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번 서울 지하철 9호선의 요금인상 건으로 과거 활발하게 추진된 SOC 민자사업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박원순이 저리 난리를 치는 것이야 당연히 정치적인 쇼업의 성격이 강하므로 큰 관심을 가질 필요는 없고...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권이 드라이브를 걸고 각 지자체장들이 경쟁적으로 추진한 SOC 민자사업이 과연 잘 한 일이었는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그리고 일반적으로 SOC 사업은 중앙정부가 돈을 냈습니다. 세금을 걷은 돈으로 하건, 국채를 발행하건 아니면 외자를 도입하건 정부 주도 하에서 사업을 결정하고 집행했습니다. 그 결과 우리가 익히 아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여주었죠.

1. SOC서비스 이용료가 저렴하다(즉, 수익자 부담 원칙이 거의 없다)
2. 사업추진의 의사결정이 철저하게 관 주도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특징들이 SOC 민자사업 하에서는 퇴색하게 됩니다.

1. SOC서비스 이용료에 수익자 부담 원칙이 상대적으로 강하게 적용됩니다. 이에 따라 사용자 요금은 올라가고 건설비용에 대한 세금 부담은 줄어듭니다.
2. 사업추진 여부의 결정에 시장 메카니즘이 어느 정도 반영됩니다. 아예 사업성이 없는 터무니없는 사업이라면 아무리 조건을 후하게 쳐줘도 참여할 민간자본을 구하기가 어렵게 됩니다. 따라서 무분별한(?) 사업추진을 어느 정도는 막을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보장됩니다.

물론 김대중 정권이  SOC 민자사업에 적극적이었던 이유는 위의 두 가지 신자유주의적 테제뿐만 아니라 다른 정치적 고려도 있었습니다. 우선 IMF로 인하여 자본 조달(외자)이 용이하지 않았던 상황도 있었고, 영남 중심의 관료층의 눈치를 살펴야하는 중앙정부 교부금으로부터 지자체를 어느 정도 자유롭게 만들고자하는 의도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배경들과는 상관없이, 그리고 지하철 9호선 사태가 노무현의 책임인지 아니면 이명박의 책임인지와는 무관하게, SOC 민자사업이 과연 옳은 정책인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하철 요금 인상 --> 서민부담 증가 --> 외국자본의 과다 이득 이라는 단선적인 비판논리가 판을 치고 있습니다.

저는 종합적으로 현 시점에서 SOC 민자사업에 지지를 보내고 싶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SOC 민자사업은 SOC 건설 및 운용의 부담을 일반 국민으로부터 실제 사용자로 옮깁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SOC의 실제 사용자는 자본인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SOC의 건설로 이익을 보는 자본이 그 비용을 부담하고 국민의 세금은 복지 등과 같은 공익적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2. SOC 민자사업이 허용됨으로써 SOC 건설에 있어서 경제적 논리가 강화된다고 생각합니다. 업적쌓기에 급급한 민선 지자체장의 과욕을 거론하는 비판자들이 있지만, 중앙정부의 전시행정 및 비효율도 그에 못지 않습니다. 또한 민자사업은 근본적으로 시장 논리에 충실한 민간자본이 참여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이 신자유주의 정책 일변도로 달린 것은 분명 오류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공공부분의 비효율, 부조리, 부패 구조를 청산하기 위해 시장의 힘을 빌린 것까지 잘못된 정책으로 매도할 수는 없습니다. SOC 민자사업이 그러한 대표적인 예가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