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팩트- 여론조사
아래 친노가 무능하다는 주장은 아마도 이번 선거에 대한 참패를 근거로 한 주장이라고 판단된다. 그리고 아마도 그 무능이라는 범주 안에는 친노인사 대거 공천, 김용민공천, 김용민 막말 사건 후 사퇴를 결정하지 못한 점 등등이 포함될 거 같다.
그런데 뜻 밖에 아래와 같은 기사가 있다.


김용민 막말사건이 여론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기사다. 어찌 된 걸까?

불법사찰이 이슈화된 날을 보면 문건발표일을 제외하고 나서는 새누리당의 지지는 더 올랐고 민주당의 지지는 더 떨어졌다고 한다. 폭로 당시 그게 지난 정권의 것이라고 물타기한 청와대의 전략이 먹혀서 그런 걸까?
김용민의 막말사건이 이슈화된 지점을 보면 민주당의 지지율은 오히려 올랐고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조금 떨어졌단다. 이 여론조사결과에 담긴 함의는 무엇일까?

2. 한국의 기본 투표 성향 - 새누리당의 기본 지지율
젊은 세대야 물론 새누리당 싫어하는 비율이 높을 거다. 그런데 그들이 전부 투표하나? 게다가 대구 경북권의 젊은 세대들은 밥상머리 교육이 있어서 새누리당을 그다지싫어하지도 않는다. SNS, 블로거들이야 민주당이 유리하지. 마치 노빠들이 득시글 하는 거 같지. 그러나 실제로는 그런가? 자기 블로거 운영하고 SNS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인구들 다 합쳐야 얼마 될 거 같나? 뿐인가? 요즘 이글루 대문글을 한번 보기 바란다. 젊은 수꼴들의 비율이 상당히 높다. 그들 역시 이곳의 몇몇 런닝맨(이표현이 비열하다고 하는데 새누리 지지하자고 한 런닝맨들을 모두 기억못하니 그냥 적겠다)들의 표현처럼 자신들은 나꼼수보다 우월한 존재라서 그들의 선동을 비웃겠다고 선언한다. 그러나 그 결과가 새누리당 지지다? 글쎄, 그게 과연 우월한 논리인지는 모르겠다.

내가 보기에는 오히려 이렇다. 지금까지의 투표결과에서 늘 나타났던 것은 우리나라의 성향은 "기본" 보수적이고 "기본" 친 한나라성향이고 "
기본" 영남성향이라는 거다. IMF가 몰려왔을때도 김대중은 김종필과 연합해서야 겨우 이회창을 이길 수 있었다. 그 다음 총선에는 한나라당에 패했다. 이명박정권의 실정이 과했다고 해도 설마 나라파탄 난 IMF때보다 과했나? 그렇게 볼수 없다면 이번 선거의 결과는 거의 예정된 것이라고 봐도 무방했던 거 아닐까? 이명박의 실정이 과했다, 인기가 떨어졌다, 나꼼수열풍이 불고 있다는 것을 과도하게 해석한 것, 그래서 그걸 장미빛 희망으로 바꾼 것이 실제상황 아닐까? 서울시에서 일어난 아주 특수한 현상, 오세훈이 큰 차이로 패배하고 박원순이 이겼다는 현상에 지나치게 큰 의미를 부여한 것 아닐까? 무상급식은 실제로는 대부분의 서울 주민이 바라는 것일테고, 주민 복리 높이겠다는 박원순에게 투표하는 것은 어쩌면 지극히 합리적인 투표였을지 모른다. 그러나 박근혜가 이미 좌클릭을 선언한 이상 민주당이 상대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여지는 줄어든 것이다. 이명박의 실정과 거리를 두는 박근혜에게 보수층의 표가 몰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을지도 모른다.

영남에서는 아마 박근혜가 좌클릭을 선언하지 않았다고 해도 새누리당을 대거 지지했을 것이다. 특히 부산/경남이 아닌 대구/경북에서는 더한 일이 발생했다고 해도 굳건하게 새누리당을 지지했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남은 10% 의 중도적 보수층은 아주 작은 명분만 줘도 새누리당을 지지할 태세였을 것이다. 그 작은 명분은 뭐라도 좋다. 박근혜의 좌클릭도 좋고, 김용민의 막말도 좋았을 거다. 혹은 북한의 자극도 좋은 명분이 되었을 거라고 믿는다. 아주 작은 명분만 던져 준다면 그들은 아주 쉽게 새누리지지로 돌아선다. 이 현상은 지금까지 선거에서 드러난 결과물이다. 이번에는 다를 거라고 기대했지만, 그 기대가 무너진 것에 불과한 것이다. 생각해보자. 이명박이 실정했지만 그가 나라를 파탄 낸 것도 아니고 대통령을 탄핵한 것도 아니다. 그 정도의 사건 사고가 없었다면, 게다가 새로운 지도부가 등장해서 쇄신하겠다는 코스프레도 했다면 이미 명분은 충분했던 거 아닐까?

3. 야권 무능론 O, 친노 무능론 X
물론 친노/민통당/개혁세력이 무능했다고 볼 수도 있다. 경영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돈 못벌면 무조건 무능한 것이다.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아무리 직원을 위한 비전을 가지고 있다 해도 사업의 성과는 수익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선거 역시 같은 관점으로 본다면 야당진영은 다 무능했다. 상대방이 어떤 기본 자산을 가지고 있든, 표를 얻는데 실패했다면 무능하다고 볼 수있다.

그런데 같은 관점에서 친노는 무능하고 구민주계는 유능했다? 친노는 오로지 당권욕심에 가득찬 무리라서, 언제라도 뒤통수 칠 준비가 되어 있는 무리라서 당권을 움켜 잡았지만 구 민주당은 순수한 사람들이라서 당권을 빼앗긴 것이지 무능한 건 아니다? 그렇다면 그 순수한 무리가 당권을 장악했으면 이번 선거에서는 이겼다는 말일까? 박근혜와 새누리당은 순수한 무리라서 이번 선거에서 이긴 건가? 

이런 관점이 유효하다면 딴지일보의 아래 관점은 어떤가? 
http://www.ddanzi.com/blog/archives/81475
우리는 유능했지만 순수했고, 저들은 더 야비해서 우리가 졌다!

진화심리학의 기본 이론+사이코패스론도 살짝 믹싱해서 제법 나꼼수팬들을 혹하게 만들 구조를 갖추었다. 그런데 여기 나오는 친노무능론/구민주당순수론이 이보다 더 설득력 있다고 본다면... 난 객관적으로 한 마디 할 수밖에 없다. 나꼼수팬들이나 그대들이나 나을 게 없다. 아니 선동론이라는 측면에서는 딴지일보가 한 수위라고 밖에 다른 할말이 없다.

4. 대안은 있나?
대안은 없다. 여론 조사가 저렇다 해도 실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실수를 줄이고 저들이 주장할 수 있는 명분의 여지를 줄여서 조금씩 더 외연을 확장하는 것 밖에는 다른 방도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런닝맨들이 주장하는 공천에서의 공정함, 구민주당의 포용, 그리고 내부민주화의 확대를 주장한다면 이른 무조건 받아들여야 한다. 단, 이렇게 했다고 해도 야권이 지금보다 나은, 적으도 눈에 띌만큼 확연한 변화를 가져왔을 거라고 확신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 작은 변화, 작은 승리를 중첩해서 지형을 바꾸어 나가는 것이 야권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다. 
여기서 하나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시간은 새누리당의 편이 아니라는 것이다. 시간이 우리편이라고 주장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적어도 저들의 편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즉, 새누리당이 가지는 기본 자산이 시간이 지난다고 불어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여기서 야권/개혁진영이 조금씩 외연을 확장한다면 희망의 불씨는 커질 수 있다.
그리고 지난 글에서 예측했다 시피 그 불씨가 어느날 갑자기 하루 아침에 커질 수는 없는 것이다. 이번에도 장미빛 환상을 품었지만 역시 장미빛은 장미빛일 뿐이었다. 그게 현 시점에서 냉정한 상황 파악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