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언론 처럼, 그리고 아크로의 몇몇 분처럼 딴지일보/나꼼수 때문에 이번 총선에 패배했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리얼미터의 여론조사에서 나타났듯이 어쩌면 나꼼수나 김용민의 막말은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아니, 부정적인 영향도 크지 않았지만 긍정적인 영향도 그닥 없어을 지도 모른다. 나꼼수에 열광한 인물들은 아마 나꼼수를 듣지 않았어도 거의 대부분이 새누리당을 지지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정작 내가 문제 삼고 싶은 것은 이들의 이런 태도다.

뭔 글이 이렇게 대문짝 만하냐고?  대문짝하게 적을 만 하다. 인류학적인 고찰을 통해서 우리(여기서 우리는 도대체 누군가?)는 반드시 이길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리는 글이니까.

내용을 다 읽기 힘든 분들을 위해서 딱 세 줄 요약하겠다.

1. 저들은 우리와 종이 틀린 싸이코패쓰 같은 족속(조!족)들이기 때문에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아서 우리가 졌다.
2. 그런데 이제 대중은 저들이 우리와 다른 족속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기 시작 했다.
3. 그래서 대중은 저들이 어떤 정책, 명분을 들고 와도  같은 인간인 우리(그러니까 우리가 누구냐고????)를 지지할 거다.

이거 참..... 이걸 선동이라고 하니까.... 뭐라고 할 말이 없다.

물론 이런 주장은 늘 있어 왔다. 우리 나라의 보수는 진정한 보수가 아니라 일종의 삶의 방법으로서 보수를 택한 거라는 거다. 강준만이 조선일보를 비판할 때도 비슷한 맥락이었다. 조선일보가 반공을 주장하는 것은 진정으로 반공이 옳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라 반공이 가장 잘 팔리는 이슈이기 때문이라고. 안보상업주의라는 말이 그래서 출몰한 거다. 이 주장은 물론 틀린 말이 아니다. 

사실 이런식의 인식의 전통은 길다. 1962년 발표한 전광용의 소설 <꺼삐딴 리>의 내용을 그대로 옮기면 딱 이런 내용이다. 일제가 옳아서 친일 한 것이 아니라 출세하려고 친일한 꺼삐탄 리... 광복후에는 러시아에게 빌붙고,  월남하고 나서는 친미파가 된다. 그 모든 과정은 오로지 개인의 부귀와 영달을 위해서다. 그에게 민족, 국가따위는 조금도 고려할 대상이 아니다. 애초 그런 개념이 머리에 들어오지도 않는다(음.. 는 어쩌면 1962년도에 이미 대처리즘을 실행하고 있었던 신자유주의자의 선구자일지도 모른다 대처왈 "사회같은 것은 없다 있는 것은 오로지 개인과 가족뿐이다" 라고 했으니까).

그래, 그런 일 개인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그런 개인이 출세해서 우리 나라를 망치는 데 큰 역할을 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소설은 어디까지나 소설일 뿐이다. 문학작품의 풍자를 현실 정치에 그대로 대입한다? 그리고 하나의 정치집단 전체를 아예 다른 족속이라고 취급한다? 그리고 그들을 적대시 하자고 선동한다? 

나가도 너무 나갔다. 정치는 만화가 아니라 현실이다. 타협이 필요하고 변용이 필요하다. 정의가 이기는 것도 아니고 애초에 정의가 무엇인지  조차 애매한 곳이다. 난 정의로운 보통 사람이고 넌 DNA부터 다른 싸이코패쓰라고 외치는 순간 타협은 사라지고 정치는 실종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실제 상황은 이렇지가 않다.

                                                 썸네일 
                                      <뭐하는 거야? 뭐하는 거냐고? 실제는 그렇지가 않아!>

딴지일보 몇몇 필진은 개콘의 위 두명에게 개인 교습이라도 좀 받아야 한다. 물론 새누리당 내부의 몇몇 인간, 혹은 그 지지자 둥에서 일반인과 전혀 다른 상식을 가진 사람들은 있을 수 있다. 아니 틀림없이 그럴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비상식을 심판할 수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저런선동으로 형성할 수는 없다. 그들이 우리와 다른 족속이라고, 우리와 공존할 수 없는 존재라고 외치며 증오감을 키운다고 해결 되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말이다.

그들을 찍을 수 밖에 없는 우리 구조를 확인하고, 그 구조를 바꾸려는 노력을 하여야 하며, 그 내용을 전파해야만 한다. 저들에 대한 증오감을 선동해서 "우리끼리"만의 결속력을 다질 수록 스스로 "우리"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과의 괴리감은 커지고, 그 괴리감은 우리가 아닌 사람들의 단결력을 강하게 할 뿐이다.

나꼼수가 만일 악영향을 미친 부분이 있다면 보수진영의 집결을 강하게 한 부분일 거다. 조중동은 연일 통진당의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외쳤고 나꼼수, 김용민의 막말을 대문짝만하게 보도 했다.이 와중에 나꼼수와 딴지일보는 연일 "쫄지마 씨바"를 되풀이 했다. 그들이 안쪼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그것은 대안 언론, B급 매체로서 존재할 때의 장점이지 제도권 내의 대응으로서는 적절하지 않다. 이 게임은 그들에게는 처음부터 이길 수 없는 게임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다시 같은 일의 반복이다. 저들은 디아블로, 에빌, 싸이코패쓰다! 사람들은 이제 그걸 알아 차릴 거다. 그래서 우리는 결국은 이길 거다! 그래........ 그럴지도 모른다. 언젠가는 이길지도 모르지. 그러나 딴지일보가 정신 차리고 이런 선동을 중지한다면 그 날은 더 빨리 올지도 모른다. 딴지일보의 모든 기사가 이런 것은 아닐 거다. 그러나 적어도 이 기사는 아직 정신 못차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선거에서 이기지 못한 것은 큰 일이 아니다. 이겨 본 적이 몇 번이나 되는지 세아려 보라. 그리고 여기까지 온 것이다. 정작 문제는 선거에서 지고도 정신 못차리는 경우다. 적은 싸이코패스도 머저리도 악마도 아니다. 다만 엄청난 기본자산을 가진 막강한 정치적 맞수일 뿐이다. 그리고 박근혜 역시 그저 수첩공주가 아니다. 괜찮은 참모를 거느리고 그들의 말을 들을 줄 아는 능력은 갖춘 제법 뛰어난 자질을 갖춘 정치인이다. 이 사실을 빨리 인지할 수록 승산이 높아진다. 

적을 모르고 이기는 싸움은 없다. 제발 정신 좀 차리기 바란다. 한 두번 요행으로 이긴 경험이 너무 장미빛 환상을 키워 버렸다. 2002월드컵 4강 갔다고 우리가 계속 강팀이었니? 강팀이라는 환상부터 깨끗하게 버려야 다시 강팀이 될 가능성이 열린다는 것을 제발 좀 똑똑하게 알아 두자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