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를 타고 마을을 지나치는데,

 

새로난 길에 주욱 늘어선 어린 벚나무 꽃에 시선이 갔습니다.

 

어디서나, 어른 벚나무의 아름다운 꽃들은 봄비에 분분히 날리며 초록색 잎들이 꽃처럼 피어나건만 동네 어귀에 늘어선 어린 벚나무에서는 막 꽃들이 만개하기 시작합니다. 부슬부슬 내리는 봄비에 세차게 흔들리고 있어 애처로웠습니다. 어린 만큼 생장이 늦어 이제서야 벚꽃이 피나 봅니다.

 

믿기 어렵겠지만, 집에는 인터넷이 없어 동생 사무실에서 밀린 검색작업을 할까 하고 차를 타고 오던 길이었습니다.

 

차를 타고 오면서, 일을 하기 전에 글을 하나 써야지 하고 생각을 했답니다. 방금 전에 본 어린 벚꽃에서 글감이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종교에 관한 글을 쓰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떠 오르더군요. 자주 가던 토론 싸이트에 지난 번에 댓글로 써놓았던 글이 생각나서, 동생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싸이트에 접속하여 글을 찾고 있던 중 종교에 관한 글이 있어 댓글을 쓰고 말았네요. 그래서 먼저 종교에 관한 글을 쓰고 말았습니다.

 

상춘!

 

얼마 전에 일 때문에 국회도서관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7시가 다 된 저녁 때라 안내방송이 나오더군요. 시간이 늦었으니 상춘객은 그만 밖으로 나가주세요, 하는 말에 깜짝 놀랬습니다. '상춘'이라는 말이 어찌나 생경하게 들리던지...

 

봄은 이미 봄이건만 봄인 줄을 잊고 있었지요. 마음이 바쁜 때문에...

 

국회로 가는 버스를 타고 가던 중, 근처의 윤중로가 상춘객으로 얼마나 붐비고 있었는지를 무심히 목격한 후에 들은, 상춘(賞春)! 그 상춘의 마음이 망중의 저에게는 자리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여 엊그제 아침 출근길에는 일부러 전철가에 흐드러지게 핀 큰 벚꽃 나무에 다가가 말을 걸어보았더랬습니다. 한동안 묵혀 두었던 핸드폰을 꺼내 기념촬영을 하기까지 했으니, 늘 핸드폰 카메라로 사계절 변하는 모습을 담아두었던 그 때와는 사뭇 다른 제모습에 좀 공허한 웃음꽃이 피어나더군요. 봄은 우리의 마음에 먼저 오는구나 싶었습니다.

 

어린 벚꽃 나무들도 세월이 지나면 커다란 나무가 되어 뭇 상춘객의 마음을 즐겁게 해 주겠지요?

 

오늘 봄비를 맞으며 흔들리던 마을 어귀에 심겨진, 막 아름다운 꽃잎을 피워내던 그 어린 나무들에게서 커다란 나무가 되어 사람들을 즐겁게 해 주는 모습을 보았던 것입니다. 어린 아이가 커서 어른이 되듯 나무 또한 생장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누군가가 심어논 벚나무를 감상하며 봄이 옴을 기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래의 상춘객을 위해서 나는 무엇을 심어 놓았는가에 생각이 미치게 되었던 것입니다. 타고 오는 버스 안에서 말입니다. 그러면서 미래 세대를 위해 묵묵히 나무를 심는 남자의 모습을 떠 올렸습니다. 자신이 즐길 것은 아니지만, 미래의 누군가 - 결국은 미래의 우리들(의 자손) - 를 위해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타인의 유익을 위해 오늘의 땀을 흘리며 묵묵히 나무를 심을 수 있어야 하는데... 나는 미래의 후손을 위해서 무슨 뜻깊은 일을 할까 하고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무를 심는 남자라는 책을 소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헌책으로 사던 날, 그리고 오늘 아침에 읽어서 갑자기 다 읽은 책이다.
내용이 너무나 좋다.
매일 읽으면서 나의 사명을 생각해야겠다.

2006. 10. 31. 20:41


진정 사랑과 행복을 심는 남자가 되고 싶은 고서
김 선욱

 

- 유감스럽게도 독후감을 써놓지 않았네요!

 

 

이 세상에 자신만이 아니라 타인을 위해 묵묵히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겠지요? 아마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신앙인들이라면 더욱 그럴 것입니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신앙인들을 소금이요, 등불이라고 하는 것일 것입니다. 

 

우리가 영적인 삶을 살아 의식이 확장되면, 나를 넘어서 이웃으로, 오늘만이 아니라 미래의 일까지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나만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이웃을 사랑하고, 오늘의 나만의 이익만이 아니라 미래의 후손의 유익까지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내일 지구가 망한다고 해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말을 한 사람의 마음이 이해가 됩니다. 

 

 

벚꽃이 봄비에 흩날리는 게 아쉽습니다!

아직 마음에 봄이 오지 않아 미쳐 다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아기 벚꽃 나무에 만개한 벚꽃이 이 비에 다 떨어지지는 않겠지요!

그런다한들 곧 아가 손 같은 녹색 잎들이 미상춘의 서운함을 달래주겠지요?

봄인 봄인데 아직도 봄이 온줄을 몰랐네요!

 

 

 

늦은 봄날, 그대 마음의 상춘곡을 신청해 봅니다.

 

 

 

2012. 4. 22.

16:59

 

 

미상춘객

참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