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은 자신이 부각만 돼도 남는 장사'라고 이야기해놓고 지금와서 또 이렇게 말하는게 우습긴 합니다만.

처음엔 유시민이 가장 짭짤해보였는데 지금 보니 그런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일단 요즘들어 유시민이 싹 사라졌죠. 심상정도 트윗에 '검찰조사 반대한다' 한마디하고 묵묵부답입니다. 처음엔 이 상황을 즐기는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제가 유시민이라도 지금 상황은 그야말로 자신이 쳐놓은 덫에 빠진 것 같은 느낌이더군요.

우선 당내 이반입니다. 처음엔 당권파에 대한 반감 때문에 잘코사니라고 보던 당원이나 진보정당 지지층이 막상 당 자체가 위기에 빠지자 이 위기를 불러온(?) 유시민에 대한 비토가 퍼졌죠. 

조중동이 좋아하니 됐다? 글쎄올시다. 유시민도 바보가 아닌 이상 별로 해피하지 않다는 정도는 알 겁니다. 왜냐? 조중동 지지하는 층은 이미 박근혜에게 고정되어 있습니다. 즉 '박근혜빼고 나머지 야권 대선 후보 지지'에는 찍어줄지 몰라도 '박근혜 포함'되면 아무 것도 없죠. 민주당 지지층에는 이미 비토층이 확고합니다. 남는건 그냥 빠 밖에 없죠. 그나마 과거와는 비교할 수없을 만큼 줄어든 수입니다.

문제는 앞으로 입니다. 통진당 당권 쥘 전망이 별로 없습니다. 이번에 검찰 압수 수색 과정에서 보였듯 민노당 당권파, 비당권파는 서로 으르렁대도 암묵적으로 흐르는 정서적 공감이 있습니다. 반면 심상정파, 유시민파는 그게 없죠. 즉 이름만 날렸지 기반이 없고 앞의 양 정파 모두 유시민이 당권 쥐는 상황은 그냥 두고 가지 않을 겁니다. 민노총도 이 점은 마찬가지구요.

조중동의 빨아주기를 과대평가할 필요가 없습니다. 조중동이 이뻐해서 잘될 것 같으면 왜 조순형이 저렇게 찌그러 들었겠습니까?

무엇보다 대중이 정치인들을 평가할 때 다면적이고 때론 이율배반적이라는 사실입니다. 조중동 논조에 따라 종북주의자 혼낸 유시민에겐 박수를 보내지만 돌아서선 '역시 파티 브레이커' '공격만 할 줄 알지, 조직 운영은 할 줄 모르는 정치인'이란 이미지를 중시하죠.

결국 늘 그렇듯 유시민은 이번에도 단기적으론 남는 장사, 장기적으론 덫에 빠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