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백토 동영상 봤네요.
하도 시끌시끌해서 결국 현장검증. 물론 백분을 전부 볼 성의는 엄꼬 딱 그 부분만.

그 시민논객의 질문은, 정확히는 그 태도는, 듣던 이상으로 허걱~스럽긴 하더군요.
중간에 말 돌리지 말라며 치고들어오는데, 평소같음 낄낄거렸을 저조차도 뭔가 민망, 움찔, 스럽더군요.
아니 지금 말하고 있는데 좀 더 들어보지 뭘 그렇게까지......싶고...

지금 쟁점도 그런 질문이 사상검증이냐 아니냐인 것 같은데,
근데 저는 그거보다, 이상규가 참 한심스럽단 생각이 확 들더라고요.


자기들이 주사부리면서도 아닌척 산 세월이 얼마며, 정당활동한 건 또 얼마고, 
이상규가 정식으로 국회의원 출마한지는 또 얼마나 지났고,
최소한 경기동부드립이 유행한 이정희 부정경선 파문 그때부터만 쳐도
지금 보내온 시간이 얼만데,

아니 아직도 그런 뻔하디 뻔한 질문에 척 내세울 "정치적 모범답안" 하나 준비를 안 했단 말이냐 이겁니다요.
북핵-세습-인권, 이거라면 완전, '기출문제집'에 골백번도 더 반복해서 나올 문제 아닙니까.
알바 면접 준비도 이보단 잘 하겠습니다. 

나중에 언론사 인터뷰로는 답했더군요. 그런데 기자 한두명과 오붓하게(?) 인터뷰하는 자리에서는 나오는 말과
티비 생방송에서 나오는 말은 또 다르죠. 아무래도 생방송에서 즉석에서 나온 말과 태도가 그 사람의 진짜배기에 가깝죠.

그러니 이상규는 북한에 대해 "정치적 모범답안"을 자신있게 내세울 준비가 덜 되었다는 것이고,
전 이게 무슨 이념의 문제 이전에
이상규가 정치인이 될 준비가 덜 된 것이며, 소위 국민과 소통할 준비가 덜 된 거라고 보인단 겁니다.

(물론 그 질문의 태도는 지적할 필요가 있죠. 이상규는 질문의 편협함도 짚고 넘어가고
뭣보다 질문자도 자인했듯이 대북 인식과 부정선거 책임은 연결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반박을 먼저 해야 했어요.
그런데 이도저도 못하고 엉뚱한 양심의 늪에 스스로 빠져버린 느낌이예요.)


이상규도 이석기도 정치인이예요. 정당정치를 하고 있는 정치인요. 심지어 국회의원에 당선된 정치인요.
제일 좁은 의미에서의 정치인 말이죠. 걍 공직자가 아니라 완전 정치인.
정치인이 말을 정치적으로 못하면 어쩌자는 건가요? 

연예인이라면야 자기의 별별 지저분한 과거 다 털어놓고 웬갖 헛소리 늘어놔도, 그게 범죄 수준이 아니면 
대중들은 오히려 솔직하다, 웃긴 놈이네, 하고 넘길 수도 있어요. 경우에 따라선 말이죠.
그러나 정치인이 정치적으로 말하지 않고 더러운 또는 멍청한 속내를 그대로 내뱉으면
"솔직하다" "신념에 투철하다" 인정해줄 사람 별로 없죠. 
등록금 비싸면 장학금 받아라, 고 말하는 대통령과, 대통령이 고졸이라고 비아냥하던 국회의원이
얼마나 폭풍비난을 받던가요. 그들 수준이 본래 그거밖에 안되는 줄 빤히 알면서도 사람들은 욕을 합니다.
왜? 정치인이니까요. 정치가 그런 거니까요.

양심-신념의 문제도 그래요. 모두가 손가락질할지언정 자기 신념을 당당히 밝히느냐 아니냐로 평가받는 건
지식인이나 사상가, 하다못해 이상규의 과거인 "운동권" 이지, 정치인이 아닙니다. 
정치인의 역할은 그게 아니죠. 같은 신념이라도 "올곧게" 실천하기보다 "정치적으로 현명하게" 실천하는 게 필요하죠.


그럼에도 이상규는 여전히 음지에서 암약-_-하던 마인드 그대로예요. 아직도 운동하고 투쟁중이네요.
그러나 사람들은 그를 정치인의 잣대로 평가하는 거고, 그 잣대에서 이상규는 대중적으로 낙제점일테고요.

더불어, 지금 이상규의 양심을 말씀하시는 분들 역시, 
이상규를 정치인보단 주사시러븐 "엔엘 운동가"의 하나로 보시는 시각을 다 떨치지 못하신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거고요.


이걸 매카시즘으로 보시는 걸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그러나 지금 세상이 확 바뀌어 버렸어요. 

그렇다고 매카시즘이 불가능한 아름다운 세상으로 바뀌었다는 건 물론 아니고요,
주사파건 자주파건 엔엘이건 간에, 그들이 이미 양지로 나와버렸단 말씀인 거죠.
언제? 1차로 아까 말대로 이정희 부정경선 시끄럽다가 "경기동부"라는 화두가 급속히 확산된 그 때.
2차로 "당권파"라는 공식 호칭을 얻은 그들의 폭력장면이 뉴스를 화려하게 석권하던 그 때.

이미 양지예요. 주사 냄새나는 곰팡님들은 이미 땡볕 아래로 나와버리셨어요.
백토의 저 장면은, 이상규 곰팡님께서 아직도 상황판단을 못 하고, 
땡볕에 말라죽지 않기 위한 "정치적" 노력 대신, 거꾸로 온 몸을 헤어드라이어로 말리는 
웃지못할 코미디를 연출한 장면인 거죠.

대중의 인식도 그래요. 바뀌었어요. 안 바뀐 게 아니예요.
인터넷에서 하루라도 빨갱이 소리를 안하면 키보드에서 싹이 트는 그런 애들이야 당연 예외지만,
대부분의 대중은 이제 진보니 개혁이니 한다고 "저거 빨갱이아냐?" 안해요.
남한 대통령이 둘씩이나 김정일 손을 잡고 속없이 웃어대는 꼴을, 멀쩡히 다 지켜본 사람들이라고요.
금강산 구경가고 개성에서 한국공장 돌리는 걸 다 경험한 사람들이고요. 천안함, 연평도만 있었던 게 아니예요.

백토의 저 질문을 이상규가 아닌 민통당 정치인에게 누가 했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땐 양심이고 나발이고, 그 질문자가 또라이 취급 받아요. 이미 그런 세상이예요.
최소한 공식적으로는, 친북 종북의 혐의는 오로지 주사파에게로만 좁혀져 있다는 게 현재 스코아예요.
그러니 오히려 지금의 통진당 사태를 "빨갱이"가 정말로 존재했구나 하는 충격의 사건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많아요.

이런 대중들에게, 북핵-세습-북인권 이라는 질문이 어떤 의미를 가질 것 같으세요?

대중에게 이건 이념과 사상의 범주가 아니예요. 상식의 문제인 거죠. 
"당신들이 유영철 팬까페의 배후라는 의혹이 있는데, 유영철의 범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뭐 이런 수준이예요. 여기다 대고 양심의 자유 운운하면 누가 "아 그렇네, 양심은 소중한 거지" 하겠어요.


대중이 무조건 옳다는 건 아니예요. 하지만 현재,
이상규와 그 동네 사람들보다는 쪼매 더 나아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