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지분 처분권

지난번 포스팅( 대한민국 정당사와 배신)에서 제가 말씀드리는 요지는 DJ의 평민당 창당이 배신이라는 얘기가 아니라, 런닝맨들이 노통의 열린우리당 창당이 배신 행위라고 생각한다면 DJ의 평민당 창당을 옆에 펼쳐놓고 과연 정치인의 헤게모니 쟁탈과정중 정치행위들을 판단할 공통의 기준점을 같이 생각해 보자는 겁니다.

아무튼 피노키오님께서 아주 인상적인 주장을 다음과 같이 해 주셨습니다.

(노통이) 자력으로  획득한 지지율로 후보도 되고 대통령도 당선되고 했었다면, 민주당 분당과 열린당 창당을 했다해서 "정치적 배신 행위"를 했다는 비난을 받을 일은 없었겠죠.

이 말을 저는 다음과 같이 해석했습니다.

DJ의 경우 자력으로 획득한 지지율로 동교동계를 이루었고 YS에게 정치적으로 신세진 것 없으니 평민당 창당은 정치적 배신 행위가 아니다.

그렇다면 노통과 DJ의 경우만 책상위에 올려 놓을 것이 아니라 YS와 JP의 경우도 같이 올려 놓고 동시에 비교해 보도록 하죠.

피노키오님의 주장대로라면 YS와 JP는 아시다시피 상-도동계(부산/경남)와 구공화당계(충청)로부터각각 자력으로 획득한 지지율을 바탕으로 정치적 입지를 다진 정치인들이죠. 그리고 그들의 정치행위의 한가운데 노태우대통령과의 역사적(?) 3당합당이 있는 것이고요.

피노키오님식 주장이라면 YS와 JP의 3당 합당 결정은 “정치적 배신 행위”를 했다고 비난 받을 일이 아닐 겁니다. 자신의 정치력으로 끌어모은 정치적 지분을 내 마음대로 쓰겠다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피노키오님의 해석으로 보자면 자력 획득한 지분처분권은 비난의 대상이 아니죠. 이런 논리가 필경은 당시의 YS와 JP의 생각이었을테고 말이죠.

하지만 모든 런닝맨들이나 기초적 상식이 있는 시민들이라면 이들의 정치행위는 민정당에 대한 견제세력이 되라고 표를 준 시민들에대한 배신행위로 평가하는 것이 맞을 겁니다. 따라서 노태우과 3김이 동시에 맞선 13대 대선 직전 DJ의 평민당 창당과 이후 단일화 실패는 군정종식을 바라던 시민들에 대한 배신 행위로 보는 것이 런닝맨들에게도 더 논리적 귀결일테고요.

복잡한 논리보다 런닝맨들도 직감적으로 수긍할 수 있는 간단한 비교를 해 보여드렸습니다. 물론 이런 초간단 비교에도 또 다시 별의별 희안한 사전적 정의를 들고나와 내가 지지하는 정치인의 정치행위는 정당하고 반대하는 정치인의 정치행위는 배신이 “확실”하다고 우길 사람들이 있겠지만….  실제 차이가 있다고 해 봐야 그 차이는 아주 미세한 정도일 겁니다. 정당(justice)과 배신처럼 양극단의 차이가 아니고.

한번 같이 고민 좀 해 보면 좋겠습니다. 그냥 내편은 정당하고 상대방은 배신자라고 손가락질 하기 전에 정말 어떤식의 가치 기준점이 정치인들의 정치행위를 평가할 좋은 시작점이 될지… 그래야 이번 통합진보당에서 벌어진 사태를 보며 한가지라도 배우고 넘어가죠. 마냥 기성 언론이 물어다주는 기사만 보며 서로를 향해 손가락질만 하며 세월을 죽인다고 뭐가 남겠습니까?

더불어 런닝맨들과 노빠 사이에 별 차이도 없는 것 같은데… 그렇게 앙숙으로 지낼만한 차이점이 과연 있기나 한지 하는 근본적인 의문도 스스로에게 던져보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