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전 사회과학 공부하던 시절에 알고 지내던 어떤 지인의 페이스북에서 퍼온 글입니다. 정세적인 지형을 떠나서 원론적인 정치 이념과 노선에 준거하여 이번 통진당 사태를 분석하는 글은 상대적으로 매우 드물었던 지라 한 번 퍼와 봤습니다. 유시민에 관해서는 이미 임계치 이상의 악감정을 가진 분들이 이곳에 많다는 것을 잘 압니다만, 그런 분들은 이런 입장도 있구나 하고 가볍게 생각하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노-심도 못했던, 유시민은 어떻게 당권파를 코너에 몰 수 있었을까? >  /최병천

흥미로운 기사이다. 그러나 예의 신문의 분석 기사가 대부분 그렇듯 매우 피상적이다. NL 이론은 원래 한국사회를 (절반의 '반'짜를 써서) '반봉건' 사회로 보는 이론이다. 이들은 한국사회의 본질적 성격은 (미국의) '식민지'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자본주의로의 발전이 불가능하다고 보는 이론이다. 이후에 (역시 절반의 '반'짜를 써서) '반자본주의' 이론으로 수정되었지만, 이론의 몸체에 해당하는 것은 여전히 한국사회를 '식민지'로 보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NL이론 자체가 세계 경제 규모가 10위권이고, GDP가 2만 달러를 넘고, 경제활동인구의 구성에서 노동자계층이 압도적으로 많고, 삼성-현대-LG 등의 '세계적' 기업이 존재하는 한국사회의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진 시대착오적인 이론인 셈이다. 

문제는 NL 이론의 경쟁자였던 PD이론의 낙후성이다. PD이론은 한국사회를 '독점자본주의'로 보기때문에 노동계급을 중심주체로 '즉각적인' 사회주의 혁명을 주창하는 이론이었다. 이들은 NL이론과 달리 '자본'에 대한 문제의식이 발달해있다. 이 이론의 본국은 소련이었고, 다른 한축으로는 동독이었다. 

그러나 이들 양자가 공유한 지반이 있었으니, 그것은 <민주화 이전의> 사회주의 운동 이론이라는 것이다. 전자는 저항적 민족주의와 강하게 결합했고, 후자는 그렇지 않다는 차이점만 있을 뿐이다. 

그래서 실제로 양자의 이론적 공통점은 1)자유주의 부정 2)민주주의 부정 3)시장의 긍정적 기능 부정 4)국가 및 계획경제에 대한 막연한 옹호 등을 내포하고 있다. 

또한 이들 양자는 자본주의의 경제사적 전개를 자유방임 -> 독점자본주의 -> 국가독점자본주의 -> 완전 국유화와 전면적 계획경제의 '일직선적' 발전 과정으로 봤다. 이러한 경제사적 인식은 경제적 발전과정을 <시장의 필연적 소멸 과정>으로 보는 셈이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 케인즈주의적 개입주의 경제가 한계가 봉착하고, 기업규모가 오히려 '축소'되는 경향을 보이게 되면서 완전히 현실적-이론적 설명력을 잃게 되었다. (세계적으로 이론적 설명력을 잃어가던 그 시절을 약간 지나서 오히려 한국에 수입된 셈이다.. 한국 지식인들의 무지함이 빚은 비극인 셈이다..) 

PD파는 왜 NL파를 이기지 못했을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그중에서도 핵심은 <대중노선>의 부재때문이라고 생각한다. NL 이론의 최대 장점은 대중노선에 근접한 '통일전선론'과 사실상 조직론과 <리더십 이론>으로 활용되는 '수령론'이다. (수령론은 그들의 장점이자 동시에 결정적 약점이다.) 

반면 PD이론은 '대중노선'이 부재하며 '리더십 이론'이 부재하다. 그래서 행태가 과도하게 '전위'를 자임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원내에 국회의원이 '고작' 3%, 10명인 시절부터 의회주의를 '미리부터' 걱정하여 의원들의 당직 겸직을 금지할 정도였다. 대체로 너무 먼 '미래'까지를 미리부터 걱정하기에 스스로 소수파로 고립되는 경향이 있다.

'먼 미래'까지도 미리 걱정하기에, 내부의 '같음'보다 '차이'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행태를 보이게 된다. 결과적으로 각자의 행태는 매우 '리버럴'하다.(사실은 '무질서함'과 '무규율'에 가깝다.. ) 

그렇다면 '좌파'이면서 대중노선과 리더십 이론을 갖는 것은 불가능한가? 그렇지 않다. 그게 바로 <민주화 이후의> 진화된 좌파 이론인 사민주의 이론이다. 물론 사민주의 이론은 파편적이다. 그럼에도 사민주의 이론의 최대 강점은 '대중노선'을 지향한다는 점이며, 그리고 그것은 <의회주의>로 현상화된다. 의회주의의 진짜 본질은 '의회 바깥'의 공간을 무시-폄훼하는 것이 아니라, 의회와 선거를 <대중의 집합 의지>로 존중하는 그 자체이다. (선거는 가설을 실험하는 공간이자, 동시에 본인의 과오를 평가 및 성찰하는 공간이 되는 셈이다. 왜? '대중'의 판단과 결정을 그 자체로 존중하기 때문이다... ) 

노회찬-심상정 등의 평등파는 민노당 시절 NL을 꺽지 못했는데, 왜 유시민은 그들을 제압하고 있는가? 가장 결정적이고 중요한 이유는, 유시민이 더욱 '지도자다운', 책임있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노회찬은 심지어 06년 일심회 사태 때, "국가보안법 문제"라며 현재 당권파와 같은 태도를 보일 정도였다. 그들은 '개인의 인기관리'에는 많은 품을 들였지만, 분당 국면이 본격화되기 전까지, 단 한번도 '국민 눈높이'에 어긋나는 당권파의 패권주의와 친북적 행태와 맞서싸운 적이 없었다. 결국 당시 평등파는 '지도자없는' 각개 전투만을 했던 셈이다. (그러니 이들이 '지도자와 상의없이' 선도탈당을 했던 것은 이해되지 못할 일이 아니다..) 

NL이론은 한국사회를 '반봉건'으로 봤는데, 그러다보니 사실은 자신들 스스로가 '절반의 봉건성'을 가진 이들로 전락하게 되었다. (이것도 사실은 이론에 내재된 것이다.) 

반면, 자유주의 이론의 가장 큰 특징은 '개방성'과 '합리성'이며, '사회경제적' 조건과 무관한 철학이자 동시에 정치철학이라는 점이다. 사회경제적 조건과 무관하다는 점은 자유주의 이론의 장점이자 동시에 약점이다. 반면, 자유주의 이론이 갖는 개방성과 합리성은 인간 인식의 '불완전함'을 전제하고 있다. 자유주의 이론의 역사적 태동 자체가 근대적 합리주의와 계몽주의적 연장선상에서 이뤄졌다. (대표적인 자유주의자인 J.S.밀의 <자유론>은 내용 전체가 '표현의 자유'와 '인간 인식의 불완전함'과의 관계인 셈이다.) 

역사적으로도 '절대왕권'을 침몰시킨 이론은 자유주의였다. 자유주의는 특히나 그 모든 전체주의 집단과 맞서게 되는 순간, '가장 전투적인' 이론이자 동시에 실천테제로 전환된다. 게다가 유시민은 08년 분당이전 노-심처럼 '개인 플레이'만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자기네 당파를 이끄는 <당파의 지도자>이자 동시에 대권후보 반열에 있기에 항상 <국민 눈높이 정치>할 추구하는 사람이다. (국민 눈높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안이 최근의 '국민의례' 발언이다. 이는 노-심에게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발언이다. ) 

결론적으로, '정치 지도자'의 자질면에서 유시민은 노-심보다 더 책임있는 실천을 했으며, 이념적으로도' 더 현대화된' 이념을 갖고 있었던 셈이다. 특히나 전체주의-집단주의 세력에게 자유주의는 '치명적' 항암제였던 셈이다. (일정정도 집단주의를 공유했던 PD보다 더 전투적으로..) 

나는 한국의 진보가 '대안 세력'으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노심조는 유시민에게 배우고, 유시민은 노심조에게 배우고, 그렇게 서로 '융합'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그것은 세계사적 이념의 족보로 표현하면, 사회주의적 취지는 가슴에 품고있되, 철학적으로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를 수용하며, 경제적으로는 '시장의 장점'을 수용하는 것으로 표현할 수 있다. '한국적 사민주의'는 바로 그때, 비로서 진보의 다수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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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 당권파 내에서는 국민참여당 유시민 전 공동대표와 손을 잡은 게 결정적 패착이었다는 자성이 흘러 나온다. 유 전 대표를 얕잡아 보다 정파의 정치적 몰락까지 초래하고 말았다는 뒤늦은 후회도 있다. 당권파는 당초 국민참여당계 경선 후보의 부정선거 의혹이 당권파 비례대표 후보로 불똥이 튄 데 대해서도 ‘유시민의 기획 쿠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