법이 아니라, 지금 통진당 사태에서 보여줬던 꼭같은 방법으로 권영길을 민주노동당의 대권주자로 만들었습니다. 그때 자주파 조직 내에서 노회찬 낙선의 지령을 내리고, 결선투표에서도 심상정을 떨어뜨리기 위해 위장전입, 대리투표 등등 부정한 방법을 총동원하고, 그렇게 NL의 조직표를 권영길에게로 몰아줬습니다. 이때도 PD 및 평당원들은 자주파의 패악질을 막지 못했죠. 쪽수에서 밀려서.. 그런 과정을 거쳐 권영길이 대선주자로 발탁되었고, 그렇게 해서 07년 민노당이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게 무려 "코리아 연방제"였습니다. 이거 기억안나십니까?

당연히 대선에서 철저하게 말아먹었죠. 권영길 득표율이 3%였나? 민노당이 원내 제3당의 위상이었음에도, 신생정당의 후보였던 문국현 보다 지지율이 더 낮았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었죠. 북한이 주창했던 그 연방제 통일안을 받아, 1국가 2체제의 연방제를 하자는 것을 무려 대선공약으로 내걸었는데 어떤 정신나간 유권자가 표를 주겠습니까? 이 미친 짓을 막을 수 있는 당내 기능이 이미 마비되어 있었습니다. 누구때문에요? 이상규를 위시한 당내 NL양반들 때문에..

그리고 이때 민노당의 대선을 기획한 이가 이용대였습니다. 경기동부의 실세 중의 실세로 불리는 자죠. 이 양반이 06년 일심회 사건 때 북한이 민노당에게 지령을 내린 증거로 압수된 문서상에 그 이름이 나오는, 한마디로 "간첩"입니다. 이분께서 민노당의 대선공약에 코리아 연방제를 넣은 장본인이죠. 그렇게 07년 대선을 삽질로 말아먹고 08년 총선을 앞두고 심상정 비대위 체제로 가면서, 심상정이 제일 먼저 건든게 민노당의 "종북문제"였습니다. 일심회 사건에 연루된 관련자들을 출당시키는 안건부터 시작해서 그외 정파등록제 등등..해서 NL의 패악질을 막기 위한 제도적인 장치들을 건의했는데..이게 당원투표 과정에서 모조리 부결됐습니다. NL이 장악하고 있는데 이게 통과될 리가 없죠. 그래서 이 당에 도저히 미래가 없다고 해서 갈라져나온 게 진보신당이었습니다.

종북문제가 없다구요? 지나가는 개가 웃을 소립니다. 백분토론에서 이상규를 몰아세우는 진중권과 시민논객이 마녀사냥을 하는 거라구요? 천만에요. NL양반들이 민노당 10년동안 보여준 그 마녀사냥의 패악질을 알고 있는 이들은, 이상규의 저 츤데레식 회피기동을 보게 되면 가증스럽기 그지없는 "악어의 눈물"부터 떠오를 겁니다. 그것에 낚여서 마녀사냥 하면 안된다는 원칙주의, 말은 맞죠. 근데 저 분들 앞에서 할 소리는 아니라는 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한줄 요약: 우리 낚이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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