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외수와 안철수의 알리바이용 립서비스


어제 이외수가 새누리당의 한기호 후보(철원, 양구)를 추천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자 한바탕 논란이 일었습니다. 깨시들은 이외수가 배신했다고 방방 뜨고, 조중동과 진중권은 진영을 떠난 이성적 판단이라고 추켜 세워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심성이 삐딱해서 그런지 그렇게 보여지지 않네요. 이외수의 한기호 지지 발언은 이외수 개인의 얄팍한 술수라는 생각이 듭니다. 새누리당 한기호를 지지함으로써 당연히 깨시들의 비난이 속출할 것을 예상하지만 이것보다 이외수 개인이 얻는 이득은 더 크기 때문입니다. 네티즌의 반발을 아랑곳 하지 않고 이성에 기반한 소신을 말하는 이미지로 진영주의에 자유로운 것을 보여줌과 동시에 보수진영의 적대감을 희석시키는 효과를 보지요. 더 나아가 앞으로의 자기 발언이 객관성과 이성을 담보한다는 신뢰성을 더해 줌으로써 그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지요. 깨시들의 일시적인 반발은 이에 비해 아무 것도 아니며, 반발한 깨시들 역시 자기의 대범함에 돌아올 것을 계산한 것이라 봅니다.

위에서 살폈듯이 이외수의 이런 발언은 아무리 계산된 행동이라도 나무랄 일은 아닙니다. 그런데 왜 제가 부정적으로 바라보느냐 하면, 선거일 2일 전에 한기호의 우세가 확연히 드러난 시점에 저런 발언을 하는 것은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선거 결과에 하등의 영향을 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단순한 립서비스로 자기의 이미지 제고로 써 먹었다는 것이죠. 선거 판세가 박빙이거나 열세이면 모를까 지금 와서 저런 소리가 무슨 소용 있을까요? 오히려 저는 이외수의 정동영 등 민통당 후보들 지지의 주변장치로 한기호를 이용했다고 봅니다. 나 이외수는 진영주의에 빠지지 않고 객관적으로 판단하여 후보들을 지지하니 내가 지지하는 후보는 훌륭한 후보이니 신뢰해도 좋다는 뜻을 전하기 위함이라고 보지요. 한기호 지지는 당락에 전혀 영향이 없지만 다른 지역의 민통당 후보 지지는 이 발언으로 영향력을 더 해 질 수 있지요. 진중권은 이런 이외수의 속 뜻을 읽고 이외수 옹호를 하는 것이고 아무 생각없는 깨시들은 배신자 운운하며 방방 뜨는 것입니다. 역시 별 생각 없는 조중동 기자들은 깨시들과 다른 이유로 이외수를 띄워주는 것이구요.


어제 안철수가 투표율 70%가 넘으면 미니스커트 입고 춤을 춰 보이겠다고 했고, 그 전에는 김근태 부인 인재근과 과천 의왕의 송호창 후보 지지 발언을 했습니다. 저는 어제 발언을 보고 안철수도 정치인이 다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현재의 판세는 민주당 과반은 물론 1당도 힘들어지는 상황이고, 선거가 끝나면 책임론이 일 것이고 박근혜에 맞설 야권 대선 후보에 누가 적합하냐로 곧바로 이어진다는 것은 누구나 예측하고 있지요. 만약 안철수가 초반부터 야권을 지지하는 발언으로 깊숙이 들어왔는데도 야권이 패배하면 안철수도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입니다. 초반에는 송호창과 인재근 지지로 살짝 발을 걸쳐 놓고 관망을 하다 막판의 판세에 따라 행동을 결정하려 한 것으로 보입니다. 야권의 패배가 예측되는 지금 상황에서는 민통당이나 야권 후보들을 본격 지지를 하여 선거결과에 책임을 져야 하는 것보다 투표율 제고라는 사실상의 야권 지지이나 그 지지의 강도가 미약한 발언을 하는게 낫다고 판단한 듯합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총선 패배에 대한 책임도 회피하고 다음의 야권 대선 후보 경쟁에서 총선에서의 역할(기여) 부재라는 비판도 면할 알리바이를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서울시장 보선 이틀 전에 박원순을 직접 찾아가 면담하고 편지를 전달하여 지지를 확실히 표현한 것과 이번 투표 참여 독려 메시지와는 그 강도가 차이가 확연히 나는 것도 이런 상황판단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서울시장 보선 일주일 전에 나경원은 1억원 피부관리설로 치명타를 입은 상태로 이틀 전에는 이미 여론조사에서 박원순의 승리로 판세가 기운 상태였습니다. 이 때 안철수는 편지 한 장으로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 얹고 생색을 낼 수 있었지요.

이 처럼 안철수는 상황 전개에 따라 처신을 달리 함으로써 개인적인 피해를 최소화하고 이익을 극대화하려 하고 있지요.  

저는 총선에서 야권 패배한다면 그 최대 수혜자는 박근혜가 아니라 안철수일 것으로 봅니다. 야권의 총선 패배는 안철수를 문재인 대타로 내세울 수밖에 없게 됩니다. 민통당이나 통진당에서 현재 문재인 대안으로 내세울 수 있는 인물을 수 개월 내 찾기는 힘듭니다. 대선에서 승산이 있을려면 반기문 정도가 되어야 하는데 반기문은 유엔 사무총장 임기중이라 현실적으로 힘들고 자연스럽게 안철수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안철수가 부산 지역의 야권 후보 지지가 없었던 것이나 부산지역 대학에서의 강연회를 취소한 것도 문재인을 견제 혹은 야권의 패배를 방관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면 제가 오버한 것일까요?


저는 이외수와 안철수의 행보가 너무 개인적 차원(이득)에서 이루어진 것 같아 부정적 시각으로 바라보았으나, 그 정치적 감각은 인정해 주고 싶습니다. 민통당의 지도부가 이외수나 안철수의 정치감각 정도만 있었더라면 이번 총선에서 이렇게까지 고전하지 않았으리라 봅니다.


PS : 제가 너무 세상사를 삐딱하게 보는 것 같네요. 이번 글은 이외수와 안철수의 행동에 즉자적으로 반응한 제 생각을 그냥 읊어 본 것입니다. 다 써 놓고 보니 너무 삐딱하다는 생각이 들어 지울까 하다가 올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