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 제대로 뒤통수를 치네요

취임사에서 자유를 35번 외쳤고, 규제도 과감하게 풀고 시장친화적으로 가겠다고 말해 놓고는 취임하자마자 바로 반시장적 정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산업부는 24, 전력시장에 긴급정산 상한가격 제도를 신설하는 내용의 전력거래가격 상한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행정 예고했습니다.

그 내용을 보면, 직전 3개월 SMP 가중평균이 과거 10년간 월별 SMP 평균의 상위 10%에 해당할 때, SMP 상한가를 10년 가중평균 SMP1.25(125%)로 한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지난 4월의 SMPh202.11원으로 1년 전보다 165% 뛰었지만 상한제가 적용되면 한전은 h130~140원에 전력을 구입할 수 있어 한전은 그만큼 전력을 싸게 살 수 있지만 발전사는 한전에 전력을 더 싸게 팔아야 하는 것입니다.

 

<"한전 손실 우리한테 떠넘기나"민간 발전사들 뿔났다>

ht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22052487881

 

물론 정부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닙니다. 현재의 LNG 가격을 감안하면 8월부터 SMP 가격이 250/kWh 이상으로 폭등할 수 있기 때문에 전력요금을 대폭 인상하지 않으면 한전의 적자는 30조 이상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SMP 가격은 LNG 발전사들이 전력거래소에 공급하는 전력단가가 결정하고, LNG 발전사의 발전원가는 LNG 가격에 좌우됩니다. 발전원가의 80~90%LNG 연료비가 차지하기 때문이죠.

SMP5~6개월 전의 LNG 시장가격이 반영되어 결정되는데, 지난 4월의 SMP202/kWh이었던 것은 202111LNG 시장가격이 NYMEX 기준, $5/MMBtu 수준이었기 때문이고, 5월 현재 SMP140/kWh인 것은 12월의 LNG 가격이 $3.5로 낮아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20221월 이후 다시 LNG 가격이 오르기 시작해 4월초에 $6을 넘어섰고, 524일 현재는 $8.84까지 급등했습니다. 현재의 LNG 가격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8월 이후부터는 SMP250/kWh 이상으로 치솟아 한전에 큰 부담을 주게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따라서 정부 입장에서는 전력요금을 대폭 인상하자니 물가 상승에 기름을 붓는 격이고, 이건 민심을 흔들 수 있다고 생각하겠죠.

하지만 시장에 반하는 SMP 상한제를 도입하는 것은 대책이 아니라고 봅니다.

 

<LNG 가격 추이>

https://finance.naver.com/marketindex/materialDetail.naver?marketindexCd=CMDT_NG#

 

이 정책으로 사실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신재생발전업자들입니다. 정부는 SMP 상한가가 LNG 발전업자들의 발전원가에 못 미치는 경우에는 그 차액만큼 LNG 발전업자들에게 보전해 준다고 했으니 LNG 발전업자들은 수익은 대폭 줄겠지만 적자는 보지 않는 반면, SMP를 수입원으로 하는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업자들은 수익도 대폭 줄 뿐아니라 가장 수익이 좋아야 하는 시기에 적자를 감내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태양광발전업자들은 2021년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LNG 가격이 안정되어 SMP70/kWh대로 적자가 심했습니다. LNG 가격이 하락해 SMP가 낮을 경우에는 적자를 보다가 LNG 가격이 올라 SMP도 오르면 이익을 내어 평균적으로는 적자를 면해 태양광발전업을 운위할 수 있게 되는데, 윤석열 정부의 SMP 상한제가 실시되면 이런 싸이클에 제동이 걸리고 태양광발전업자들은 피해만 보게 되는 것입니다.

   

SMP보다 발전원가가 높을 경우 그 차액을 보전해 준다는 것도 말이 안 됩니다. LNG 발전소마다 효율성이 다르고, 발전원가도 제각각이며, 수익성도 다를 수밖에 없는데 SMP와 발전원가와의 차이만 보전해 준다면 애써 효율성 높이고 원가절감 노력을 할 이유가 없죠. 발전원가를 낮춘 LNG 발전소(발전업자)들은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은 업체와 차이가 없어져 경쟁력을 높일 유인이 없어집니다. LNG 발전소들은 굳이 원가를 줄이려는 노력도 할 필요도 없고, 비용을 헤프게 쓰는 등의 도덕적 해이에 빠지게도 할 것입니다. 열심히 노력하나 하지 않으나 결과는 마찬가지인데 누가 노력을 하겠습니까? 그리고 노후하고 규모의 경제성이 떨어져 발전원가가 높은 LNG 발전소들을 폐기하고 새로운 발전소로 대체하는데도 지장을 줍니다.

    

LNG 발전업자나 신재생발전업자들이 얼마나 피해를 보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여 인위적으로 시장을 흔들어 놓는 것이 가져올 앞으로의 폐단이 더 우려스럽습니다.

정부가 이런 식으로 임의로 정책을 바꿔 시장에 개입할 수도 있다는 시그널을 보내면 시장은 바로 이에 반응하고 반격을 하게 됩니다. 정부의 정책 Risk를 고려하여 투자를 줄이게 되고, 도전적인 사업은 더더구나 꺼려하게 되겠지요.

이런 SMP 상한제가 시행되는데 누가 LNG 발전과 신재생에너지발전에 투자하겠습니까?

전력 수요가 늘어나고, 탄소 중립을 위해서는 현재보다 석탄발전은 줄이고 원전 뿐 아니라 LNG 발전능력과 신재생에너지발전 능력을 늘려야 합니다.

윤석열도 어제 ‘2022년 세계 가스 총회에서 원전, LNG 발전,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믹스하는 에너지 정책을 천명했는데, SMP 상한제는 윤석열의 이 발언과 대치되는 것입니다.

SMP 상한제는 LNG와 신재생에너지 발전 능력을 늘리지 못해 에너지 믹스 실현도 못하고 총발전능력도 늘리지 못해 자칫 전력수급에 차질을 빚게 할 수도 있습니다.

 

산업부의 SMP 상한제는 정부의 신뢰와 사업의 예측 가능성을 훼손해 발전사업 뿐 아니라 전 산업 부문에서도 시장의 왜곡을 가져와 사회와 경제의 효율을 떨어뜨리는 역작용을 야기할 것입니다.

윤석열 정부의 모토인 자유와 시장경제에 반하는 SMP 상한제는 철회되어야 합니다.