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기사는 NL(민족해방파)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인터넷을 뒤져보면 NL의 그런 단면을 보여주는 정보들을 수도 없이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첫 발언에 나선 이인석 충북 충주공동위원장은직장에 휴가까지 내고 열심히 선거관리 업무를 봤다. 관리자 서명 과정에서 한 사람이 투표자에 연이어 서명한 걸 부정이라고 하는데 절대 아니다. 조그만 실수는 있었지만 이게 이렇게까지 비화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자 당원 한 사람이 벌떡 일어나힘내세요라고 소리쳤다. 이 공동대표도 사회자도 이 당원을 저지하지 않았다.

 

전남 장흥에서 올라온 당원들은농민당원들을 범죄자로 만드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규탄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박수와 함께 여기저기서 휴대전화로 사진 찍는 소리가 나자 사회자가 황급히오늘은 사진 찍는 자리 아니다. 협조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경기도 오산의 부정선거 의심사례로 지목된 최병성 당원은투표 장소에 친구들이 있길래, 내 대신 사인해 달라고 부탁했다. 내 이름이병성인데 친구들이 평소에병신 병신하며 놀린다. 나중에 신문에 난 것을 알고 놀랐는데, 그 친구가 내 사인란에병신이라고 적었더라고 해명했다.

 

2시간가량 계속된 이날 공청회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그야말로 동지애()가 흘러 넘쳤다. 진상조사위원이나 비당권파 인사들이 전혀 나오지 않아 논쟁도, 얼굴 붉힘도 없었다. 축제 분위기였지만 당권파 수뇌부는 될 수 있는 한 진지하게 보이려고 애쓰는 모습이었다.

 

[통합진보당 해체 위기] “내 대신 사인 부탁했을 뿐”… 부정선거 당원어처구니 없는 해명

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kmi&arcid=0006056760&cp=du

 

 

 

그들은 늘 민주주의를 외쳐 왔지만 수십 년 동안 운동권 내에서는 비민주적이기로 악명이 높았다. 하지만 이것이 대중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사태에서 그들은 점점 더 노골적으로 자신의 성격을 드러내고 있다.

 

내가 반가워 하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

 

북조선에 조선노동당이 있기 때문에 남한에 굳이 당을 따로 만들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던 NL 10여 년 전에 민주노동당에 입당하여 결국 당권을 장악했다. 이것은 오직 그들이 자신의 정체를 숨겼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들은 대중에게 그리고 민주노동당 당원들에게 자신들이 김일성 선집을 탐독한다는 사실을 숨겨왔다.

 

그들은 “북조선 독재 정권은 타도 대상이다”라는 말을 절대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가 김일성 선집을 탐독하는 김일성주의자(주사파)이기 때문이다”라는 식으로 솔직히 말하는 대신 늘 온갖 다른 핑계를 댔다. 예컨대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라는 식으로 말이다.

 

 

 

그들은 김일성주의자임을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었고 당에서 추방할 수도 없었다. 조선일보나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사람을 진보정당에서 추방해야 하듯이 북조선 정권을 지지하는 사람 역시 진보정당에서 추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하지만 스스로 “나는 김일성주의자다”라고 밝히지 않는다면, 그리고 자신의 사상을 교묘하게 다른 식으로 포장해서 이야기한다면 명백한 증거가 없기 때문에 추방할 수가 없는 것이다.

 

여전히 NL은 김일성주의와 북조선 체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진행되면서 그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비민주적인지, 즉 자신들이 북조선의 독재 체제와 김일성주의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받았는지를 스스로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인터넷의 발달과 언론의 주목 때문에 세상에 널리 알려지고 있다.

 

이전에는 전대협 대회, 한총련 대회, 민주노동당 대회 등에 참여했던 사람들에게만, 그리고 그 사람과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들었던 사람들에게만 알려졌던 NL의 비민주적인 행태가 이젠 상당히 광범위하게 알려지고 있는 것이다.

 

 

 

나는 그들이 더 버텼으면 한다. 그래서 그들이 스스로 자신의 정체를 더 많이 드러냈으면 한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이것이 진보진영의 지지율 급락으로 이어질 것이며, 조직적 대혼란으로 이어질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나 같은 사람이 염원했던 “진보진영에서의 NL 퇴치” 즉 진보정당의 급성장을 가로막는 장애물의 제거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당장 진보정당 국회의원 수가 줄어드는 것, 당장 진보정당 지지율이 급락하는 것, 당장 조직적 대혼란에 빠지는 것 때문에 매우 낙담할 수 있다. 하지만 NL이 다수파로 존재하는 한 이런 것들은 한번쯤을 견뎌야 할 홍역이다. 제대로 홍역을 앓고 나면 면역이 생겨서 다시는 같은 병에 걸리지 않는다.

 

 

 

NL 여러분, 혹시 자신이 김일성주의자라는 누명을 써서 억울하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럼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북조선 정권은 몽땅 지독한 독재 체제이기 때문에 엎어버려야 한다”는 말 한 마디만 해 보십시오. 김일성주의자는 결코 할 수 없는 말이지만 좌파든 우파든 민주주의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말이지요.

 

 

 

이덕하

2012-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