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 1
장소는 어느 대학의 강의실. 법학 전공 교수가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수강하던 학생이 질문을 던집니다.
"요즘 실업률이 증가하면서 강도사건이 많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강도질에 대한 선생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강도질은 타인의 재산을 강제로 절취하는 행위로써 당연히 법률로써 규제해야하며 어쩌고 저쩌고 좔좔좔...."

상황 2
장소는 어느 한적한 주택가. 동네 노는 형 한 명이 햇살을 즐기며 담배를 피고 있습니다. 
실업률과 범죄에 대한 기사를 위해 취재를 다니던 어떤 기자가 인터뷰를 요청하며 질문을 던집니다.
"요즘 실업률이 증가하면서 강도사건이 많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강도질에 대한 선생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 뭐 이런 X 가튼 시키가 다 있어 ! "
그 기자는 동네 노는 형한테 싸다구 두 대를 지대로 처맞고도, 그가 왜 화를 냈는지 끝내 알 수 없었다는 슬픈 이야기. 
그저 실업자들의 범죄에 대한 인식을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로 전하고 싶었을 따름인데 말입니다. 

우리가 살면서 종종 당혹스러울 때가 바로 너무나 뻔하고 당연한 것을 누군가 "니 생각이 궁금해" 를 진지한 표정으로 물어왔을 때입니다. 
"부모님을 두들겨 패는 거를 어떻게 생각해?"
"지하철에서 여자들 몸을 만지면서 성추행 하는 거를 어떻게 생각해?"
이런 질문을 하는 경우는 둘 중의 하나입니다. 아직 덜 떨어졌거나, 평소에 나를 괴상하다고 생각하며 의심하는 놈이거나. 

찬반이 갈릴 수도 있는 문제를 질문할 때는 정말로 내 견해를 통해 뭔가 정보를 얻기 위함이라고 선의로 해석할 수 있겠지만, 이렇게 명백하게 답변이 뻔한 문제를, 지도 알고 나도 아는 것을 물어올 때는 당혹스럽기 그지없는 것이죠. 이럴 때 보통의 반응은 이런거겠죠.
"그걸 나한테 왜 묻는데?"

"북핵 북인권 세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질문은 이미 우리 사회 구성원 전체에게 어떤 통일된 방향의 공식적인 답변이 결정되어 있는 질문입니다. 공식적인 답변에 어긋나는 대답을 했다가는 심각한 불이익을 받아야하는 그런 질문이죠. 또한 설사 그 공식적인 답변과 다른 생각을 품고 있을지라도 그것과는 별 관계가 없습니다. 평소 지하철 성추행을 즐기면서 사는 변태일지라도, 평소 행실로 보아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아보이는 사람일지라도  '성추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라고 물으면 "그건 나쁜 짓이지~~" 라는 답변을 들을 수 밖에 없는 것과 같은 이치죠. 즉 묻는 것 자체가 쓸데없는 에너지 낭비인 그런 질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런 질문은 적어도 성추행 현행범으로 체포된 자에게나 실효성있는 질문이겠죠. 그런데도 굳이 현행범으로 체포된 것도 아닌 사람에게 그런 질문을 하는 의도가 과연 뭘까요? 이상규가 국가보안법으로 체포된 현행범입니까? 그저 국가보안법을 위반하며 살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사람일뿐입니다.

이게 바로 백토의 그 질문이 색깔론인 이유이고,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폭력이라는 이상규의 반론에 논리적으로 대응하기 힘든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