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의 이덕하님의 글을 보면서 정신병질이 무엇을 가르키는 것인지 궁굼했었는데, psychopathy를 가르키는 것이었네요. 이덕하님의 글은 잘 읽었습니다. 허경영 관련된 글들과 댓글들을 보면서 위의 주제로 글을 쓰려고 했었는데, 공교롭게도 이덕하님의 글이 먼저 올라왔네요. 저는 이명박 현상에 대해 정신분석학적인 관점에서 글을 올려봅니다.

망상증(paranoia)을 설명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예가, 이전에도 썼지만, 생방송중인 9시 뉴스에 난입하여 "내귀에 도청장치"라고 외쳤던 대한민국의 80년대를 장식했던 사건이 한 예가 될 수 있겠죠. 망상증에서도 가장 전형적인 박해 망상(persecution delusion)을 보여주는 예이죠. 그렇게 방송사고를 냈던 장본인은 망상증적 정신병(paranoiac psychosis)으로 보이는데, 박해 망상으로부터 방송국의 생방송중인 뉴스에 난입해서 자신이 박해를 당하고 있다는 것까지 알리려고 했던 것이죠. 일반적으로 정신병자가 그러하듯, 그 정신병자도 나름 영리했던 겁니다. 아무리 보안이 허술했다고해도, 전국민에게 알리려고 생방송 중인 9시 뉴스에 난입하는 "체계적인" 행동을 취하기까지 하죠. 그냥 망상증으로만 끝날 수도 있는 인생이 생방송 중에 난입하는 것으로 인해 정신병원으로 직행했겠죠.

80년대를 장식했던 그 사건과 더불어서 또 하나의 사건을 보여주는 통계가 있습니다. 바로 80년대에 들어서면서, 정신병이 입원율 2위를 기록하게 됩니다. 대략 18년 전 쯤의 신문기사에서 읽었던 내용입니다. 1위가 무엇인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암환자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80년대 이전에는 입원율 순위에 전혀 들지 않았던 정신병이 2위로 새롭게 진입했다는 것 때문에, 정신병이 입원율 2위라는 것을 명확하게 기억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 80년대 초반, 중반을 초등학생으로 보냈던 저는 친구들과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하는 친구에게 "하얀 집," 즉 정신병원으로 가라는 얘기들을 무척이나 많이 했던 듯합니다. 80년대를 장식했던 또 다른 사건이란 바로 대한민국에서 정신병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이 생겨나고, 정신병원이란 것이 널리 퍼지게 되었다는 것이죠. 물론, 저의 단편적인 기억들에 의존한 것이니, 정확한 것은 따져봐야 겠지만, 70년대와 80년대를 비교하면서, 정신의학을 둘러싸고 나타나는 현상들과 정신병원의 확대라는 현상들을 대한민국의 근대성의 확립이라는 관점에서 살필 수 있지 않을까도 싶습니다. 즉, 서구의 근대성의 탄생을 정신의학과 정신병원의 탄생과 연결시키는 푸코의 <<광기의 역사>>을 참고하면서 말이죠. 그렇듯, 80년대는 두 사건, 즉 "내 귀에 도청장치"라는 망상증이라는 사건과 정신병원이라는 사건이 오묘하게 오버렙되네요. 그 많던 광년이들은 어디로 간 것인지...? 언뜻, 초등학생 때 친구들 사이에서 회자되던 청량리 정신병원이 생각나네요. 그래서 80년대 초, 중반에 청량리에 정신병원이 있었는지 궁굼하기도 합니다.

위에서 정신병을 "체계적"이라고 썼는데, 위키피디아에서는 정신병을 "현실과의 접촉의 상실(a loss of contact with reality)"로 정의를 내리는데, 아마 심리학 일반에서 받아들이는 정의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에 반해, 라캉은 정신병을 나름의 정교한 체계를 가졌다고 말합니다. 혹은, 정신병자는 그냥 미친 것이 아니라, 어떤 이유들로 그렇게 된 것이고, 그렇게 발생된 정신병자는 정신병자가 아닌 사람들과는 다른 언어 체계, 인식 체계, 법 체계를 갖는 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체계가 어느 정도로 정교하냐면, 어떤 땡중은 외계인의 언어를 문자화시키기도 하고, 빵상아줌마는 빵쌍빵상하면서 외계인의 노래를 들려주기도 하죠. 이런 망상증적 정신병은 주로 신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언어적 환청(verbal hallucination)"으로 나타납니다. 무엇보다, "내 귀의 도청장치"라는 망상증적 정신병이 극명하게 언어적 환청의 예를 보여주네요. 프로이트의 사례 연구의 하나인 슈레버 판사의 망상증적 정신병도 이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신의 목소리를 중계한다는 사이비교주들도 망상증적 정신병에 해당합니다. 제가 신의 "목소리"라고 썼는데, 이는 칸트가 "양심의 목소리(the voice of consciousness)"라고 부르는 것에서도 동일하게 등장하는 "목소리"와 같은 선상에서 얘기될 수 있죠. 즉, 칸트적인 근대적 주체는 인간의 보편적인 도덕 법칙이라는 초자아가 "명령"하는 바를 따르는 주체임에 반해, 망상증적 정신병자는 그 자신이 그 초자아의 자리를 차지합니다. 즉, 자신이 신적인 존재가 되어버리는 것이죠. 심리학에서 정신병질자(psychopath)에 대해 "양심"이 없다고 말하는 것에 대해, 정신분석학적인 방식에서라면, 그 주체에 대해 보편적 도덕 법칙이라는 초자아가 없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그대신 다른 초자아가 있겠죠. 한 가지 더 말씀 드리면, 칸트적인 보편적 도덕 법칙이라는 초자아가 아닌, 욕망이라는 "음탕한 초자아"의 명령을 따르는 사드적인 도착증적 주체에 대해서도 말할 수 있겠네요. 공교롭게도 칸트의 시대에 사드가 탄생을 했죠. 여기서 사드는 사디즘에서의 그 사드입니다.

이명박의 초자아는 과연 어떻겠습니까? 가난을 겪었다고 주장하는 그로서는 돈을 벌어야한다는 개인적인 소명(召命, vocation), 4대강을개발해야 부자 나라가 된다는 "시대적인" 소명을 가지고 있지 않겠습니까? 물론, "구시대적인" 소명이라고 불러야겠지만요. 과연 누가 부를까요? 소명(부를 소, 목숨 명)과 vocation(라틴어 vox, 즉 목소리라는 어근을 지니는 단어)이라는 단어들이 보이는 것처럼, 누군가, 혹은 무언가 이명박에게 "말도 안되는 짓거리들"(빵상아줌마의 빵상빵상의 수준인 그것)을 하라고 부추기는데, 과연 누가 부르는 걸까요? 이상득? 이재오? 아니면 궁민? ... 이명박은 개발독재라는 망령에 시달린다고 말할 수도 있겠구요. 혹은 자연을 지배하고, 개발하여 자연의 주인이 되라고 하는 창세기에서의 야훼의 명령을 충실히 따른다고도 말할 수 있겠구요. 제게는 이명박의 얼굴에서 걸신(乞神)들린 "거지 초자아"가 투영됩니다. 그 많은 돈을 가지고도 더 해먹으려고 악다구니치며 쥐처럼 달겨드는 거지말이죠. (이는 행려자를 비하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배부른 얘기일지 모르지만, 그렇게 해처먹어도 좋으니, 4대강만은 어떻게 좀 그만 둘 수 없냐구요. 이명박 주변엔 이명박 같은 놈들만 있으니, 이걸 설득시킬 수 있을 사람이 누가 있을지... 죽어도 자신은 정신병자가 아니라고 생각할테니, 정신분석 같은 것을 받을리도 만무하고... 아니면, 이덕하님 말씀처럼, 정신병질자로 감옥에라도 가뒀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