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진당 폭력사태를 지켜보면서 주섬 주섬 떠도는 몇가지 생각들입니다.  

1. 꽤 오래전에 밝힌대로, 정치적 노선의 문제에 있어 유빠 VS 주사파의 결투가 벌어지면 저는 단호히 유빠들의 편입니다. 설사 주사파들이 이번에 어떠한 폭력도 자행하지 않고, 민주적 절차를 아주 성실하게 준수하는 사람들이었다고 해도, 그들은 '공적인 영역에 손톱만큼도 영향력을 미쳐서는 안돼는 사람들'이라는 제 판단에는 조금도 변함이 없었을 겁니다. 오히려 저는 이번 폭력사태만을 문제 삼아 그들을 비난하는 오마이같은 언론들과 진보 명망가들은, 만약 그들이 고분고분 쇄신안에 굴복하고 비례대표 모두 사퇴하고 그랬으면 그들의 존재를 더 이상 문제삼지 않겠다는 뜻일까 그것이 더 궁금합니다.

2. 어떤 집단의 이념과, 그 집단의 '민주적 질서 준수' 여부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제 평소 믿음이 이번에도 잘 증명되었다고 봅니다. 마치 보수니까 '민주적 절차를 제멋대로 무시할 세력', 진보니까 '민주적 절차를 잘 준수할 세력'으로 여기는건 그저 선입견에 불과하죠. 민주적 절차 준수는 양자 공히 지켜야할 기본이고, 그 바탕위에서 보수 진보간에 노선의 경쟁, 능력의 경쟁을 벌이는 것이 올바른 정치구도라고 믿습니다. 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그런 구도가 좀 더 분명해기기를 바랍니다.

3. 같이 연합해서 민주당과 호남을 삥뜯는거에는 일치단결하다가, 뒤돌아서서 '정의의 사도이자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는 유시민 심상정류는 지켜보기가 정말 밥맛입니다. 그리고 주사파들과 같은 당을 하면서 화학적 결합을 시도하고, 그런 상황에 침묵 혹은 동조로 일관하다가 갑자기 비난의 손가락질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주사파들을 비난할 자격이 과연 있는걸까 의문입니다.

이 부분은 민통당의 정치인들도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힘이 딸리니까 아무나 다 끌여들여서 '야권연대'니 '후보단일화 전술'이니 하다가 파편맞고 있는데, 그런 꼼수 부린 것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분명히 져야할거라고 봅니다. 

4. 주사파들과 같은 당을 할 수 있지만, 호남의 정치인들과는 같은 하늘을 이고 살 수 없다는 요상한 태도를 갖고 있는 소위 진보연하는 사람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자신들의 정치적 입장이 얼마나 수준이 낮고 오류로 가득찬 것인가를 밑바닥부터 다시 점검해보기를 희망합니다.

5. 이번 사건은 어찌보면 한국 현대사에 한 획을 긋는 굉장히 역사적인 사건이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근본적인 이유를 파고 들어가면 '맑스레닌주의적 사고틀'이라는 요상한 것과 마주쳐야하고,  이것과 '지역주의 양비론'이 결합한 잘못된 정치적 경향이 진보진영을 지배한 것이 바로 이번 폭력사태의 근본 배경이라고 봅니다. 저는 주사파들은 물론이거니와, 이런 잘못된 정치적 입장들도 해체되어야만 비로소 우리나라 진보운동에 새로운 전망이 열릴거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