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견해가 비교적 고정되어 있는 다수와 유동적인 소수가 있다. 나꼼수가 날고 기어봐야 고정되어 있는 다수중 한쪽편의 맘을 돌리기는 힘들다. 나꼼수에 열광했던 이들, 나꼼수에 대한 약간의 문제제기에도 반론하는데 바빴던 이들 절대다수는 나꼼수가 없었어도 민주통합당이나 진보통합당 둘중 하나에 표를 던졌을 이들이다. 내 주위 어디를 둘러봐도 새누리당 지지자였다가 나꼼수 때문에 마음이 바뀐 이들은 없다. 나꼼수가 제기하거나 파헤치려 했던 이슈나 진실이 제기되지 않고 파헤쳐지지 않았더라도 그들은 새누리당을 지지했을 사람들이 아니다. 따라서 나꼼수의 존재의의는 정치에 별관심없는, 선뜻 투표를 포기하기도 하는 2-30대 유동층 일부를 야당 지지쪽으로 견인할 때만 있다.


나꼼수 열기에다 이명박 정부의 실정과 후안무치한 행태, 그리고 적잖은 이들이 피부로 느끼는 삶의 질의 악화에 비추어 볼때, 큰 차이는 못내더라도 야당들 전체가 과반수 의석을 가져갈 것이라고 예측할 만했다. 민통당의 공천과 네거티브 전략을 탓하는 이들이 있는데, 그것들에 아무리 문제가 많았어도 이명박 정부와 여당이 실제로 이룬게 없고 또 한번 과반수 의석당으로 만들어주면 이번에는 잘 하리라 기대할만한 실질적 근거가 전혀 없는 이상 그 문제는 새누리당을 과반수 의석 당으로 밀어줄 합리적 이유는 못된다. 그냥 한국인들 다수가 아직 덜 깨어 있는 것 뿐이다. 조금이라도 깨어있으면 야당이 더 잘하리라는 근거 역시!!! 없더라도 그냥 인지상정적이기도 하고 합리적이기도 한 시소의 원리에 따리 이번에는 야당을 간신히나마 과반수 의석을 확보한당이 되게 해야 했다.


나는 나꼼수가  2-30대 유동층 일부를 야당 지지쪽으로 견인하는 일을 해내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수도권에서 야당이 승리했다고 하지만 원래 수도권에서는 나꼼수 등장 이전부터 야당이 강세였다. 수도권에서 20대 투표율이 높아졌다고 하는데, 높아진 만큼 야당이 더 득표했다고 생각할 만한 이유는 없다. 그랬다면 더 큰 차이로 이겼어야 했다. 추가로 투표에 참여한 이들 상당수는 오히려 새누리당에 표를 던졌을 것이다. 일부는, 나꼼수의 영향을 받아 야당에 표를 던졌겠지만 그 만큼이나 그 이상인 나머지일부가 새누리당에 표를 던졌다. 나꼼수 열기와 그 무리들을 또 한번 다수당으로 만들어 주어서는 안되는 합리적 이유들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김용민의 막말이 유동층에 어느 정도 부정적 영향을 끼쳤던 것 같은데, 물론 그 유동층이 아주 약간만이라도 깨어 있는 이들이라면 그 막말을 둘러싼 막말들에 부정적 영향을 받아서는 안되었다.


결국 나꼼수 열기는 나꼼수가 없었어도 절대 그 사람같지 않은 놈들 떼거리한테는 표를 주지 않았을 이들만의 잔치의 열기였다. 그것은 자축의 이벤트였다. 나머지 인간들 절대다수는 그 열기에 꿈쩍도 안했고 유동층 절대다수도 그랬다. 이게 한국인들의 의식의 현단계이다. 주류반동수구언론이 거의 유일한 언론이었던 시대를 벗어나서 비주류 언론들도 생기고 인터넷도 생기고 SNS도 생기고 나꼼수까지 생겼는데도, 나꼼수 청취자가 천만을 육박한다는 얘기가 있었는데도, 여전히 믿음직스럽지 않을 지언정 그래도 최소한의 사람꼴은 갖춘 이들이, 믿음직스럽지 않을 뿐 아니라 사람같지도 않은 놈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는 무리들한테 밀리는 현실, 진짜 진보는 무대에 등장할 기회조차 없고 온건 보수주의자들이 진보라고 타칭되는 현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