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입니다.

심판을 하려면 심판할 자격을 갖춘 자가 심판하도록 하자는 겁니다.

노무현이 실패했습니다. 그를 심판하기 위해 이명박을 내세웠던 결과는 어떻던가요?
이명박이 실패했습니다. 그를 심판하기 위해 이미 실패한 노무현의 아이들이 나서서야 되겠습니까?

실정을 하면 심판받아야 합니다. 그게 당연한 것입니다.
하지만 심판을 하려면 심판할 자격을 갖춰야합니다.

심판할 자격이 없는 자들이 심판한다면 그것은 제대로 된 심판이 아니라 실정에 대한 면죄부가 되어줄 뿐입니다.


너무 복잡한가요?

쉽게 예를 들어보죠.

노무현이 심판받은 주된 이유는 아마도 경제파탄일 겁니다. 
부동산 폭등을 비롯해 비정규직법 개악, 한미FTA 추진 등 경제파탄이 정권 교체의 가장 큰 이유였죠.

그런데 그 대안이 바로 한나라당의 이명박이었습니다.

노무현의 실정에 대한 심판을 하기 위해 IMF를 불러오고, 비정규직법 개악에 찬성하며, 한미FTA를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할 한나라당의 이명박을 불러온 것입니다.

제대로 된 심판이 되던가요?

이명박이 심판받아야 한다는 주된 이유도 아마 경제파탄일테고, 민주주의 말살 같은 게 따라올 겁니다.

그런데 그 대안이 친노라면?

비정규직법 개악을 앞장서서 추진하고, 한미FTA를 추진했으며, 부동산문제에 대한 무능력 or 부도덕성을 드러냈으며, 민간인 사찰마저 착한 사찰이라며 당당하게 주장할 수 있는 친노말입니다.
그들이 반성이라도 했다면 다행이지만 착한FTA,나쁜FTA에서 보듯 그들은 반성할 생각은 눈꼽만치도 없는 이들입니다.

그들이 이명박과 새누리당을 심판한다?
그렇게 된다면 결과적으로는 오히려 이명박과 새누리당에게 면죄부만 주어지게 될 것입니다. 
마치 이명박과 새누리당 때문에 노무현이 면죄부를 받은 것처럼 말입니다.

실정을 하면 심판받아야합니다.
하지만 심판하려면 그에 걸맞는 자격 역시 필요합니다.
실정을 심판할만한 최소한의 능력과 도덕성은 기본적으로 갖춰야하며, 거기에 더해 미래에 대한 비전도 제시한다면 좋을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미래에 대한 비젼은 커녕 최소한의 능력과 도덕성도 갖추지 못하고 있죠.

이럴 바에는 지금의 실정을 지켜보는 것이 차라리 낫습니다.

왜냐하면 심판할 자격이 없는 자로 심판하면 심판받아야할 자는 면죄부를 받게될테고, 지금 친노처럼 그 면죄부 뒤에 숨어 다시금 기어나올테니까요.

만약 지금의 친노가 집권한다?

99.9%의 확률로 "그나마 이명박이 나았다.", "새누리는 안정감이라도 있지." 라는 말 나올 겁니다.

그렇게 면죄부를 받은 새누리당은 또다시 자격이 없는 채로 친노를 심판하며 부활할테죠.


누군가를 심판하는 것은 좋습니다. 

근데 그러려면 먼저 자격을 갖춰야될 겁니다.

한미FTA를 심판하려며 착한FTA,나쁜FTA를 떠벌리는 놈은 제거하고, 통렬한 반성을 하면서 나서야죠.
민간인 사찰을 심판하려면 착한 사찰, 나쁜 사찰을 떠벌리는 놈은 제거하고, 통렬한 반성과 재발방지에 대한 의지와 능력을 갖춘 놈을 내세워야죠.
등록금 폭등이 문제라면 로스쿨과 사학법 개악을 바꿔먹고, 대학도 기업이라는 놈들은 제거해야겠죠.
재벌문제가 심각하면, "도청이 본질"같은 소리를 하던 놈들을 제거하고, 반성하는 사람들을 내세워야죠.
독재세력의 후손을 심판하려면 대연정 따위로 국민이 준 권력을 그들의 아가리로 쳐넣으려던 놈들을 제거하고 나서야죠.
친일세력의 후손을 심판하려면 우리 안의 친일세력의 후손을 제거하고 난 뒤라야겠죠.

무엇을 심판하겠다.
어떤 것 때문에 심판하겠다.

라는 문제에 관해서는 서로 생각이 다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떤 것을 심판하든, 무엇을 때문에 심판하듯 최소한 그에 모순되지 않는 최소한의 자격은 갖춰야합니다.

심판이란 것, 물론 중요한 것입니다.
하지만 심판할 자격이 없는 자들로 심판한다는 것은 심판하지 않느니만 못한 결과만 만들어낼 뿐입니다.

"심판"을 하려면 입으로 "심판"만을 외치는 것이 아니라 몸과 행동으로 심판할 자격을 먼저 갖췄으면 합니다.

심판은 목적이 아니라 도구일 뿐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